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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KTX 타고 강릉 여행

by 김민식pd 2019. 4. 4.
작년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며, 결심했어요. '내 꼭 강릉에 다시 오리라, 그땐 경포해변에서 커피 한 잔 하리라.' 지난 주에 강릉으로 갔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선물, KTX를 타고요.



청량리에서 아침 7시 22분에 열차를 타면 강릉에 오전 9시 6분에 도착합니다. 운임은 19500원인데요. 4명이 타면 5만원에 간답니다. 강릉 가는 길이 빠르고 편해졌어요.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바다를 좋아합니다. 서울서 살면서 가끔 가까운 서해를 보러 가는데요. 재미가 없어요. 서해는 썰물이면 온통 뻘밭이라 파도치는 동해안 바다의 기개가 없지요. 



강릉역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안목 커피거리 가는 버스를 탑니다. 버스로 20분을 가면 종점이 나오고, 그곳이 바로 강릉 커피의 메카, 안목 해변입니다.

커피로 유명한 안목이지만, 저는 커피 보는 안목이 없어서... 그냥 경포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강릉 바우길 표지가 반겨줍니다. 드디어 이 길을 걷는군요.

작년에 자전거 전국일주 할 때, 이곳을 지나며, 바우길을 봤어요. 산책전용길이라 자전거는 출입금지랍니다. 강릉 해변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아요.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어요.

바닷가 데크길이 깔려 있기에 달리려고 보니 바닥에 자전거 금지 표식이 있었어요. 바우길은 산책 전용길이란 얘기에 아쉬웠어요. '다음엔 자전거 말고 걸어서 와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소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철썩 철썩, 파도 소리 들으며, 발 아래 자분자분 모래 소리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갑니다.

송정해변, 책읽는 벤치입니다. 이곳에서 책을 펼쳐놓고 읽으면 신선이 될 것 같아요. 

자전거로 왔을 때는 가지 못한 길을 이번엔 다 가봅니다. 


경포솔향기공원입니다. 아침 9시 50분에 걷기 시작했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 40분이군요. 해변 흔들의자에 앉아 10분간 쉽니다. <걷는 사람, 하정우>에 보니까 하정우씨는 50분을 걸으면 1교시 끝났다 하고 10분을 꼭 쉰답니다. 걷기를 수업 시간에 비유한 게 재밌었어요. 맞아요. 걷기는 공부입니다. 마음 공부, 몸 공부.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가 있군요.




경포 해수욕장입니다. 인적이 드문 봄 가을의 해변을 걷다 보면, 넓은 바다를 내것인양 누릴 수 있어 참 좋아요. 

 

경포해변 무인인증센터, 반갑네요. 작년에 이곳에서 자전거 전국일주 스탬프를 찍었거든요. 

조금 더 걸어 사근진해변까지 갑니다. 오전 11시 30분. 이제 오전 산책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습니다.


강릉경포물회란 곳에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먹습니다. 1만원입니다. 경포 해변 횟집 많은 동네에서는 15000원인데, 사근진은 좀더 한적한 곳이라 관광지 물가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15분 더 걸은 보람이 있네요. 

혼자 바닷가 도보여행을 할 때는 회가 당기죠. 그럴 때 저는 한적한 동네에 가서 회덮밥이나 물회를 먹습니다. 혼자 테이블 차지해도 덜 미안하고, 혼자 시켜도 부담없는 메뉴에요.

이제 경포호반을 따라 걷습니다. 저 멀리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이 보입니다. 저기서는 바다 전망과 호수 전망이 다 보이겠군요. 지형이 참 신기합니다. 바다에 딱 붙은 곳에 어떻게 호수가 만들어졌을까? 빙하기의 빙하가 녹으며 만들어진 호수랍니다. 빙하기라니, 상상도 안 되는 시절인데 말이지요.

호수 주변에 벚꽃이 폈어요. 4월 초에는 '경포 벚꽃 축제'가 열립니다. 1주일 전 모습이니, 지금쯤 벚꽃이 한창이겠지요. 

(경포 벚꽃 축제 기간을 놓칠까봐 바로 올렸어요. 일본 여행기는 강릉 여행 다음에 다시 이어갈게요~)

강원영동 MBC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진로 특강 요청이 왔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어요. 이 기회에 강릉에 가면 되겠구나! 강연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양양으로 갑니다. 다음날에는 양양에서 강연이 있거든요. 해질 무렵, 낙산해수욕장에 도착했어요. 

낙산 해변에 있는 '콘도텔 비치빌'입니다.

작년에 자전거 여행 할 때는 숙박비를 아끼느라 터미널 인근에 있는 모텔을 이용했는데요. 이번에는 출장을 겸해 왔으니 좋은 숙소로 갑니다.

7만원하는 6층 바다 전망 객실을 혼자 독차지합니다.  

저녁에는 여기서 멀리 파도 소리 들으며 책을 읽고, 내일 아침에는 동해안의 일출을 방에서 보려고요.

작년 가을, 자전거로 이곳을 지나가며 다음에는 걸어서 와야지 하고 결심했는데, 6개월만에 실천에 옮겼습니다. 마음 먹은 일을 쉽게 실천에 옮기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블로그 덕분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나 느낌도 글로 쓰면, 그 마음이 더 단단해집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블로그 여행기를 볼 때마다 그 순간의 설렘이 생생하게 되살아나고요. 언젠가 강릉 걷기 여행을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하면 막 즐거워집니다. 

마음 먹기와 글쓰기와 실천이 선순환을 일으키며 맞물려 돌아갑니다. 여기서 핵심 고리는 블로그지요. 블로그 덕분에 결심이 단단해지고, 실천에 동기부여가 생겼어요.

일상의 삶을 블로그에 쓰다보면, 감사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를 불러주시는 곳도 감사하고, 저를 만나러 오는 청중도 감사하고, 길에서 만난 인연 하나하나가 다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블로그에 감사 일기를 쓴 덕분에 삶이 더욱 즐거워졌어요. 이 즐거운 블로그 글쓰기, 여러분께도 권해드립니다~

블로그 글쓰기가 궁금하신 분은, 서점에서 <매일 아침 써봤니?>를 찾아주세요~^^

다음엔 양양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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