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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주문진 바우길 여행

by 김민식pd 2022. 3. 31.

2021년 3월 31일에 다녀온 '강릉 바우길' 여행기입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전자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창밖이 어슴프레 밝아오는 걸 보고 구글에서 일출 시간을 검색합니다. 오랜만에 숙소에서 동해 해돋이를 볼까?

'오전 6:12
2021년 3월 31일 수요일 (GMT+9)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로 일출' 

이라고 뜨네요. 빨라졌네요. 지난달 제주 모슬포에서는 6시 45분이었는데 말이죠. 해가 부지런한건가, 지구가 부지런한건가?

저멀리 빠알간 해가 빼꼼 고개를 내밉니다.

일출을 보며, 마그마의 노래 '해야'를 흥얼거립니다.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빨갛게 솟아올라라~"

추억속의 노래죠. 연세대학교 지질학과에 재학 중이던 조하문이 1980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노래인데요. '연세대 치질학과 조항문'이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는 개그가 떠올랐어요. (너무 오래된 아재 개그... ^^)

 
밤새워 조업을 한 오징어배가 주문진항으로 돌아옵니다. 오징어배에서 쏟아내는 오징어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오늘의 질문 : 왜 오징어들은 밝은 빛에 이끌려 수면 가까이 올랐다가 그물에 잡히고 마는 걸까?

내가 오징어라면, 나는 늘 어둠속에서 살아갈 겁니다. 한낮에도 바닷속은 어두운데, 칠흑 같은 밤바다는 얼마나 어두울까요? 캄캄한 밤바다를 떠다니는데 어디선가 눈부신 빛이 비친다면 나도 모르게 끌려가지 않을까요? 그 강한 자극을 과연 나라고 피할 수 있을까? 오징어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욕망을 절제하는 게 오래 사는 비결일 것 같은데요. 막상 실천은 참 어렵다는 걸, 오징어 배를 타고 오는 오징어들을 보며 느꼈어요. 화려한 불빛에 나도 모르게 끌려가기 보다, 캄캄한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다니는 오징어가 되고 싶어요.

본격적으로 걷습니다. 오전 8시 주문진 등대마을.

주문진 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명소입니다.

공원 한쪽에 나무 기둥들이 줄지어 서 있어요. 당신의 뱃살을 체크하라는 거죠.

건강체크 헬스 게이트 (health gate)라고 되어 있는데,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지옥문? (Hell's Gate) ^^

아기자기한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소돌해안일주 산책로입니다.

주문진에서 북쪽으로 1.5km에 있는 소돌해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여러 형상의 바위들을 감상할 수 있어요. 

소돌해안 산책로, 아기자기하니 좋네요.

소돌 해변을 따라 걷는 이 길은, 바우길 12구간. 사천진 해수욕장에서 주문진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입니다.

오전 8시 40분. 
주문진 해수욕장에 도착했어요.

청시행, 청춘의 시작은 여행이다.

나이 스물이 될 때까지 수험생으로 사느라 청춘을 유예한 젊은이들이 강릉에 와서 서핑을 하고, 커피를 즐겨요. 여행은 먹고 자는 모든 걸 본인이 책임지고 하는 거죠. 혼자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요?

오전 10시, 양양군에 도착했어요. 주문진항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2시간 걸렸네요. 오늘의 반환점입니다. 다시 2시간을 걸어 숙소까지 돌아갑니다.

12시, 주문진 시장에서 고기만두를 삽니다. (4000원) 포장한 만두를 숙소에 가서 먹는 게 오늘의 점심입니다. 시장에서 꽈배기 3개도 사요. (2000원) 이건 내일 아침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경비를 극단적으로 아낍니다. 저녁은 굶고 점심은 간단하게 해결해요. 카페를 들르지도 않아요.

