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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길걸?

by 김민식pd 2020. 10. 19.

저는 글쓰기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살면서 여러가지 일을 해봤지만 이보다 재미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영업사원으로 일할 땐, 회사의 제품을 소개했죠. 통역사로 일할 땐 연사의 말을 옮겼고요. 감독으로 일할 땐 드라마 주인공을 빛나게 했어요. 글을 쓰면요. 나 자신을 소개하고요. 내 이야기를 내가 직접하고요. 내가 바로 주인공이 됩니다. 이 좋은 일을 안 할 수가 없지요. 어떻게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제게, 강원국 백승권 글쓰기의 두 스승님께서 복음을 내려주셨습니다. 할렐루야!  

<글쓰기 바이블> (강원국, 백승권, 박사 지음 / CCC)

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두 분이 나눈 대담을 정리한 책이에요. 전대미문의 빅 타이틀 매치죠.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vs. 실용 글쓰기 최고 강사 백승권

흔히들 글을 쓰라고 하면, 어려워하는 이유가, 잘 쓰는 사람을 보고 주눅이 들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나따위가 뭐라고 감히 글을 써? 자존심과 자존감에 대해 강원국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강원국 : 보통 내 글에 대해 남이 안 좋게 평가하면 되게 자존심 상해요. 감정이 개입되는 거죠. 그런데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고, 나 스스로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비교하는 것은 자존감의 문제거든요. 남과 비교해서 자존심 상하지 말고 나 자신을 높여서 내 자존감을 높여라. 내 실력을 높이면 내 욕심에 부합하는 것이고 그런 욕심은 많이 부려도 상관없다는 거죠.'

(30쪽)

글쓰기도 그렇고, 악기 연주도 그렇고, 외국어도 그렇고, 안 하면 안 늘어요. 초라한 초보 시절의 모습이 부끄러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인생에서 이룰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10년 전, 블로그에 올린 제 글을 보면 지금도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그때는 어차피 아무도 안 읽었거든요. ^^ 이 부끄러움은 성장의 증거입니다. (라고 우깁니다.) ^^

강원국 선생님은 회장님이나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신 분이에요. 평생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적은 거죠. 퇴직 후,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 평생 글을 만지며 살았으니 편집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출판사에 입사합니다. 갔더니 사장님이 편집자들에게 페이스북을 하라고 시키는 겁니다. '신문에 서평이 나는 것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편집한 책을 홍보하는 게 효과가 좋다.' '돈도 안 든다.' '의무다.' '편집자들은 해야 한다.' 그래서 페북을 시작했고요.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강원국 : 처음에는 지하철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썼는데 거의 반응이 없었어요. '아, 이게 재미없나 보다.' 그래서 아내에게 혼나는 이야기를 시작했죠. 그랬더니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어요. 남 안되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렇게 저와 페이스북으로 인연을 맺은 분들이 제가 <대통령의 글쓰기>를 냈을 때 최초의 독자가 돼 주셨고요. 책 홍보까지 해주셨어요.'

(243쪽)  

저 역시 SNS 활동을 통해 글쓰기의 활력을 얻었어요. 블로그만 할 때는 누가 와서 내 글을 읽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지인이 '좋아요'를 누르기도 하고 저자가 와서 친구 신청도 하고 그러더군요.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니까, 글을 쓸 때에는 그분들 얼굴을 떠올려요. 새벽에 자다가도, '아, 오늘도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어서 글 올려야지.'하며 벌떡 일어나거든요. (실은 아무도 안 기다리지만... 때로는 행복한 착각도 있으니까요. ^^)

'100세 시대, 퇴직 후 무엇을 할까?' 백승권 선생님은 자선전을 써보라고 권하십니다. 

'백승권 : <손바닥 자서전 특강>이 나온 이후에 강의하러 가보면 평소 다른 강의보다 두 배는 더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100명 이상 오시는데,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분들이죠. 어쨌든 우리가 은퇴하고 난 뒤에도 꽤 오랫동안 살아야 하잖아요. (...)

이런 시대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자서전 쓰기예요. 자기의 삶을 한 땀 한 땀 글로 기록한다고 하는 것은... 돈도 별로 들지 않고요. 또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리고 결과물은 글 쓴 자신을 이 세상에 의미 있게 기억하게 하잖아요. 그래서 사실 일석삼조, 일석사조의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309쪽) 

책의 마지막 3부에는 다양한 사례별로 글쓰는 요령이 소개됩니다. 

자기소개서 : 면접을 부르는 자소서

이메일 : 왜 내 이메일은 휴지통에 버려질까

사과문 : 실수를 기회로 바꾸는 경위서

SNS : 관종인가, 인싸인가

자서전 : 누구나 자서전을 쓸 수 있을까

저는 독자들이 책의 목차대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자소서를 잘 쓴 덕에 취업을 하고. 이메일로 고객들과 소통을 하고, SNS로 홍보도 하고 인맥도 넓히다, 노후에는 자서전을 쓰는 삶.

이 책을 통해, 글쓰기로 인생을 즐기고, 언젠가 인생을 글로 남기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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