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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인가

by 김민식pd 2019. 10. 18.

사람에게는 고차원적 자아와 저차원적 자아가 둘 다 존재합니다. 마틴 루터 킹의 정확한 이름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입니다. 아버지인 마틴 루터 킹 시니어도 목사입니다. 아버지 마틴 루터 킹 시니어는 고차원적 자아를 중시하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저차원적 자아에 충실한 삶을 살았나 봐요. 아버지는 근본주의자 목회자로 성경에 충실한 삶을 사는데, 아들 마틴 루터 킹은 어렸을 때부터 파티에 가고 여자를 만나 춤추는 걸 좋아해요. 댄스파티에서 여자랑 있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들켜 호되게 혼이 나기도 하고요.
마틴 루터 킹은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하지만, 종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대요. 목사인 아버지는 흑인 신자들에게 내세의 행복을 설교하는데요. 아들이 보기에는 인종차별이 난무하는 미국에서 살면서 오로지 죽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거든요. 사람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의학, 사회학, 법학에도 관심을 갖지만 결국엔 아버지의 뜻을 따라 목사가 됩니다. 저차원적 삶을 살던 사람이 고차원적 직업을 갖게 되니 고민이 됩니다. 흑인들의 삶을 내세가 아닌 현세에서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종교지도자로서 흑인 인권 운동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소명을 찾은 순간, 인종 차별 철폐를 향한 위대한 삶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킹 목사는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내가 왜 만들어졌는지 이유를 찾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내 인생의 과업, 나의 소명을 발견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걸 발견하고 나면 온 힘을 다해 내 모든 능력을 쏟아부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 585쪽)

우리는 흔히 위대한 사람이 위대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니에요. 평범한 사람이 위대한 목표를 세우는 순간, 위대해지는 거예요. 킹 목사는 인간적으로 겁도 많고, 약점도 많은 사람이었어요. 평범했던 그가 위대한 소명의 부름에 답하는 순간, 위대한 인생이 펼쳐진 거지요. 삶에서 고차원적 목표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괴롭고 힘든 삶을 피할 수 있어요.
우리가 옛날 사람이라면 그냥 저차원적인 삶을 살아도 충분해요.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거죠. 100년 전 농경시대라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부모가 시키는 대로 농사를 지으면 됩니다. 30년 전 산업시대를 산다면, 평생직장을 얻어 상사가 시키는 업무를 하면 되고요. 혈연 중심의 가족 공동체가 사라지고, 종신고용 시대의 회사 공동체가 사라진 지금, 자칫하면 인생의 길을 잃고 표류하게 되고요. 우울증이나 중독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은 사는 게 힘들어집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 ‘13장 목표 상실의 법칙: 인생의 소명을 발견하고 지침으로 삼는다’에 나오는 킹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살면서 우리는 상처를 주는 사람을 만나고, 고난을 겪기도 합니다. 인간관계는 교통사고와 같아서 내가 아무리 조심운전을 해도 누군가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려오면 다칠 수 밖에 없어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의 서문에 쇼펜하우어의 글이 나옵니다.

'뜻밖에 아주 야비하고 어이없는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짜증내지 마라. 그냥 지식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하라. 인간의 성격을 공부해가던 중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새로 하나 나타난 것뿐이다. 우연히 아주 특이한 광물 표본을 손에 넣은 광물학자와 같은 태도를 취하라.'

(위의 책 5쪽) 

인생을 산다는 건 괴로움의 연속입니다. 고난을 만날 때마다, '이 일은 내게 또 어떤 가르침을 줄까?' 생각해봅니다. 저자 로버트 그린의 <50번째 법칙>을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스토리텔링이 무척 파워풀한 작가입니다. 이번 책을 통해, 감정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자제력을 키우는 법, 통찰력을 제공하는 공감능력을 개발하는 법 등, 삶에 요긴한 지혜를 배울 수 있어요.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책인 만큼, 분량이 어마무시합니다. 자그마치 1000페이지에 육박해요. 정확하게 917쪽. 어지간한 책 3권 분량입니다. 흔히 벽돌책이라고 부르지요. 이 좋은 책을, 크기와 두께 때문에 포기하실까봐 오늘은 벽돌 책 깨는 요령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는 저만의 요령이 있습니다.   

