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

by 김민식pd 2020. 7. 17.

지난 수십년 간,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세상은 발전해 왔어요. '네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가질 수 있어'라고 세상은 속삭입니다. 최근 인터넷 쇼핑을 하다 깜짝 놀랐어요. 선택과 결제와 배송이 정말 쉽고 빠르고 간편해졌어요. 코로나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혹을 이기는 자세입니다. 

<절제의 기술> (스벤 브링크만 / 강경이 / 다산초당)

유혹의 시대를 헤쳐가는 다섯 가지 삶의 원칙이 소개됩니다.

1. 선택지 줄이기

'많이 가질수록 만족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인류 역사상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조차 더욱 부유해지기 위해 매일같이 죽도록 일한다는 게 기이하지 않은가? 이런 악순환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새로운 쾌락이나 더 나은 선택지를 찾는 대신, 선택지를 줄이면 된다.'

맞아요. 더 많이 가지려는 노력은 행복 대신 중독으로 이끕니다. 이제는 절제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2.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

눈을 감고 생각해봅니다. 살면서 내가 바라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저는 조용히 어딘가에 틀어박혀 책만 읽고 싶어요. 그 하나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십년을 살며 내린 결론이에요. 독서가 제겐 가장 큰 기쁨입니다. 여러가지를 바라지는 않으려고요. 골프도 해보고 클럽 나들이며 해외여행도 즐겼지만, 코로나의 시대, 저는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어도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3. 감사하고 기뻐하기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절제의 기술은 시작합니다. 내가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면, 우리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갈망하고 불행해지기 십상이거든요.

4. 단순하게 살기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한다. 한쪽에서는 환경 문제가, 다른 한쪽에서는 식량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같은 나라 안에서도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되도록 많은 사람의 삶이, 이상적으로는 인류 모두의 삶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기를 바란다면 지금부터라도 절제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특히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부터 말이다.'

(20쪽)

5.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

유행에 뒤처지고, 세상에 뒤처지고, 또래들에게 뒤처지면서 약간의 부족함을 즐기는 일도 얼마든지 예술적인 삶의 기술이 될 수 있어요. 일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더 의미 있는 활동에 쏟도록 해주는 단순한 의례에 미학적 가치가 있다고요. 

'가장 좋은 것만 찾는 대신 '그럭저럭 괜찮은 것'을 찾는다면 삶은 더 나아질 것이다. 우리가 늘 최고만 추구한다면 영영 만족할 수 없다. 슈워츠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그럭저럭 괜찮은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그는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56쪽)

옛날엔 성실히 일하고 아끼고 저축하며 절제하는 사람이 좋은 시민이었어요. 신자유주의 경제에서 좋은 시민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끝없이 사들이는 욕망 덕분에 소비시장은 끝없이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 잠시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내 삶에서 불필요한 여행을 덜고, 불필요한 대면접촉을 덜고, 불필요한 소비를 덜고, 불필요한 욕망을 덜어봅니다. 

 

반응형

'짠돌이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간 5권, 간단한 리뷰  (11) 2020.07.22
존재가 죄가 되지 않는 삶  (16) 2020.07.20
과학자가 쓴 범죄 스릴러  (9) 2020.07.13
위기의 시간, 리더의 역할  (18) 2020.07.10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14) 2020.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