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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속초 사잇길 여행

by 김민식pd 2022. 1. 18.

명예퇴직을 선택하고, 저는 정처없이 방랑을 떠났습니다. 저는 바닷가 산책을 좋아해요. 2021년 1월 첫째주에 제주도, 둘째주에는 동해로 향했어요.

2021년 1월 12일의 속초 여행기입니다.

집에서 6시 반에 출발하니, 오전 7시에 반포 고속터미널에 도착하고요. 7시 30분 우등고속을 타니 9시 50분에 도착합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속초 해수욕장입니다. 오전 10시 정각에 속초 해변에 도착했어요. 황홀합니다. 이렇게 금세 동해 바다를 영접할 수 있다니.

저는 철지난 겨울 해수욕장을 좋아합니다. 여름철 해수욕장은 사람이 붐비죠. 한창 잘 나가는 연예인 같습니다. 겨울 바다는 달라요.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바다는 똑같은 바다인데,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요. 노후에 저는 겨울 바다를 벗삼아 살고 싶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책을 읽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사람.

해변을 따라 걸어 오전 11시 영금정에 도착했습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할 때, 그냥 지나쳤던 곳이에요. 여행할 때, 한번에 다 보려고 하지는 않아요. 언제나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라틴어, 'dum spiro, spero' '숨 쉬는 한 희망이 있다'. 중요한 건 동기부여에요. 이걸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마음. 

바닷가를 따라 정처 없이 걷습니다. 

'속초 사잇길' 제2길 장사영랑해변길이랍니다. 장사항 - 사진교 - 영랑해변 - 속초 등대 전망대 - 영금정을 지나는 코스네요. 전국 어디나 걷기 여행 코스가 있어요. 노후에 갈 곳이 많아 살맛납니다. 걷다 보니 슬슬 배가 고픈데요.

등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봉포머구리집이 뙇! 예전에 속초 가족 여행 왔다가 들렀던 곳이에요. 시계를 확인해보니 오전 11시 30분. 시간이 살짝 이르네요. 얼른 들어갑니다. 유명 맛집에 혼자 갈 때는 붐비기 전이 딱 좋죠. 

마침 창가에 자리가 있네요. 배낭을 맞은편에 앉히고 물회를 주문합니다.


물회 한그릇에 16000원인데요. 새콤한 양념국물을 얼렸다가 갈아서 나옵니다. 겨울에 얼음빙수 같은 물회라니 이것도 별미네요.

이제 걸어서 영랑호로 향합니다. 속초 사잇길 1코스 영랑호반길을 따라 걷습니다.

1250 영랑정에 도착했어요. 속초 가족 여행을 왔을 때, 영랑호반을 걷고 싶었는데요. 아이들은 진득하니 한 시간씩 걷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바닷가 해수욕장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 그때 다짐했어요. 언젠가 아이들이 다 자라고 은퇴하면 혼자 걸어야지.

속초, 가족 여행을 와도 좋구요. 혼자 걷기 여행을 와도 좋은 곳이네요. 영랑 호수 공원 산책, 고즈넉하고 좋았어요. 

1330 아침에 고속버스로 내려오는 길에 속초 맛집을 검색하다 찾은 곳, '봉브레드'입니다. 혼자 걷기 여행 다닐 때, 빵집이 편합니다. 이곳 마늘 바게트가 별미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찾아왔어요. 다음날 설악산에 오르는데요. 산행식으로 좋을 것 같아 2개를 샀어요. 빵집 안은 손님들로 붐벼서 사진을 못찍었어요.   

터미널에서 내려 줄곧 걸어서 다녔고요. 빵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대포항으로 이동해 이제는 동해 바다를 따라 걷습니다. 바닷가 한적한 정자를 만나면 달달한 마늘 바게트를 먹으며 쉬었다 갑니다. 

오늘의 질문 : 여행 다닐 때 사진은 무엇으로 찍나요.

이날 제가 찍은 사진은 다 갤럭시 폰카입니다.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가 한 대씩 있지만, 걷기 여행할 때는 그냥 스마트폰 폰카가 편해요. 일단 배낭의 무게를 줄여주고요. 언제든 호주머니에게 가볍게 꺼내어 찰칵 찍을 수 있지요. 저는 사진을 찍을 때, 액자 속 액자 구도를 좋아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정자 안에서 찍을 때는 정자의 지붕과 기둥을 프레임 삼아 풍경을 찍습니다. 그럼 입체감이 살아나거든요. 바닷가 정자는 입장료 무료에요. 여기 오래 앉아 있는다고 누가 눈치 주는 사람도 없고요. 한적한 바닷가 정자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언젠가 온라인 사진전을 하고 싶네요. ^^

숙소로 가는 길, 설악 해맞이 공원을 지납니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것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과메기가 있어 냉큼 사들고 옵니다. 편의점에서 지역 특산품을 팔기도 하는군요. 신기하네요. 바닷가에 오면 자꾸 해산물이 땡깁니다. 

오늘의 숙소, 속초 포트뷰 호텔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가 설악 해맞이 공원에 서고요. 그 근처에 위치한 숙소라 예약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설악산 겨울 산행이거든요. 

바다 전망 객실인데요. 1박 숙박비가 38,000원. 깔끔하니 좋네요. 숙박앱을 검색할 때, 사진을 꼼꼼히 살피고요. 저렇게 창가에 탁자와 의자가 있는 방을 찾습니다. 코로나 시절, 혼자 여행을 다닐 때는 호텔방에 틀어박혀 창밖 풍경을 보며 책을 읽는 게 좋더라고요. 

1일 경비

점심 물회 16,000원

간식 바게트빵(2개) 11,000원

저녁 과메기 11,000원

우등버스 (반포-속초) 18,000원

숙박 38,000원

총경비 94,000원.

설악산 겨울 산행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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