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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쉽게 글을 쓰는 방법

by 김민식pd 2020. 8. 6.

글쓰기는 참 어려워요. 남기 때문이지요. 말 실수는 그냥 지나가요. 모르는 사람 앞에서 말할 때는 조심하니까 실수도 적어요. 그런데 내가 쓴 글은 모르는 사람도 읽게 됩니다. SNS 시대는 특히 더 그래요.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자주 써봐야 하고요. 일단 글 잘 쓰는 사람이 쓴 책부터 읽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글쓰기 분야 최고수는 역시 강원국 선생님입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3부작을 내신 선생님이 신간을 냈어요.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 위즈덤하우스)

"우린 회장님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고, 강원국도 아닌데.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하고 물었더니, "그럴 땐 말하듯이 쓰면 된다."하고 답을 일러주십니다. 맞아요. 저 역시 이것이 글쓰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말하듯이 중언부언 길게 늘어놓고, 꾸준히 다듬으면서 글을 만듭니다. 블로그 초고를 쓸 때는 그냥 머리에 생각나는 대로 다 적습니다. 그런 후, 덜어내고 다듬고 고칩니다.

'잘 쓰려면 잘 말해야 한다. 말을 잘하려면 잘 써야 한다. 말과 글은 서로를 견인하고 보완한다. 어느 쪽만 잘하려 하면 어느 쪽도 잘할 수 없다. 쓴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을 써야 한다. 말하듯 쓰고 쓰듯 말해보라. 말 같은 글, 글 같은 말이 좋은 말과 글이다. 나는 말하듯이 생각하고 말로 쓴다. (...)

첫째, 평소 말하는 만큼 자주 쓴다. 둘째, 말 같은 구어체로 자연스럽게 쓴다. 셋째, 먼저 말해보고 쓴다는 의미다.'

(6쪽)

96년 통역대학원 다닐 때 한 알바 중에는 시간당 5만원하는 꿀알바도 있었어요. 영어 원서를 소리내어 읽고 한글을 타이핑하는 일이었어요. 통역대학원 교수님 중 책을 번역할 때, 동시통역하듯 하는 분이 있었어요. 책에서 문장을 제가 소리내어 읽어드려요. 눈을 감고 듣고 있던 선생님이 우리말로 바꿔 통역을 하시지요. 옆에 앉아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타이핑했어요. 문장을 눈으로 보고 번역하면, 원문에 얽매여 영어식 문장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소리내어 말로 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우리말이 만들어집니다. 그 작업을 하면서 좋은 말은 곧 좋은 글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통번역 일을 하며, 만나는 사람은 다 말을 잘 하거나(포럼의 연사), 글을 잘 쓰는 사람(저자)이었어요. 20대에 결심했어요. 언젠가는 나도 내 글을 쓰고, 내 말을 하는 사람이 되자고.

'회사 다닐 적 엄한 상사가 있었다. 그가 내게 이렇게 주문했다. "당신은 내 문제점만 지적해줘. 잘한다는 얘기는 할 필요 없어.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은 차고 넘쳐. 당신은 야당 역할만 해줘. 알겠지?" 나는 이 역할에 충실했다. 말을 잘 듣는 사람이니까 기탄없이 지적했다. 은근히 재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내게 말했다. "왠지 자네만 만나면 기분이 나빠. 사기가 떨어져. 자네가 그렇게 잘났어?"

(48쪽)

책을 읽다가 몇번이고 폭소를 터뜨렸어요. 아, 강원국 선생님은 왜 이리 귀여우실까요? 부인과의 에피소드 등 개그 퍼레이드가 이어집니다. 타인에게 조언을 하기 쉽지 않아요. 저는 항상 책에서 조언을 구합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강원국이라는 어른을 모시고 조언을 구하는 자세로 읽었어요. 그렇게 읽은 다음 꼭 블로그에 글을 남깁니다. 글로 정리하는 것은 나를 위한 조언이에요. 그냥 듣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다시 내 글로 한번 더 정리하는 거지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에서 저자 강원국 선생님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어요. 오늘은 그 영상을 공유합니다. 오늘도 배움이 있어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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