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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이런 서평, 좋은데요?

by 김민식pd 2019. 6. 23.
저는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페이스북에서 노는 것도 좋아합니다. 페북에는 사람들이 놀듯이 올린 가벼운 글들이 많은데요. 그 글에서 재치와 센스를 배우고, 사람들의 흥미와 재미가 어디로 향하는지 살핍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을 보면, 그분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눈여겨 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책을 잘 읽는 사람일 확률이 높거든요. 그 과정에서 제가 몰랐던 새 책을 소개받기도 합니다.   

2019/02/23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읽을 책을 어떻게 찾는가

라는 글에서 소개한 최원규 선생님. 

제가 즐겨찾는 페이스북 필자이십니다. 오늘은 그분의 글을 공유합니다. 허락해주신 최원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은인이십니다!



2019 독서기록 043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 김민식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9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력은 그 잣대로 세상을 능히 읽고 이해하는 힘을 준다. 이정모 선생님 자연과학이 '인간사'를 능히 설명해 내고, 이명현 선생님 하늘 이야기는 '사람세상'을 말끔하게 읽어낸다. 번드르르한 말로 치장하지 않아도 그렇다. 그런데 인간도 동물이고, 사람사는 세상도 자연의 일부분이니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젠장 이건 또 무언가!!
영어공부로 세상을 읽는 사람이 나타났다.
영어'공부'에 대한 관점이 세상사를 마주하는 방법을 일러 주고, '영어공부' 방법은 주변환경에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내는 길을 제시한다. 비단 거기에 그치지 않고 '영어공부'로 돌아보는 삶은 읽는 이로 하여금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길까지 열어준다.. 세상에 '영어공부'가 세상을 읽는다.

그런데 똑같은 사람이 글쓰기로 나타났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냐고 시비를 걸더니, 이제 매일 아침 써봤냐고 문제제기를 한다. 기술적인 언급도 없진 않으나 그게 중심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글쓰기가 그냥 철학이다. 글쓰기를 얘기하는 듯 하며 '삶을 돌아보는 법''삶을 계획하는 법'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법'을 전해준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드디어 결정타를 날린다.
이번엔 여행이다. 한 술 더 떴다.
그래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영어공부나 글쓰기 보다 여행이 우리 삶의 모양과 더 가까우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주 부드러운 말투와 편안한 문장으로 변장해서 한 방씩 훅훅 날릴 때는 그냥 얻어 터지는 수밖에 없다.

이 작가 나쁘다.. 난 원래 읽어서 기분 좋은 아름다운 글 좋아하고, 내용 있고 수준 되는 글 읽으며 감탄하고 공감하면 충분한 사람인데 이 사람은 자꾸 뭘 해보고 싶게 만든다. 아니 정확히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모자란 인간인것 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

책 세권에 많이 무너졌다.
20년동안 영어책 한 권 외워보지 않고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나를 부끄럽게 하고,
남들보다 책도 좀 더 보고, 생각도 더 하며 산다고 우쭐했었는데, 그 동안 글 하나 남겨놓은 게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못들게 한다.
같은 곳을 참 많이도 다녀왔던데, 참 많이도 다르게 보고 느꼈다는 생각에.. '아, 나는 왜 이 모양일까' 그 누군가처럼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내가 만약 어느 날 영어책 한 권을 다 외우거나,
내가 만약 어느 날 블로그를 열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거나,
내가 만약 어느 날 자전거를 사고, 둘레길을 걷는다면
그게 모두 다 이 나쁜 '김민식스타피디작가' 때문이다.

나는 이 작가가 네번째 책을 낼까봐 진심 두렵다!!
아, 이제 그만 나를 괴롭히시면 좋겠다.

여러분! 뭐 하십니까?얼른 가서 이 책을 사지 않고!!

#내모든습관은여행에서만들어졌다 #김민식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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