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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새해에는 소소한 행복과 함께 하시길

by 김민식pd 2022. 1. 3.

새해가 되면 우리는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그런데, 행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할까요? 더 많은 휴가를 내야 할까요?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할까요? 행복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서울대 최인철 교수님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더 깊이,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행복이다.”

<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에서 저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행복론을 설파합니다.  책의 1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행복의 3가지 변화가 나오고, 2부에는 행복에 관한 짧은 글들이 이어집니다. 2부의 글은 때론 짤막한 농담같아 읽다가 킥킥 웃기도 하지만, 그러다 문득 멍하니 창밖을 보게 됩니다. 네, 행복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깨달음이 녹아있는 글들이거든요.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접속은 하루 세 번이면 충분하다. 문자나 카톡,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기는 사람은 극소수다.
   
  알 권리와 알 가치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무식함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을 너무 많이 아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제가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알겠어요? 하하!’ 이 말을 자주 써야 한다. 소문에 느리고 스캔들에 더딘 삶이 좋은 삶이다.
   
  이제 세상에 대해 위대한 저항을 시작해야 한다. 모두가 실시간성에 집착할 때, 한 박자 늦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접속하느라 분주한 것 같지만 실은 게으른 것이요,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것 같지만 실은 단 한 발짝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나태다. 바쁨을 위한 바쁨일 뿐이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이다. 행복 천재들의 또 하나의 비밀 병기다.'

 

 

갤럽은 각국 사람들의 행복을 측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답니다.

'어제 하루, 당신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습니까?

어제 하루, 당신은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까?

어제 하루, 당신은 당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했습니까?

어제 하루, 당신은 믿을 만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어제 하루, 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까?

이 질문들을 던진 이유는 여기에 대한 답이 우리의 행복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때, 무언가를 배워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충만할 때,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고 일을 잘해낼 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믿을 사람이 있다고 안심할 때, 그리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을 때 행복을 경험한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

이 다섯 가지 질문들에 ‘예’로 답한 사람들의 비율을 토대로 각국의 순위를 정한 결과, 매우 충격적이게도 우리나라는 89개국 중 83위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가 주로 던지는 질문들은 경제적 부와 사회적 지위에 관한 것들이다. 돈을 잘 버는지는 묻지만 자율적으로 살고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대기업에 다니는지는 묻지만 존중받고 사는지는 묻지 않는다. 아파트 평수는 묻지만 외롭지 않은지는 묻지 않는다. 내면에 대한 질문이 실종된 사회다.'

책을 읽을 때 저는 행복합니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잖아요? 책을 읽는 건, 나 자신을 존중하는 행위입니다. 책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 독서입니다. 한때는 로맨틱 코미디 연출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 그래서 피디를 그만두고 은퇴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책 한 권을 읽으며, 저는 유능감을 맛봅니다. 독서의 기쁨은 자기주도성에서 나옵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일이 제게는 무한한 기쁨입니다. 그래서 저는 누군가 선물한 책보다, 제가 직접 고른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책을 읽는 건 저자를 향한 존중입니다. 책을 쓴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지지는 누군가 그 책을 읽는 행위가 될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제게는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시는 고마운 은인들입니다. 여러분은 정말 복받으실거야요. ^^

 

1월 2일 아침에 눈을 뜨자, 밤새 눈이 왔더군요. 바로 등산화와 등산스틱, 아이젠을 배낭에 챙겨 나섭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면, 청계산으로 가려고 했는데요.

눈이 많이 오진 않아, 집 근처 매봉산으로 가벼운 산책을 갑니다. 늘 오는 곳이지만 눈 온 다음날에는 색다른 풍광이 반겨주거든요.

토끼가 눈을 헤치며 아침거리를 찾고 있군요. 살면서 저는 질문을 찾고 싶어요. 2022년 한 해 동안 블로그에서 매일 하나씩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편의 글이 탄생하기를 소망합니다.

위에 나오는 행복의 기준,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답을 하시겠습니까?

더 많은 질문에 더 자주 예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것이 올 한 해 우리가 누려야할 아주 보통의 행복일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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