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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by 김민식pd 2020. 7. 9.

오늘은 바보짓 퍼레이드입니다. 
6월 13일 토요일, 점심 먹고 다시 서울둘레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첫번째 바보짓이지요... 여름에는 오전에 출발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낮에는 더워서 걷는 게 많이 힘듭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아스팔트 위에서 바싹 구워질 것 같은 뜨거운 태양이었어요. 한여름 자전거 라이딩도 권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산에는 나무 그늘이라도 있지요. 한강이나 양재천에는 그늘이 없어요. 전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갔습니다. 수서역에 내려서 탄천 방향으로 걷습니다. 마침 앞에 등산가방을 메고, 양 옆에 스틱을 든 분이 성큼성큼 걷고 있어요. 배낭에 산악회 리본이 붙어있는 걸 보니, 고수인 것 같습니다. 멀찍이 그 분을 쫓아갑니다. 

수서역에서 탄천 위 다리를 지나갑니다. 저 아래, 제가 분당에서 여의도로 자전거 출퇴근할 때 건너던 다리가 보이네요. 네, 수내동에 살 때 회사까지 출퇴근했는데요.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면 퇴근은 전철로 하고, 다음날 자전거로 퇴근했어요. 하루에 왕복하면 뻗습니다... 

탄천 사진을 찍고 다리를 건너 한참을 걷습니다. 그런데 등산복 입은 분이 가는 방향이 조금 이상합니다. 길에 서울둘레길 리본도 안 보인지 한참입니다. 아...... 네, 그 분은 둘레길을 걷는 분이 아니라, 대모산 산행을 마친 후, 집으로 귀가하는 분이었습니다. 사진에 있는 이 다리를 건너면 안 됩니다. 아래 보이는 인도교를 건너야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결국 한참을 걷다가 다시 돌아가서 길을 찾습니다. 

하마터면 스탬프도 안 찍고 그냥 갈 뻔했어요. 탄천 육교 아래 스탬프가 있거든요.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찍었는데, 노안이 와서 화면이 안 보여요. 포커스가 나간 걸 모르고 찍은 거죠. 바보짓 릴레이는 이어집니다.

오늘은 고덕 일자산 코스를 걷는 날인데요. 탄천과 성내천을 걷습니다. 말인즉, 그늘이 하나도 없어 여름 땡볕을 그대로 받으며 걷습니다. 송파 둘레길도 새로 생겼네요. 저처럼 서울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헷갈립니다. 새로 만든 길과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다 자꾸 엉뚱한 길로 듭니다. 

서울둘레길과 송파둘레길이 같이 표시되어 있는데요. 때로는 공사를 하느라 길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럴 땐, 다음 목적지를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하여 보도 경로를 확인하며 걷습니다. 일자산 초입에 고덕역이 있으니 고덕역 방향으로 걷습니다.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오늘의 서울둘레길 여행기 제목입니다.

날이 더워 자꾸 헤맵니다. 한참 걷다보니 송파 둘레길을 걷고 있더군요. 악!

하루에도 몇번을 바보짓을 하고 나니 다리에 힘이 쫙 빠집니다. 고덕역을 다시 찾기 위해 네이버 지도를 검색합니다. 보니까, 근처에 5호선 거여역이 있어요. 그래, 오늘은 그냥 여기서 접자. 서울둘레길은 이게 좋아요. 등산하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면 그냥 계곡에서 노숙을 해야 하지만, 둘레길은 걷다가 힘들면 그냥 가까운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가면 되거든요. 

어려서는 뜻을 세우면, 무조건 해내야지! 그랬는데요. 이제는 달라요. 목표란 상황에 따라 수정하라고 있는 거지, 뭐. 네, 나이들수록 조금씩 더 비겁하게 삽니다. 바보 중 최고 바보는 포기할 줄도 모르는 바보거든요. 힘들 땐 그냥 접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가는 길에 찹쌀꽈배기나 사 가려고요. 바보짓을 한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단 게 필요해요.

그래서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가지는 못했고요. 그냥 거여역까지 갔어요. 내일 고덕역까지 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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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바보짓 퍼레이드는 다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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