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아노미 시대에 맞서, 자기만의 결연하고 우아한 목소리를 지켜낸, 자존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책, <자존가들> (김지수 인터뷰집 / 어떤책들)을 읽었습니다.

‘젊었거나 늙었거나 자존을 자본으로 지닌 사람들은 각자의 색채로 빛났습니다. “노후 준비는 돈이 아니라 일”이라며 늘 새로운 도전을 마다 않는 개그맨 전유성, “성공은 높이보다 넓이”라는 유튜브 슈퍼스타 리아킴, “힘든 일은 항상 먼저 했다”는 홈런왕 이승엽과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는 가수 이적의 이야기는 재능에 대한 우리의 불안을 잠재웁니다.’

(8) 

목차에 등장하는 유명한 배우나 가수 스포츠 스타도 눈을 끌지만,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였어요. 58세에 늦깎이 디자이너로 데뷔한 할아버지인데요. 작고하기 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더라도 자기 자서전을 써 봐야 해요. 자기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 말이지요. 그러면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돼요.’

(116쪽)

맞아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요. 나를 향한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게 인생입니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아니면 아무도 써주지 않아요. 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글을 쓰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 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길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글을 쓰는 일입니다.

저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독일 낙관주의자 클럽의 대표로 <지적인 낙관주의자>라는 책을 낸 심리학자 예스 바이드너 교수도 있습니다. 김지수 인터뷰어가 물어보죠. “50세가 넘어서도 철없는 낙관주의자로 사는 친구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최근에 70세에 책을 출간한 어떤 할머니와 얘기를 나눴어요. 책은 성공했고 그녀는 40만 유로의 돈을 벌었습니다. 성공할 거라는 어떤 보장도 없이 노년에 2년 동안 글쓰기에 매달렸고 끝까지 해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죠. 오히려 돈은 보너스에 가깝습니다.

나는 가끔 이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그 일이 잘될지 안 될지 대한 어떤 단서 없이도 일단 좋으면 프로젝트를 시작해요. 당신 친구에게 뭐든 시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보라고 조언하세요. 그리고 당신은 사랑하는 친구 옆에서 인내심 있게 기다려 주세요.’

(233쪽)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정말 멋진 표현이군요. 늙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즐겁게 사는 사람이기를 소망합니다.

‘이혼율이 높다고, 폐업률이 높다고 결혼이나 사업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게 더 낫습니다.

사실 제대로 진화한 낙관주의자는 인간의 삶이 연약하고 깨어지기 쉬우며 삶엔 고통이 따르고 그 고통이 매우 빈번하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다만 그중 스스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문제는 어디서든 돌출될 수 있어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236쪽)

불안의 시대, 자존의 마음을 지켜 낸 인생 철학자 17명을 만나 인터뷰한 글을 책으로 모았어요. 저자가 보통 욕심꾸러기가 아닙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통해 배운 교훈을 알짜만 쏙쏙 뽑아냅니다. 질문도, 기록도, 정리도 다 내공이 보통이 아닌데요. 페이스북에서 맛깔난 인터뷰로 소문이 자자한 분인데, 인터뷰 맛집은 역시 그냥 되는 게 아니군요. 저도 꾸준히 쓰며 리뷰 맛집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힘든 시절이지만, 나 자신을 아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냅시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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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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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20.03.05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문득 좋은 이야기가" 친구들이랑 신나게 노는 딸들을 보며 남들이 나를 뭐라 생각할까 하는 마음이 좀 녹습니다. 사실 내 불안이겠지만요 ㅎㅎ

    나에 대해 쓰다 보면 있었는지도 모르는 기억까지 떠올라 어라 이게 뭐지 하며 재미납니다. 기억은 실은 정확하지 않기에 100% 사실이라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내조각이 찾아지는 느낌입니다.

    또 영어책 한 권 녹음 시작합니다. 130여개를 녹음하려면 아마득한데 하루 하나씩 하다 보면 어느새 한 권 다했더라구요. 무사히 끝나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2. 제니스라이프 2020.03.05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송세월이 쌓여 어느 날 이야기가 된다.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이 아침 저를 무한히 위로해 주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3.05 0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리뷰맛집 인정
    TV에 자주 나오는 설쌤과 피디님 다른 맛집
    제게 설쌤은 아는 맛인데 맛있네
    피디님은 맛있는 신메뉴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는 리뷰맛집 이런 곳을 모르고 살았던
    시간이 억울해지는~~

    자기 자신을 로맨스 소설 주인공으로
    누가 읽지않아도 자서전을 써보면
    자기 자신이 소중한 걸 알게된다
    스마트폰 보면서 버리는 시간들이
    공즐세로 들어온 후 보물찾기 가
    되어버렸어요
    오늘 새 노트에 무언가 적고 싶어집니다
    궁극의 재능은 꾸준함이라고 하신 말을
    새기고 새겨도 오랜 습관의 힘은
    며칠하다 그만두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 쓰담쓰담





  4. 꿈트리숲 2020.03.05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지수님의 인터뷰집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재밌게
    읽었는데, 또다른 인터뷰 책이 나왔군요.
    김지수님의 글은 믿고 보는 인터뷰집이라
    할만큼 간결하고 깔끔하고 핵심을 쏙쏙쏙
    찝어 줬어요.

