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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의 경제 공부

돈의 가치는 왜 떨어질까?

by 김민식pd 2022. 2. 21.

요즘 돈에 대한 공부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짠돌이로서 저는 항상 ‘아끼는 것이 답이다’라고 생각했는데요. 저축만이 답은 아닌 것 같아요.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가 터지자 전세계적으로 양적 완화 정책이 추진되었어요. 돈이 풀리면서 물가가 오르고요. 부동산과 우량주를 사들인 사람과 은행에 저축만 한 사람의 부는 격차가 벌어졌어요. 돈이란  교환가치죠. 돈으로 무언가를 교환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그러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의 질문 : 돈의 가치는 왜 계속 떨어질까? 

이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책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르만 공저/강영옥 역>

돈의 역사는 곧 인플레이션의 역사입니다. 역사상 처음 등장한 건 금화나 은화같은 금속화폐입니다. 금화는 화폐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요. 액면에 표시된 만큼의 금이 들어가니 가치를 조작하기 힘듭니다. 대신 무겁고 운반이 불편하지요. 지폐가 등장합니다. 가볍고 보관이 편리하지만 가치를 조작하기 쉬워요. 지폐에 동그라미 하나 더 그리면 열 배의 가치를 지닌 돈이 나옵니다. 지배계급에게 유혹이 생깁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독재자는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화폐 발행량을 늘렸어요. 월급 100만원을 받던 사람에게 어느 날부터 1000만원씩 나눠준 거죠. 부자가 된 기분도 잠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극심한 인플레가 찾아오면서 경제는 혼란에 빠지고, 모두가 가난해집니다.

(100조 달러라고 표기된 짐바브웨 화폐)

"100만 달러를 줄게!"라고 하고는 짐바브웨 달러를 주는 장난도 있었죠. 짐바브웨 화폐로 100만 달러는 우리돈 10원 정도라고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폐가 발명된 이래 이런 일은 끊임없이 반복되어왔어요. 위기가 닥칠 때,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통화량 증가 정책입니다. 양적 완화라는 카드를 꺼내드는 순간,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고개를 들어요. 즉, 정치가들에게 화폐 발행을 맡겨두는 한, 돈의 가치는 꾸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손해를 보는 건 누구일까요? 불행하게도, 적게 가진 이가 더 큰 손해를 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집도, 금도, 유가물도 없다. 지갑 속에 현금이 조금 들어 있을 뿐이다. 인플레이션은 바로 이 현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세금에도 영향을 준다. 가난한 사람들은 수입과 자산의 대부분을 현금 형태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금도 대개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 메커니즘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IMF 사태도 그렇고요. 미국의 금융 위기도 그렇고요.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 서민이 더 큰 피해를 봅니다. 위기가 한번 지나가면 항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죠. 저소득계층의 지갑은 현금 비중이 높고, 물가가 상승하면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저금리 시대라 예금을 해도 실질 수익은 마이너스에 가까워요.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주식 투자를 해야 할까요? 저는 매일 오르내리는 시황판을 들여다보며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요. 그렇다고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부동산에 들어가야 할까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알아야 경제에 대한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융 위기는 구조적 위기로 인해 생기는 문제다. 구조적 문제는 금융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인간의 탐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수많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법을 내놓았지만 정답은 없었고 지금도 정답을 찾는 과정 중에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의 통찰력은 이 지점에서 돋보인다.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하고, 오늘날의 현실이 왜 발생했는지 들여다보며, 그에 걸맞은 해결책까지도 찾게 한다.’

재테크란 뒤로 밀려가는 트레드밀 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손에 쥔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져 뒤처지니, 어떻게든 돈을 불리기 위해 달리는 거죠. 꾸준히 돈을 벌고, 종자돈을 모으고, 상환가능한 범위 내에서 빚을 내어 조금씩 자산을 늘려간다, 그나마 이게 현실적인 답인 것 같아요.

돈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고민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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