숙소에서 연박을 하면 좋은 점. 둘째날 점심을 호텔방에서 간단히 먹고 창밖 바다전망을 즐기며 쉽니다. 책을 읽다 졸리면 드러누워 자고, 깨면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영화 보고 놀아요. 3시간을 걸은 후에는 푹 쉽니다. 빈둥대다 질리면 다시 산책을 나가죠.

오후 3시, 주문진 솔바람길 걷기 코스를 걷습니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걷기 여행 코스가 많아 좋아요.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며 다니고 싶어요.

주문진 사임당교육원 주위 솔숲길인데요. 강릉바우길과도 만납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걸으니 영진해변이 나오네요. 모래사장을 거닐다 다시 숙소로 갑니다. 저녁에는 책을 읽고 쉴 거예요.  

이날 경비는요.

편의점 6,000원

꽈배기 2,000원

숙박 35,000원

 

총 43,000원 

 

짠돌이 여행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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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

  • 섭섭이짱 2022.03.31 06:38 신고

    안녕하세요

    와우 🌅일출이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치질학과 조항문 🤣😆😅😁😄
    이런 개그 아주 좋습니다. ㅋㅋㅋ

    🦑오징어는 맛있게 먹을 생각만 했지
    이렇게 욕망에 이끌린다는고는 생각 못했네요
    욕망에 빠지기 쉬운 시대에 중심을 잡고 살아야겠어요

    주문진 바우길 랜선 여행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공시공, 인생공부의 시작은 공즐세다."
    답글

  • yoonpd 2022.03.31 08:57 신고

    정선에서 강릉가는 아리바우길도 있지요
    답글

  • 아리아리짱 2022.03.31 09:26 신고

    김민식 작가님 아리아리

    일출 이 멋집니다.
    전국을 누빌 날을 꿈꾸며 덕분에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
    답글

  • 말순이 2022.03.31 10:05

    와~~~짠돌이 여행
    꽈배기 3개 ㅋㅋㅋ 고기만두 4천원 포장 ㅋㅋㅋㅋㅋㅋ 아침부터 빵 빵 빵 터짐
    답글

  • ladysunrise 2022.03.31 11:41 신고

    작가님의 오늘의 질문( 왜 오징어들은 밝은 빛에 이끌려 수면 가까이 올랐다가 그물에 잡히고 마는 걸까?) 을 보며 요즘 제가 푹 빠져 있는 웹툰 <오징어도 사랑이 되나요>가 떠오릅니다.
    울릉도에 사는 오징어 공주 이야기인데요 주문진 오징어 왕자와의 정략 결혼이 싫어서 오징어잡이 배의 밝은 빛을 일부러 따라 잡혀서 세상밖으로 나오는 이야기에요~
    작가님도 웹툰 좋아하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도 딸이 추천해줘서 보고 있습니다 ㅎㅎ
    답글

  • 김주이 2022.03.31 15:52

    와우 정말 아름다운 붉은 하늘이네요.
    해야 떠라~ 해야 떠라~
    엄청 불렀던 노래인데 작가님 블로그에서 보니 반갑네요^^
    답글

  • Jubok 2022.03.31 22:42 신고

    해가 뜨면서 조업을 하는 광경과 바다가 살아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저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포스팅이네요. 글 너무나도 잘 봤습니다.
    답글

  • 와엠플로 2022.04.04 16:43

    이번 여행기도 잘 읽고 갑니다. 워킹맘은 그저 어디론가 떠나고싶네요, 요즘같이 간질간질 봄기운이 가득한 계절엔 더더욱요
    답글

  • freewilly 2022.04.06 12:43 신고

    하늘빛과 바다빛이 너무 예쁩니다!^^
    답글

  • 꿈트리숲 2022.04.07 14:12 신고

    글 읽기 전에 사진만 쭉 보다가
    어?! 낯이 익은 풍경인데 싶어서
    글을 봤는데, 소돌해안이네요 ㅎㅎ
    시기는 달라도 같은 곳을 여행한
    여행자를 만나면 찐 반가움이~~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