    매일매일 들르는 리뷰 맛집에 이어
    인터뷰 맛집도 구경한번 해야겠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내 인생 스토리를
    완성하는 비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 송승미 2020.03.05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김지수님의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재미있게 읽었었습니다.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라....멋진 말입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늘 성장해나갈 수 있음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 행복감을 주시는 pd님께 오늘 아침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6. 아리아리짱 2020.03.05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를
    향해 오늘도 왼발 한걸음
    그 다음에 오른발 한걸음!

  7. GOODPOST 2020.03.05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
    어쩌면,,제가,,pd님의 블러그 방문 전과 후의 생각의 깊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인생의 얘기를 통해 성장해가며
    저도 어느덧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8. renodobby 2020.03.05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기만성형 낙관주의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9. 섭섭이짱 2020.03.05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더라도 자기 자서전을 써 봐야 해요. 자기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 말이지요. 그러면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돼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마음에 콱콱 박히는 말들이네요..

    대기만성 (大器晩成·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짐) 단어를 볼 때마다 느끼는건... 과연 내가 그릇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건지....내 그릇 크기는 얼마인지 항상 의문이 들지만... 우선 오늘글을 읽으며 꾸준히 내 그릇을 만들어가기로 다짐해봅니다 ^^

    <지적인 낙관주의자>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이 책도 읽을 책 목록에 저장합니다.

    아주아주 좋아하는 모 방송사 피디분과도 고시랑 고시랑 얘기한 인터뷰를 책으로 남기고 싶은 소망이 있네요...그 전까지 질문 내공을 키우도록 할께요 ^^

    끝으로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이 계속 기억에 남네요.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유능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면, 나는 성장이 멈출 테고 그러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유토피아에도 도달할 수 없다."

  10. 코코 2020.03.05 1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은 레벨 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이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문장을 메모해 뒀는데요.
    오늘 글을 읽으니 생각나네요.

    요즘 많은 불안 속에 정신 놓고 그냥 나이 먹는 데로 급하게 살다 보면
    가끔 제가 이상하게 변하는 걸 느끼곤 한답니다.
    이건 옳지 않은데..하는 생각과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러면 순간 좀 무서워지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됩니다.
    스스로 판단을 해보기에 앞서 소용돌이 같이 크고 빠른 흐름 그사이에
    중심 잡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자주 점검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추천 책도 아주 끌리는데요.
    요즘엔 지난번 소개해 주신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를 읽고 있습니다. ^_^

  11. 아빠관장님 2020.03.05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요. 나를 향한 절절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게 인생입니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아니면 아무도 써주지 않아요. 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글을 쓰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지 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길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글을 쓰는 일입니다.]]

    피디님 덕분에 이 맛을 조금 알 것 같아요 ~

    벌써 리뷰 맛집입니다~^^

  12. 오달자 2020.03.05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사람은 누가 읽지 않아도 자기 자신의 자서전을 써봐야한다" 는 말에 백퍼 공감합니다.
    어차피 살아가야할 인생~~
    먼 훗날 내 생을 마감할 때 내 이름으로 된 책 한권은 내고 가야 내가 살아온 흔적이 남게되겠죠.

    그 먼훗날이 언제인지 모르기에.....
    오늘도 부지런히 써가렵니다.

    • 김주이 2020.03.06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멋진 말이예요.
      나를 더 돌아보며,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더 의미있게 바라보게 될 것 같아요.

  13. 더치커피좋아! 2020.03.05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난관을 보지 말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기회를 보세요.’

    '지금 이 시련이 나에게 무엇을 주려고
    하는것일까? 이 다음 나는 무엇을 할까!'

    '나는 나의 시도가 모든해답을
    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시도가 올바른 질문을
    계속 던지기를 희망할 뿐이다.'

    내 삶의 질문 앞에 마주서서
    계속 올바른 질문을 할수 있는 힘!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훌륭한 인터뷰어가 되어보세요.
    자신의 훌륭한 자서전 한편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시련이
    우리에게 주는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을 견디는 힘!

    피디님~파이팅!

  1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3.05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단순히 독자로 남기보다는 18번째 철학자가 되기 위해 삶의 여정을 계속해나갔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속하기만한 재난재해에서 각자 잘 살아남아야 하겠습니다.^^

  15. Bcho 2020.03.05 2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서전을 써보면 자신이 소중한걸 알게된다는 글아 참 울림있게 다가왔습니다. 나에대해 더 알게되고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좋은 책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 앤쏭 2020.03.06 0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깔난 리뷰 맛집 맞으세요~
    이 책을 읽고 싶어지게 좋은 핵심글을 쏙쏙 뽑아 정리해 주셨어요.

    나이만 자꾸 들어가는 것처럼 속상한 마음도 있었는데
    늦은 나이에도 꿈을 이루신 분들이 많네요.
    용기 얻어갑니다. ^^

  17. 서재 2020.03.07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전할때 오는 실패와 좌절감 고통때문에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말껄 이라는 생각을 자주했었는데
    이글을 읽고 나니 맘에 위로가되네요 ~

  18. 사랑하는세연이의아빠가 2020.03.08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꼬꼬독 보며 구독하게 되었는데 참고하겠습니다! 독서 육아 영어 자기계발 등 관심사가 비슷해서 덕분에 인생 설계에 유용하게 벤치마킹? 할 수 있어 많은 도움받고 있답니다. 수고하세요:)

  19. 황준연 2020.03.08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책이네요! 조만간 꼭 읽어보겠습니다 ^^

  20. 나겸맘 리하 2020.03.09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존을 자본으로 지닌다는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늙음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없어지고
    더 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있죠.
    피디님 글보니..저도 대기만성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