벽돌책 깨기 요령 1 프롤로그만 읽어도 된다.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두괄식입니다. 책의 핵심 내용은 초반 몇 장 안에 다 나옵니다. 그래야 서점에 서서 책을 읽던 사람들이 구매를 결정하거든요. 학자들이 쓰는 책은 미괄식이 많습니다. 긴 논증 후에 결론은 끝에 나옵니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책을 쓰는 작가들은 초반에 눈길을 잡아야한다는 걸 압니다. 프롤로그만 읽어도 책의 핵심 내용은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일단 프롤로그만 읽어도 책을 산 효과가 있습니다.

벽돌책 깨기 요령 2 목차를 소리 내어 읽는다. 
목차만 읽어도 좋은 공부가 됩니다. 목차를 읽다 호기심이 이는 챕터를 찾아 읽습니다. 로버트 그린은 친절한 작가에요. 챕터 첫 페이지에 요약한 글이 있어요. 사실 이 책은 18권의 소책자가 합쳐진 백과사전 같아요. 챕터 하나의 양도 거의 100페이지에 육박하기에 하나의 장을 한 권의 책으로 읽어도 좋아요.

벽돌책 깨기 요령 3 완독에 대한 부담을 버린다.
이게 어쩜 가장 중요한 대목인데요. 이렇게 두꺼운 책은 완독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읽어야 마음 편하게 집어들 수 있어요. 책을 반드시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됩니다. 읽다가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다고 생각해야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나면 다시 집어 들어도 되고요. 저는 한 달에 걸쳐 이 책을 읽었는데요. 힘든 일이 생기면 문득 책을 펼쳐들어요. 인간은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책을 읽다보면 나름의 답을 얻기도 하고요.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벽돌책 격파 요령 4 가벼운 책과 번갈아 읽는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을 때는 가볍고 얇은 소설을 끼워 읽는 게 좋아요. 그래야 부담 없이 책 사이를 오갈 수 있어요. 책과 SNS를 병행하거나 드라마 시청을 병행하면 두꺼운 책을 끝내기 어렵습니다. 활자와 점점 멀어지거든요. 책과 책 사이를 오가야 활자로부터 멀어지지 않습니다.
 
벽돌책 격파 요령 5 읽고 싶은 대목만 골라 읽는다.
이 책은 구성이 재미있어요. 각 장마다 앞부분에 역사적 인물의 사례가 나옵니다. 닉슨 대통령, 작가 안톤 체홉,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 록펠러 등 다양한 사람이 나오는데요. 평소 관심이 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부터 펼쳐 읽어도 됩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내고 나서 도서관 저자강연을 다니면 질의응답 시간에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있어요.
“피디님이 쓰신 책은 시간이 없어 못 읽었어요. 영어를 잘하는 비결을 딱 한마디로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그럼 제가 말씀을 드리지요.
“제가 권하는 영어 공부 방법은 기초 회화 문장을 외우는 것인데요.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6개월 이상 공부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힘든 일을 쉽게 하려면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그걸 위해 책 한 권을 쓴 겁니다. 책 한 권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아마 책 한 권을 외우는 건 더 힘들 겁니다.”

로버트 그린은 왜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썼을까요? 인간 본성을 극복하거나 변화시키는 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숨은 동기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이 정도는 두꺼운 책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책을 읽는 이유,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얇고 가벼운 책만 읽었다면, 이제는 두껍고 무거운 책에 도전하실 때입니다. 이 책 한 권, 책장에 꽂아두시면 아마 뿌듯할 겁니다. 내가 이렇게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는 훌륭한 사람이 되었구나, 하고요. 그 뿌듯한 지적 허영을 채우기 위해 벽돌 책이 필요한 겁니다.

책을 사는 순간, 여러분은 더 위대한 삶을 시작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더 위대한 삶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인간의 본성을 간파하는 것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니까요.

 

 

(책 선물 이벤트 진행 중)"저 인간이 왜 저럴까?"싶을 때 이렇게 하세요! | 인간 본성의 법칙 - 로버트 그린 | 꼬꼬독 e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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