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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제주 올레 11코스 여행기

by 김민식pd 2022. 3. 24.

2021년 3월에 다녀온 제주 마라도 여행기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해돋이를 보러 나갔습니다. 사계해안의 일출~

산책을 다녀오니, 고양이들이 현관에 나와 있네요. 쉬다가게 게스트하우스에 사는 냥이들이에요.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 좋아하실듯. 사장님이 요리도 해주시는데요. 어제 저녁에 먹은 간장새우밥이 맛있어 아침에는 김치볶음밥(6,000원)을 부탁드렸어요. 젊은 사장님이 '만들기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하고요. 삼시 세끼 식사도 챙겨주시니 편하게 먹고 다닐 수 있어 좋네요.

고양이가 여럿 있는데, 작고 까만 녀석이 노는 걸 좋아해요. 공을 주면 호나우두가 드리블하듯 묘기를 펼칩니다. 덩치가 큰 고양이들은 심드렁해요. 그냥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뒹굴거리죠.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얘가 가장 어리답니다. 고양이에게도 동심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가서 머리를 긁어주니 발라당 배를 까고 뒤집습니다. 여기저기 시원하게 긁어주며 집사의 책무를 다하고 있자니 다른 고양이들도 와서 조릅니다. 긁어달라고. 근데 어르신들은 긁어주면 좋아하는데 배를 뒤집지는 않아요. 두려움없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어린 고양이나 가능한 걸까요?

배를 타고 마라도로 갑니다. 

마라도 왕복승선권 17,000원. 게스트하우스 영수증을 보여주고 10퍼센트 할인을 받은 겁니다. 쉬다가게 사장님이 알려주신 노하우~^^

 

이곳은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입니다. 모슬포항에서 배로 25분. 오전 10시 10분에 도착했어요.

배에서 내려 먼저 마라도의 지도부터 찍어둡니다. 지도를 보며 어느 방향으로 걸을지 생각합니다. 

사실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작고 아담한 섬이라 어느 방향으로 가든 한 시간이면 섬 한바퀴를 돌거든요.

대한민국 최남단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을 찍습니다.

마라도의 여행은 생각보다 심심했어요. 그냥 여기가 우리나라 가장 남쪽이구나, 그런 정도? 개인적으로는 몇년 전에 갔던 가파도가 더 좋았어요. 청보리가 푸릇푸릇 예쁜 가파도. 올레 코스도 있어 걷기에 좋아요. 가파도는 가봤기에 이번 엔 마라도를 선택했는데요. 다음엔 가파도를 또 가고 싶어요.

배가 들어오네요. 다시 제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마라도는 너무 작아 많이 걷지 못했어요. 아쉬운 마음에 운진항에 내려 올레길 11 코스를 이어 걷습니다. 

모슬포항 이름난 맛집 옥돔식당, 점심 먹으러 왔는데, 하필 휴무네요...

대정 오일시장도 쉬는 날... 어제 들렀을 때, 지숙이네 호떡에 줄이 너무 길어 내일 먹어야지 그랬는데, 바보... 생각해보니 5일 시장은 5일에 한번씩 여는 곳인데... 

어제 갔던 한라전복에 다시 가고요. 이번엔 뚝배기를 시킵니다. 제 개인 취향으로는 전복돌솥밥보다 전복뚝배기(1만원)가 더 맛있네요. 맛있게 먹느라 정신이 없어 정작 사진은 못 찍었다능. 바보... ^^ 

올레길을 걷습니다. 칠상사 옆에 유채꽃이 흐드러졌네요.  

1450 모슬봉

올레 11코스를 계속 걷는데요. 별로 재미가 없어요. 전날에 본 송악산과 비교해 너무 밋밋한 탓일까요?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그랬어요. 2011년에 올레 1코스부터 시작해서 2013년 10코스까지 걸었어요. 2016년에 11코스를 이어 걷다가 재미가 없어 중단했어요.

오늘의 질문 : 내 인생의 11코스는 어디인가?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옵니다. 슬럼프라고 불러도 좋고, 깔딱고개라 불러도 좋을... 거기서 턱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포기하는 순간. 94년 첫 직장을 다닐 때도 그랬고, 96년 통역사로 일할 때도 그렇고, 2006년 조기종영을 당했을 때도 그렇고... 아, 여기가 끝이로구나, 싶은 지점이 늘 왔어요. 그때 미련없이 포기합니다. 지금 하는 일에 흥미가 사라졌다면 다른 일을 하면 되죠. 서울로 돌아가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한강 자전거 여행을 다녔어요. 당시는 회사를 다녔고, 아이들도 어려서 며칠씩 제주로 오기 어려웠던 거죠. 무리를 해서 억지로 제주를 가느니, 서울 근교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즐겼어요. 이제 은퇴를 하니 여유가 생겨 다시 올레길 완주에 도전하고 있고요. 살다가 11코스를 만난다면, 그때는 잠시 멈춰도 괜찮아요. 먼 훗날의 나에게 양보하면 됩니다. 

1540 천주교 대정성지

보통은 50분 걷고 10분씩 휴식을 하는데 11코스는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대정성지에 와서 겨우 쉽니다. 이날 많이 힘들었어요. 보통 오전에 3시간 걷고 점심 먹고 낮잠 자고 쉬었다가 나오는데, 이날은 배를 타고 마라도를 다녀오느라 낮잠을 빼먹었어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다녀서 그런가봐요. 역시 나이 들어 여행다닐 때는 휴식이 중요합니다.

숙소인 쉬다가게로 돌아왔어요. 

저녁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끓여주신 김치찌개~ (6000원) 

숙소에서 저녁을 먹으니, 씻고 간편하게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혼자 모슬포 걷기 여행 오신다면, 쉬다가게를 추천합니당~

경비

아침 7,000원

점심 10,000원

저녁 6,000원

마라도 승선료 17,000원

버스 3,000원

숙박 25,000원

총경비 6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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