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부위원장으로 한창 파업을 하던 2012년 6월 참여연대에서 연락이 왔어요. 공영방송 파업에 대해 참여연대 회원들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KBS에서는 최경영 기자가 오고, MBC에서는 제가 갔어요. 저보다는 이용마 기자가 어울리는 자리였지만, 다양한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와 피디 각 한 명씩 불렀대요. 

저는 쫄보라 파업 관련 행사 출연 섭외를 받으면 겁이 덜컥 납니다. 내가 뭐라고 감히 언론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이런 걱정이 들고요. 무엇보다 저는 코미디 피디라 진지한 자리에서 엄숙한 이야기를 길게 하는 걸 잘 견디지 못해요. 그럼에도 나가야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럴 때 저는 웃길 작정으로 나갑니다. 참여연대에서 연락이 왔을 때, 생각했어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설명하는 일은 '우리 시대의 참언론인' 최경영 기자에게 맡기자. 나는 단지 그 자리에서 재미를 돋구는 코미디 피디의 역할을 하는 거다.' 이게 제가 힘든 일을 해야 할 때,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식입니다. 나보다 잘 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 이라고요.

최경영 기자는 <9시의 거짓말>이라고, 이명박 정권 하에서 KBS 9시 뉴스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증언하는 책을 썼다가 해고되었어요. 저는 <서늘한 간담회>라는 파업 홍보 팟캐스트에서 마이크를 잡고 사장님을 칭송한 죄로 정직 6개월을 받았고요. 글을 써서 잘린 최경영 기자는 키보드 워리어고, 입을 놀려 징계를 받은 나는 아가리파이터라고 소개해서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냈지요. 

최경영 기자는 해고 뒤 징계를 거쳐 박근혜 시절에 엄혹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해직 언론인들이 만든 <뉴스타파>에서 활약하다 지금은 KBS <최경영의 경제쇼>를 진행하고 있어요. 평소 저는 최경영 기자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오프닝 멘트를 보며, 경제 감각을 익힙니다. 좋은 글이 많이 올라오거든요. 작년에 최경영 기자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해달라고. 힘든 시절, 함께 고생한 분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갑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힘들었어요.

MBC 직원으로 일하고 있기에, 평일 외부 활동을 하는 경우, 신고하고 연차를 내는데요. 작년에는 강연을 요청하는 곳마다 쫓아다녔더니 5월에 1년치 연차가 다 소진되었어요. 최경영 기자님께 말씀드렸죠. "2020년 새해가 되면 다시 연차가 생기니, 그때 갈게요."

잊지 않고 1월에 다시 불러주셨고요. MBC 피디가 KBS에 출연하여 즐거운 수다를 나눴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공유합니다. 설 연휴 중 시간 나실 때 보시어요~

그럼 모두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험콜렉터 김민식PD가 알려주는 유쾌한 소비생활! '테크 중 최고는 처테크'> ^^

https://youtu.be/wj15Y74ntr4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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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enodobby 2020.01.24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책 '매일아침써봤니'를 읽고 티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3일차지만 PD님 블로그 보면서 꾸준히 쓸게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제경어뭉 2020.01.24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 휴대폰 홈 화면엔 지금도 매일아침써봤니 블로그 바로가기 아이콘이 있는데 요즘은 페북이나 꼬꼬독을 봐서인지 블로그 출근도장을 자꾸 거르게 되네요^^;;
    감독님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1.24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가리파이터에서 빵터졌습니다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4. Chef's Life 생활일지 2020.01.24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길 작정으로 나가신다니요! ㅠㅠ거기에 아가리파이터..ㅋㅋㅋ
    글 정독하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명절 잘보내세요!

  5. papurica 2020.01.24 1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식입니다. 나보다 잘 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 좋은 말이네요.. 이런 마인드를 한번씩 갖는게 마음이 편하긴 하더라구요.
    파업때 참 힘드셨겠어요.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하루보내세요

  6. 고래순양 2020.01.24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유튜브영상 잘 봤습니다.
    유쾌하게 시간이 흘렀네요. 긍정의 마인드 본받겠어요.

  7. 고로 2020.01.24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통과 촛불이 공중파를 장악하고 촛불나팔수로 만드늠데 김피디님이 큰 공헌하셨죠.. 뿌듯하실듯요..

  8. 보리랑 2020.01.24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영상에 단 댓글입니다)
    김피디님 말씀이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회화 암송후 잘 들리고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하십니다.
    문법도 잘 이해된다고 하십니다.

  9. 미니마우스 2020.01.25 0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힘든 시기에 함께 했던 두분의 만남
    유쾌하면서도 지난 힘든 과거는 어땠을지 잠깐 생각해 보게 되어 댓글 달기가 무척 힘들었네요. 저야말로 엄청 겁쟁이인데 힘든 시기 건너오신 최기자님과 김피티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오는 책출간도 축하드리고 나온다면 소중하게 잘 읽어보겠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되세요.

  10. 길순이 2020.01.25 0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들었습니다.
    새해 듣고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11. 고마워요 2020.01.25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많이 배워갑니다~ 긍정적 처테크!

    너무 공감해요~ 고맙습니다!!

  12. Mr.Gru [미스터그루] 2020.01.25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상 너무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저장했다가 다시 또 봐야겠어요.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13. 즐겁게산다 2020.01.28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

  14. 초현 2020.01.30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이럴수도 있군요.
    요즘 '부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제에도 기웃거리다 만난 체널이 '최경영의 경제쇼'였는데, 저의 최애 블로거 피디님과 이런 인연이 있다니 ㅎㅎ (물론 저만의 일방적인 팬심)
    의미있는 삶으로 차곡차곡 쌓고 계신 분들은 다르군요.
    두 분을 보니 너무 큰 그릇에 희망하지말고 작은 그릇도 지키고 키우는 맘으로 다스려 보렵니다.

  15. 섭섭이짱 2020.02.03 0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들어도 재밌어요. ㅋㅋㅋ
    고정가시면 참 좋을텐데... 타사라 흐흐흐..

  16. 연아아빠 2020.02.07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경영의 경제쇼도 잘 듣고 있읍니다.같이 방송 나오시니 정말 좋아요^^

  17. 세이 2020.02.07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1200타 칩니다 져본적이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