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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누구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by 김민식pd 2019. 8. 30.

기업분쟁연구소 소장이자 23년차 변호사인 조우성 저자가 쓴 책이 있어요.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 (조우성 / 인플루엔셜)

이 책은 <한비자>를 토대로 한 경영전략서입니다. 화를 다스리기 위해 <한비자>에 나오는 글귀를 품고 다니는 어느 CEO의 사연이 나와요. 이런 글귀랍니다.

'서로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상대방을 책망하게 된다. 자신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 책망하는 마음 없이 일을 할 수 있다.'

(5쪽)

요즘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갈등이 심한 이유가 이게 아닐까요? 부모는 자식을 위해 하는 일인데, 자식이 그 마음을 몰라주면 서운하고 화가 나지요. "널 위해 하는 일인데 왜 이걸 안 해?" 자식을 위한 건지, 자신을 위한 건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진짜 좋은 부모는 '저 분은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식을 대하는 사람이래요. 그럼 과도한 간섭과 참견은 줄일 수 있지요.

 <한비자>는 강한 리더십을 주문하는 책인데요. 리더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 통치 도구로 법, 술, 세를 꼽습니다.

''법'은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필요한 공정하면서도 엄격한 원칙을, '술'은 군주가 신하를 올바로 쓰면서 간신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인 통치술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세'는 군주가 가져야 할 권세 내지 권력으로 결코 다른 누군가와 나눌 수 없는 것입니다.'

(7쪽)

이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은 '법: 공평하고 엄격한 원칙의 힘', 2장은 '술: 인재를 지혜롭게 쓰는 기술', 3장 '법: 권한과 책임에 대한 통찰'. 지도자에게는 원칙과 지혜와 힘이 필요합니다.

'성인은 나라를 다스릴 때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선량한 일을 할 거라 기대하지 않고 그들이 그릇된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쓴다.'

(23쪽)

타인을 무조건 신뢰 하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라 호구가 됩니다.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것과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달라요. 좋은 리더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조직원의 부정을 눈감아 준다면, 기강은 무너지고 조직의 경쟁력이 사라집니다. 제2장 '술:인재를 지혜롭게 쓰는 기술'을 여는 강의 제목은 '하나의 유능함이 열의 지혜를 이길 수 없다'입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드라마 연출의 자세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지혜로운 자들로 하여금 생각을 자아내게 하고 그에 따라 일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지혜에 궁하지 않게 된다. 또 군주는 현명한 자들로 하여금 재능을 발휘하도록 하고 그에 따라 임용을 한다. 그러므로 군주는 재능에 궁하지 않게 된다.'

(103쪽)

한비자가 전제한 군주는 플로톤이 말하는 '철인 군주'가 아니에요. '지극히 평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가 살던 춘추전국시대에는 단지 왕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왕이 된 사람이 많았어요. 한비자는 이런 상황을 철저히 현실적으로 접근합니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군주가 되어 나라를 잘 다스리게 하려면, 인사권을 잘 행사해야 합니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주위에 모을 수 있다면 누구나 훌륭한 군주가 됩니다. 그런 좋은 인재를 어떻게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할까요? 사람들의 욕망을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높은 명예를 원하는 사람인데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한다면 비천하다고 여겨져 홀대받으면서 멀리 내쳐질 것이다. 설득하려는 상대가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명예가 높아진다는 점으로 설득한다면 생각이 없고 현실에 어두운 자라고 보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130쪽)

춘추전국시대는 백가쟁명의 시대지요. 유가, 도가, 법가, 다양한 전문가들이 통치술을 공부하고 왕에게 유세하러 다닙니다. 어떤 전문가를 선택하느냐로 나라의 운명이 갈립니다. 그 많은 나라 중에서 법가의 충고를 따른 진시황이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룹니다. 리더란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책에 나오는 킹핀의 비유가 있어요.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려면 맨 앞에 있는 1번 핀이 아니라 세번째 줄 가운데에 있는 5번 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이 핀이 맞았을 때 주변 핀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5번 핀을 바로 킹핀(kingpin)이라고 하는데,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열쇠 혹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핵심 사안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181쪽)

눈앞의 1번핀에만 집중하면 스트라이크를 칠 수 없다..... 캬, 어렵군요. 보이지 않는 핀을 치는 사람이 리더에요.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해요. 그래서 리더는 고독한 가봐요. 책의 마지막에는 리더가 꼭 알아야할 궁극의 이치가 나옵니다. <한비자> 관행편에 나오는 문구래요.

'천하에는 확실한 이치가 세 가지 있다. 첫째, 지혜가 있더라도 공을 세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둘째, 힘이 있더라도 들어 올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셋째, 강하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형세에 따라 얻을 수 없는 것도 있고, 일에 따라 이룰 수 없는 것도 있다.'

(263쪽)

나이 쉰을 넘기고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어요. 그걸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얻을 수 있는 게 없지만, 노력으로 모든 걸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도리를 다 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비자는 자신의 통치술을 따르면 누구나 훌륭한 군주가 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충고를 따를 수 있다면 누구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어요. 좋은 리더가 되는 길은 책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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