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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해파랑길 3코스 여행기

by 김민식pd 2022. 3. 17.

2022년 2월 24일의 여행기입니다.

이날은 해파랑길 3코스를 걷습니다. 먼저 부산 지하철 동해선을 타고 월내역을 찾아갑니다. 전철을 타고 가는데 창밖으로 바다가 보입니다.

아침부터 주책없이 가슴이 콩닥콩닥 설렙니다. '바다다!' 

0900 전철역에서 내려 아까 본 바다를 향해 걷습니다.

0910 임랑해수욕장.
바닷가 작고 아늑한 해변입니다. 광안리와는 사뭇 다른 풍광을 가진 곳이네요. 부산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한적한 바다가 있습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 동해선 타고 나들이 오시어요. 

해수욕장 한쪽에서 미역을 말리네요. 아, 생각해보니 여기는 기장군입니다. 기장 미역이 유명하지요.

해파랑길 3코스를 역방향으로 걷다가 부산 갈맷길 1코스 시작점을 만납니다. 해파랑길은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가는 길이고요. 갈맷길은 부산의 외곽에서 시내를 향해 걷는 코스입니다. 두 코스가 겹치는 구간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걸어서 여행하기 좋지요.

0950 칠암 붕장어 마을.
붕장어가 뭐지? 아, 아나고! 어려서 울산에서 자랄 때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아나고 회를 먹으러 온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붕장어라 부르지요. 어려서는 아나고 회만 먹어서 회는 아나고 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서울 가서 그 얘기했다가 촌놈 취급 받은 기억이... ^^ 니들이 아나고를 아냐고~ 아나고가 뭐냐고~

1010 신평소공원.
배모양 조형물이 있는 공원인데요. 

오랜 세월 파도가 깎아내어 조각한 해안절벽이 일품입니다. 

차로 지나가면 못 보는 소소한 풍경, 도보 여행자는 다 누릴 수 있어요. 속도를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것. 퇴사 후의 시간도 그래요. 욕심을 포기하면 누릴 수 있는 것들...

1040 해이든 카페.
멋진 공간이 보여 쉬었다 가려고 보니... 11시 오픈이라 아직 문을 안 열었네요.

아쉬운 마음에 사진 몇장 찍고 걸음을 옮깁니다. 다음에 와야겠어요. 어차피 해파랑길은 또 올 것 같으니까...

1100 디원 카페. 지나가다 예쁜 카페가 보여 들릅니다. 
커피는 6000원, 브런치는 13000원. 

그럼 브런치를 먹습니다. 커피는 안 마셔도 되지만, 끼니를 거를 수는 없으니까요. 예쁘게 플레이팅한 브런치도 맛있고.

전망도 너무 예쁘네요. 

오늘의 질문 : 내 삶을 바꾸는 건 누구인가?

브런치라니? 짠돌이 답지 않게 왠 사치죠? 예전에는 걷기 여행을 하면서도 김밥집만 찾아다녔어요. 요즘은
만원이 넘어가는 메뉴도 겁없이 시킵니다. 평생 짠돌이로 산 민식이가 은퇴자로 사는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넙죽 받아먹어요. 

'고마워 민식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과거의 나도 은인이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제게는 은인입니다. 예전에는 카페를 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얼마 전 제주도 전망 카페 사진을 올렸을 때, 예쁘다고 댓글에 반응이 올라왔어요. 이제는 길을 걷다 카페를 보면 블로그 독자들이 떠오릅니다. 블로그 취재 삼아 한번 들러볼까? 여기까지 왔으니, '내돈내산' 찐후기를 올립니다. 근데요, 이렇게 예쁜 카페 찾아다니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네요. 고맙습니다. 독자 여러분 덕분에 저의 취향이 넓고 또 깊어짐을 느낍니다. 여러분이 저의 은인이십니다. 짠돌이를 구원하신 거죠. ^^

거친 돌길도 부지런히 걷습니다. 30년후의 민식이 지금의 내게 고마워할 날도 올 겁니다. '너 덕분에 종아리 근육이 아직 쓸만해, 고마워!'

작은 포구를 지나...

1230 일광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근처에 동해선 일광역이 있어, 오늘 도보 여행의 종점입니다. 원래 해파랑길 3코스는 대변항까지 가는데요. 총 소요시간이 7시간 정도 걸립니다. 저는 오전에 3시간 걷는 게 딱 좋아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 낮잠을 자고 쉬었다가 저녁에는 해지는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가려고요. 

일광역으로 가는 길에 팥당 카페가 있네요. 
팥빙수 4000원. 달고 시원하고 양도 푸짐합니다. 그릇의 크기를 보시라고 안경을 옆에 두고 찍었어요. 부산에 오면 1일 1빙수!

동생과 함께 해질 무렵 동백섬을 걷습니다. 

남매라 닮았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데, 동생은 싫어합니다. ^^

해운대 놀러오셨다면 동백섬 산책로는 꼭 한번 걸어보세요. 아기자기한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어요.

해운대 미포에는 횟집이 많은데요. 우리 가족의 단골집은 미포 끝집니다. 

해운대 낙조를 보며 회를 먹어요.

해산물도 푸짐하게 나오고요.

회도 푸짐하고 맛있어요. 둘이서 7만원~ 오늘은 내가 한턱쏘는 날이니까... ^^ 

저녁 먹고 벡스코 전시장으로 갑니다. 그날 드론쇼가 있다는 뉴스를 보고 달려갔어요. 

수백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날며 그림을 그립니다.  

예전에는 불꽃놀이를 참 좋아했는데, 요즘은 드론쇼도 재밌어요. 공짜라서 더 좋아요. 밤하늘이 무대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 ^^

해운대의 밤은 또 이렇게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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