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짠돌이 독서 일기

늙는 것도 서러운데 꼰대는 되지 말자

by 김민식pd 2019. 7. 10.

어제 올린 글에서 이어지는 고민입니다. 

2019/07/09 - [공짜로 즐기는 세상] - 퇴사하는 직원의 마음


저는 세대간의 의견차를 좁히려면, 어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특히 제 또래 50대 아저씨들이 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야마구치 슈 / 이연희 / 한스미디어)라는 책이 있어요. 저자는 1970년생이니 제 또래지요. 조직 개발, 인재 육성 분야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인문과학과 경영과학의 교차점'을 테마로 활동 중인 저자입니다. 그의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도 무척 흥미로운 저작이었어요. 책에서 그는 '아저씨'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1. 오래된 가치관에 빠져 새로운 가치관을 거부한다.

2.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고 기득권의 이득을 놓지 않으려 한다.

3. 계층 서열에 대한 의식이 강해 높은 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을 우습게 여긴다.

4. 낯선 사람과 이질적인 것에 배타적이다.'

(위의 책 6쪽)


이것은 '꼰대'의 정의가 아닐까요? 꼰대란 언제 만들어질까요? 열심히만 하면 승진과 성공이 보장되던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그 시절에는 그냥 시키는대로만 해도 됐으니까요. 가슴 뛰는 일을 추구하지 않고 불합리한 일을 하면서 타협을 거듭해온 결과, 꼰대가 탄생랍니다. 그럼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교양, 즉 결코 쇠퇴하지 않는 결정적 지능을 몸에 익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성세대에게 필요한 지식은 최신 정보보다는 오래된 고전의 지혜랍니다. (책의 3줄 요약)

나심 탈레브는 <안티프래질>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한 물리학자가 1993년 브로드웨이 쇼의 일람을 만들고 그 시점에서 가장 롱런한 쇼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 예측은 95퍼센트 옳았대요. 그는 어린 시절 대피라미드 (5700세)와 베를린 장벽 (12세)을 방문하고 피라미드가 더 오래 살 것이라 생각했고, 그 예측 또한 적중했다는군요.  

'변화가 격렬한 지금과 같은 시대에서 오래 살아남을 지식과 정보를 취하고 싶다면 그 지식이나 정보가 활용된 기간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활용되어 온 그 지식이나 정보를 우리는 '교양'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

지식이나 정보의 유효 기간은 점점 짧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단단한 지식이나 정보로서 고전으로 대표되는 교양적 지성이 더욱 요구된다.'

(164쪽)


저는 요즘 논어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어려서 읽은 고전과 나이가 들어 읽는 고전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고전의 특징은, 예전에 읽은 책을 또 봐도 또 재미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이 들어 다시 읽으면 예전에 몰랐던 점을 새로 깨우칠 수도 있어요. 공부가 더욱 깊어집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단지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존중받는 시대를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문명이 발생하고 나서 아마 처음으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난 척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시대에 시간이라는 무기를 자신의 자본으로 삼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풋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개인이 지식을 축적하고 그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의견으로 표출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 역시 경청함으로써 비로소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시간을 의미 있는 것으로, 권력과 싸우는 무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청년 시절은 지혜를 닦는 때이고, 노년은 그것을 실천할 때다."

(200쪽)


요즘의 젊은 세대는 변화한 시대상에 적응하고 있어요. '소확행'이야말로 저성장 시대에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모르고, 고도성장기 적 익힌 가치관으로 젊은 세대를 재단하는 기성세대가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늙는 것도 서러운데, 꼰대 소리는 듣지 말자고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