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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책쓰기는 애쓰기다

by 김민식pd 2020. 9. 21.

매년 한 권씩 책을 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원고가 막힐 때, 저는 책쓰기에 대한 책을 읽습니다. 다시 책에서 답을 찾습니다.

<책쓰기는 애쓰기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내려는 안간힘이 힘든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 다르게 살아내려는 애쓰기가 책 쓰기의 재료가 되는 ‘살기’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다른 작가의 책과 접속하며, ‘읽기’를 ‘살기’와 병행해야 한다. ‘읽기’가 ‘살기’와 맞물려 돌아갈 때, 글짓기가 집짓기처럼 내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는다. ‘쓰기’는 이렇게 ‘살기’와 ‘읽기’, 그리고 ‘짓기’가 몸부림치면서 남기는 얼룩과 무늬의 합작품이다. ‘쓰기=살기+읽기+짓기’라는 4기技가 어제와 다른 삶을 살게 만든다.

쓰면 쓰임도 달라지고 쓴 대로 내 삶이 펼쳐진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도 말하지 않았던가. 쓰기 행위는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이라고. 사랑하는 내 삶을 불멸의 작품으로 남기는 유일한 길은 꾸역꾸역 쓰는 것이다. 쓸데없는 삶은 없다. 지금이 바로 당신의 삶을 쓸 때다.'

(17쪽)

만나는 사람마다 책을 쓰라고 권합니다. 제 인생을 가장 크게 바꾼 게 책쓰기거든요. 책을 쓰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열패감과 자기모멸감에 빠져 살고 있었을 거예요. 살기 위해, 내 삶에 의미를 찾기 위해 죽어라 애를 썼어요. 

책에는 하루 10분으로 행복해지는 전략이 나오는데요. 그중 몇 개를 소개합니다.

하루 10분,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라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읽으며 차이를 만들어라
하루 10분, 어제를 반성하면 놀라운 반전이 시작된다

10분 먼저 출근하면 1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다
10분 먼저 준비하는 사람과 10분 늦게 도착하는 사람 사이에는 20분이라는 물리적 차이만 있는 게 아니다. 10분 먼저 도착한 사람의 생각은 10년을 내다보며 상상하지만 10분 늦게 도착해서 눈치를 보는 사람은 남의 뒤를 허겁지겁 따라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10분의 차이는 사고의 차이이며, 상상력의 차이를 낳는다.

빠른fast 사람보다 이른early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 빨리 가려는 사람은 경쟁 상대가 언제나 밖에 있지만 이른 사람은 경쟁 상대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빠른 사람은 속도를 최우선의 미덕으로 삼지만 이른 사람은 남보다 앞선 사유, 밀도 높은 생각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다.

(28쪽)

약속에 20분 먼저 가는 게 습관입니다. 20분 먼저 도착하면, 카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쉴 수도 있고, 책을 꺼내어 자투리 독서를 즐길 수도 있어요. 책이 재미있다면, 10분 정도 늦는다는 상대의 연락에 오히려 감사하지요. 독서를 즐길 시간이 늘어나니까요. 나는 10분 먼저 도착하고, 상대가 10분 늦는다면, 그 만남의 주도권은 이제 제게 주어집니다. 약속에 늦은 사람은 미안해서 위축되거든요. 삶의 주도권을 쥐는 방법, 약속에 일찍 가는 겁니다. 촬영도, 약속도, 출근도, 모든 일이 다 그래요. 늦으면 주눅이 들어요. 늦는 사람은 항상 늦어요. 바빠서 늦는 것이라 이해하려 해도 매번 늦을 때는 생각이 바뀌지요. 저 사람은, 자신의 일상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구나, 혹은 저 사람에게 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구나.

유영만 교수님은 90여 권의 책을 냈어요. 이렇게 많은 책을 번역하고 저술하는 이유가 뭘까요? 책의 효용을 알기 때문이죠. 책 덕분에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 겁니다. 

'공고 졸업 후 나는 평택화력발전소로 발령을 받아 일찍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마주한 발전소 환경과 근무 형태로 인해 초반에는 긴장도 되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적인 책과의 만남이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길을》이라는 수기집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공고생의 수기를 발견하는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대학에 가서 고시 공부를 하겠다는 불온한 꿈의 씨앗이 내 몸 속으로 날아든 중대한 사건이었다. 책과의 우발적 구조 접속이 나의 뇌리 구조를 바꿔버렸다.'

(133쪽)

캬아아, 사법고시 합격수기에 나오는 공고생의 글을 읽고 인생이 바뀌다니, 정말 드라마틱하군요. 책은 사람의 삶을 바꾸는 힘이 있고요. 삶이 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일단 책부터 읽어야해요. 제가 그래요. 삶에서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책을 읽습니다. 

유영만 교수님을 모시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 - 꼬꼬독>에서 저자 인터뷰를 나눠봤어요.

책쓰기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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