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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해운대 - 울산 자전거 여행

by 김민식pd 2021. 12. 22.


2020년 9월 28일자 자전거 여행기입니다.

전날 저녁 8시반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떠보니 5시반이네요. 9시간 동안 숙면을 취했어요. 전날의 100킬로 라이딩이 힘들었나봐요. 저는 해외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코로나로 갈 수 없는 2020년, 동해안 자전거 여행으로 아쉬움을 달랬어요. 



해운대에 왔으니 복국을 먹습니다. 금수복국은 1970년에 문을 연 식당인데요. 1993년 부산지점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서울에서 상사가 내려오면 밤늦게 대리점 사장님들 접대를 하고 아침에는 금수복국을 먹었어요. 그만큼 오래된 가게입니다.



아침 6시, 금수복국으로 향합니다. 24시간 영업하는 곳이라, 새벽에 가도 좋아요. 이렇게 텅빈 금수복국은 처음이네요. 늘 사람이 붐비거든요. 뜨거운 국물 한숟갈 뜨니, "아따, 시원하다!" 감탄이 절로 납니다. 

아침 은복국 11000원



뜨끈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자전거를 탑니다. 오전 7시에 달맞이 고개를 올라요. 국토종주 해운대 구간 표지판이 반겨주네요.


달맞이고개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20년 된 낡은 자전거와 쉰 살 넘은 늙은 라이더의 동행...


달맞이길은 보도 가운데 나무가 많아 자전거 타기엔 좋지 않아요. 그렇다고 차도로 달리자니 폭이 좁은 왕복 2차선이고요. 경사가 심한 길이라 초보라면 조심해서 지나야할 구간입니다.

힘든 달맞이고개를 넘어가면 송정 해수욕장이 나타납니다. 오전 7시 40분 도착.

일요일 이른 아침에 해수욕장 바다를 찾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서퍼들입니다. 세상에, 새벽 댓바람부터 서핑이네요. 카이트서핑으로 유명한 잔지바르 파제 해변에서 며칠 묵은 적이 있는데요. 아프리카의 서핑 명소를 찾는 유럽 여행자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 해변은 오전에는 한가해요. 

https://free2world.tistory.com/1328

 

잔지바르 파제의 카이트 서핑

탄자니아 13일차 여행기 오늘은 잔지바르에서 가장 번잡한 스톤타운을 벗어나 반대편 동쪽 해안에 있는 파제를 찾아갑니다. 이 섬에서 가장 조용한 동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스톤타운의 경우,

free2world.tistory.com

유럽 서퍼들은 밤새 파티하고 아침에 늦잠을 자고, 오후에 나옵니다. 아침 7시 40분에 송정 바다에서 서퍼들을 보며 느꼈어요. 한국은 서퍼도 부지런하구나... ^^

송정을 떠나 울산을 향해 페달을 젓습니다. 배들이 줄지어 정박한 이곳은...


대변항... 이름이 좀 거시기하네요. 항구마다 이름을 딴 횟집도 있는데, 그럼 여기엔 대변횟집도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이 몹쓸 개그본능...)

네이버 지도를 보니, 울산으로 가려면 대로를 타라고 일러주는데요. 저는 갈맷길 표지를 따라 달립니다. 부산 울산 간 도로는 화물차가 많이 달리는 구간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곧고 길게 쭉쭉 뻗은 도로는 트럭에게 양보하고, 저는 항구를 잇는 사잇길로 자전거를 달립니다.

바다가 보이는 정자가 있으면 꼭 쉬어갑니다. 

가난한 자전거 여행자라 비싼 오션뷰 카페는 패스합니다. 따스한 커피를 마시며 쉬면 다리 근육이 풀려버립니다. 하루에 100킬로 가까이 라이딩을 할 때는 50분간 달리고 10분 정도 쉬는 게 좋습니다. 이때 휴식이 길어지면 다시 출발하기 힘들어요.

1150 해파랑길 간절곶에 도착해 점심으로 돼지국밥 한그릇 먹습니다. 7000원

간절곶입니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 라고 바위에 적혀 있어요.

간절곶에 해가 떠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은 없어요. ^^

1250 진하해수욕장을 지나가요. 울산 살던 어린 시절에 회 먹으러 자주 왔던 곳이죠. 아버지가 모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찾아온 바닷가를, 40년이 지나 자전거를 타고 찾아왔습니다. 



여천천 울산도서관 옆을 지나는 시간이 1450.

1600 숙소에 도착합니다.

샤워하고 간단한 빨래를 한 후, 잠시 쉬었다가 바닷가 산책 나갑니다.



1700 일산해수욕장을 걷습니다.


1730 대왕암을 오릅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둔 꽃길이 지친 라이더를 반깁니다.

꽃무릇, 참 예쁘네요. 

대왕암을 찾아가는 길에

고양이를 만납니다.

아우, 늠름한 자태!



지나가던 젊은 커플이 하늘을 보며 탄성을 지릅니다.

"하늘 봐! 멋지다!" "와, 젤다의 전설 같다!"
젊은 세대는 이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게임 속 그래픽과 비교를 하는군요. 신선한 비유였어요.

대왕암, 문무왕의 왕비(자의왕후)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겠다하여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곳이에요. 경주에 있는 문무대왕릉하고는 다른 곳이에요.

울산 대왕암공원. 해파랑길 여행하신다면 꼭 한번 들러볼만한 곳입니다.



이날은 울산 일산해수욕장에 있는 비즈 모텔에서 묵습니다. 숙박비는 30000원.

일일 총경비 61000원

해운대에서 간절곶을 지나 일산해수욕장까지 총 90킬로 거리를 7시간 반 동안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대왕암공원 산책에는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요. 2020 자전거 전국일주,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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