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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실패에 대한 보답

by 김민식pd 2020. 4. 13.

위기를 맞이했을 때, 우리는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합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이 흔들리는 요즘, 과학적 태도에서 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 (이정모 / 바틀비) 

우리의 삶을 자유롭고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17가지 과학적 태도를 소개해주는데요. 정답 대신 엉뚱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 새로운 경험에 대한 열린 마음,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내 삶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통제력, 자신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겸손함,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 효능감 등이 있습니다.

매년 노벨상 수상 시즌이 되면 언론에서 이런 뉴스를 다루지요. '우리는 언제나 노벨 과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 2017년 노벨 화학상은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연구한 세 분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는데요. 당시 나이가 만 77세, 75세, 72세였어요. 197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서 40년 동안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노벨상은 그 실패에 대한 보답인 거죠. 이정모 관장님의 책에는 노벨상을 받을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요? 놀랍게도 95~98퍼센트입니다. 네! 바로 이게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성공만 해요. 그래서 노벨상을 못 받는 거예요.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다 천재일까요? 그래서 실패가 없는 걸까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실패할 수 없는 주제를 연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구에는 결코 노벨상이 돌아갈 리가 없지요. 과학자들은 천재가 아니라 실패에 무딘 사람입니다.
노벨상을 타고 싶으면 실패를 많이 해야 합니다. 성공한 인생이란 게 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생에 성공하고 싶으면 일단 실패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16쪽)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인데요. 베이비부머의 경우, 사는 동안 사회 환경이 계속 바뀌고 있어요. 농경문화 – 산업문화 – 정보문화로. 이렇게 산업변화가 계속되는 시대를 살며 한 가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어요.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하고요. 이때 실패는 인생의 상수입니다. 변수는 회복탄력성이죠.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패를 많이 경험하고, 실패할 때마다 격려받는 것입니다.
이 실패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이 실패를 잘 즐겨보자고요. 다른 사람이 우리의 실패를 격려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격려해야 합니다.’   

(18쪽) 

네, 쓰담쓰담은 셀프입니다. 자존감은 누가 선물처럼 주는 게 아니에요.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체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이공계 박사의 75퍼센트가 비정규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합니다. 비정규직이 어떻게 모험적인 연구를 하겠습니까. 지금 당장 자기 일자리도 없는데요. 우리가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 뭘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과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주면 됩니다.’

(79쪽)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미지의 존재와 싸울 때, 우리에겐 지식으로 무장한 과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진단키트도 그렇고, 백신 개발도 그렇고, 이름 모를 많은 이들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영장류는 원숭이와 유인원으로 구분되는데요.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이 꼬리랍니다. 꼬리가 있으면 원숭이고, 꼬리가 없으면 유인원이죠. 사람,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은 꼬리가 없는 유인원입니다. 원시 인류 중에서도 종은 나뉩니다. 구석기 시대는 250만 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한탄강 유역에서 27만 년 전 주먹도끼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이걸 만든 사람은 호모 에렉투스입니다.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고요. 서로 종이 다릅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땅에 먼저 살았던 다른 종의 인류일 뿐이라고요.

‘호모 사피엔스는 이제 생겨난 지 20만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인류는 더 지속되어야 합니다. 인류가 태어나기 전까지 지구의 어떤 생명도 이름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인류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우주는 단 한번도 아름답지도, 장엄하지도 못했습니다. 그것은 모두 우리 인류가 붙여준 이름이며 우리 인류가 부른 찬송입니다. 인류는 지구 생명과 우주를 위해서도 더 오래 지속되어야 합니다. 
인류의 생존을 조금이라도 더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공생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생명들과 어울려 살려면 먼저 우리 주변의 생명과 잘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들끼리 잘 어울려 살지도 못하면서 다른 생명과 어떻게 잘 어울려 살 수 있겠습니까.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쉴 공간 하나 못 내주면서 다른 생명의 터전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209쪽)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도로 밀집된 공간을 만든 결과가 바이러스에게 감염의 길을 터줬어요. 이번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게 있다면 서로에게 공간을 좀 더 내어줘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과학을 이해해야 행복합니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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