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여수 가족 여행

by 김민식pd 2020. 6. 16.

지난 겨울, TV에서 여수 여행기가 나오자, 둘째딸이 그랬어요. "나도 여수 가고 싶다~"

아내가 옆에서 그러더군요. "이제 언니 수능도 끝났으니, 주말에 다 같이 가자."

큰딸도 옆에 있다가 "나도 전부터 여수 밤바다 보고 싶었어. 갈래."

세 마님의 대화를 듣던 저는 조용히 코레일 앱을 열고, 기차를 예약합니다.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제가 예약한 쏘카가 기다리네요. 휴대폰 쏘카 앱으로 차량을 열고 탑승하고 민지에게 물어요. "첫번째 목적지는?"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동도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일단 승강기를 타고 전망대로 갑니다. 저 멀리 다리로 이어진 오동도가 보이네요.   

방파제 위로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넷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고시랑고시랑 수다를 떨며 걷습니다.

바닷가 산책은 언제나 즐거워요. 한 두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섬입니다.

2월에 떠난 여행이라, 겨울옷을 입고 있어요. 더 늦으면 잊을까봐 이제라도 올립니다.

오동도에서 차를 타고 향일암으로 갑니다.

여수 여행을 앞두고 민지에게 그랬지요. 

"이번 여행은 민지가 일정을 짜 봐.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운전은 아빠가 할 테니까."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민지에게 여행의 주도권을 주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는 아빠가 가자는 곳으로 다니지만, 이제 직접 검색을 통해 가고 싶은 곳을 정하는 거지요. 이번 여행 일정,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이제 노후가 두렵지 않아요. 딸이 가자는 곳으로 따라 다닐 테니까요. 

세 마님이 수다를 떨며 걷는 뒷모습만 봐도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엄마와 딸 사이는 참 좋은 친구같아요. 저와 아버지 사이랑은 많이 다르네요..... ^^

향일암도 풍광이 참 좋아요. 바다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니... 

저녁을 먹고 '더 호텔 수'에서 묵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호텔 옥상에서 바라본 거북선 대교입니다. 저 건너 지난밤 저녁을 먹은 낭만포차 거리가 보이는군요.

아침을 먹으러 교동시장으로 갑니다. 출발 전, 아내가 가족 단톡방에 올린 블로그 후기가 있어요. "우리 여기 가서 밥 먹자!" 마님의 분부에 따라 부지런히 차를 몹니다.

https://m.blog.naver.com/hanaworks/221761167408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2회 여수밥상 식당모음

​허영만쌤 고향이 여수라고 한다. 이날은 엄홍길대장과 함께 했는데 내 눈엔 둘 다 그냥 어른이다. 그런데...

blog.naver.com

우리가 찾아간 곳은 교동시장 안에 있는 자봉식당입니다. 

식당 벽에 허영만 선생님의 싸인이 붙어있네요. 2019년 12월, 우리가 간 건 2020년 2월.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던 작가님과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6000원에 푸짐한 백반 한 상이 나옵니다. 어린 시절, 집밥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찬도 정갈하니 아내가 특히 좋아했어요.

이제 고소동 벽화마을로 향합니다.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그림들이 가득한 동네입니다.

허영만 선생님의 작품으로 이뤄진 벽화 갤러리도 있고요. 

<타짜>나 <식객>처럼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도 있고요. <미스터 고>의 원작, <제 7구단>도 반가웠어요. 

두 딸은 신이 나서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난리에요. 

아내와 저는 이런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

그리고 혼자 이런 주접도... ^^ (딸들 앞에서 재롱을 부려봤는데, 반응은 썰렁했어요....ㅠㅠ)

나는야 고독한 기타맨~ (여기서 허영만 만화, <고독한 기타맨>을 떠올리신 분은 작가님의 진성 팬이십니다.... ^^)  

한참을 걷다 벽화마을 입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에 들러 차 한잔 합니다. 이번 여행의 일정을 짠 민지가 만족한 표정으로 바다를 보고 있어요. 민지가 여행 당일 아침에 보낸 카톡.

'여수여행 

여수 도착 - 점심 - 오동도 - 향일암 - 낭만포차 거리.

교동시장 - 고소동 벽화마을 - 점심 - 이순신 광장 - 돌산공원 케이블카'

1박2일의 일정으로 딱이었어요. 바람이 심해 케이블카를 못 탄 건 아쉬웠지만, 그 대신 바다 전망 카페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저는 좋았어요.

이런 여행 방식도 좋네요. 아이가 일정을 짜고, 쫓아가는 방식... 이렇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여행 가서 쏘카를 처음 이용해봤어요. 집에서 차를 가지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면,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정체를 만나 운전하는 사람이 고생이 심합니다. 여행가서 돌아다니느라 체력을 소진한 탓에 더 지치거든요. 여수역까지 고속철을 타고 가고, 내려서는 쏘카로 시내 이동하고, (넷이서 택시를 타면 이동이 좀 불편하지요.) 기차역에서 차량 반납하고 서울가는 기차 안에서 푹 자면서 왔어요. 지방 여행 갈 때, 쏘카를 활용하면 가족 여행이 더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서울 둘레길 여행기를 이어서 올릴게요~

 

반응형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 그랜드 투어 - 여주  (14) 2020.07.02
양재천에서 탄천 가는 길  (16) 2020.06.25
제주 에코랜드 여행기  (16) 2020.06.11
제주 카멜리아힐 여행  (24) 2020.02.25
설맞이 제주 여행  (20) 202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