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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책 읽기의 효용을 높이려면

by 김민식pd 2019. 3. 21.

예전에 <메모 습관의 힘>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메모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또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고 저도 용기를 얻었지요. 그 책에 나오는 10개 장 중에는 '메모 독서'가 있는데요. 책을 읽고 핵심을 정리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대목이 가장 좋았는데 이번에 신정철 작가님이 '메모 독서'만 가지고 새로운 책을 내셨어요. <메모 독서법> (신정철 / 위즈덤하우스).

저자소개를 보면

'온라인 게임, 스윙 댄스, 사진, 와인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다가 최종적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에 정착했다. 책 읽기와 글쓰기야말로 가성비가 뛰어나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취미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애정하는 저자와 나와 닮은 점을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요. 저는 비디오 게임, 클럽 댄스, 홈 시어터, 와인 등을 즐기다 독서와 글쓰기에 최종 정착했거든요. 한때는 비디오 게임기를 제작 회사별로 다 사 모았어요. 플레이스테이션(소니), 위(닌텐도), 엑스박스(MS). 여동생이랑 둘이서 자취하던 20대, 저녁 먹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바로 밥상을 제끼고 클럽으로 달려갔어요. 춤 바람난 남매...^^ 홈 시어터가 유행할 땐, 거실에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수백장의 DVD를 수집하기도 했어요. 그랬던 제가 이제는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 삽니다. 나이 50이 되니 공부만큼 재미난 취미도 없어요. 내 삶의 의미를 남기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재미와 의미, 둘 다 얻는 취미가 바로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책 읽기를 즐기는 건 아니죠.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책값이 비싸서 책을 사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고, 일하느라 너무 바빠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돈을 쓰고 시간을 냅니다. 맛있는 음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책의 효과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책을 읽어봤자 삶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독서의 효과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는 동기가 생기지 않은 것이죠."

(위의 책 35쪽)

책을 읽다 이마를 쳤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독서의 효용을 실감했어요. 영어 소설을 미친듯이 읽은 덕에 통역대학원에 들어갔고, 다독하는 습관 덕에 방송사 시험에 합격했고, 나이 50에 작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것도 독서라는 취미 덕분이거든요. 

신정철 작가는 사람들이 독서의 효용을 못 느끼는 이유가, 1, 기억하지 못하고, 2, 생각하지 않고, 3, 글을 쓰지 않고, 4, 행동하지 않고, 5, 무언가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냥 눈으로 읽고 넘어가면 남는 게 없고, 남는 게 없으니 변화도 없는 거죠. 

메모 독서를 통해 위의 5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1. 오래 기억한다 (메모를 하니까) 2. 생각하는 독서를 한다 (나의 느낌도 메모를 하니까) 3. 글을 쓰게 된다 (메모에 살을 붙이면 글이 나오니까) 4. 행동을 이끈다 (목표와 계획을 적으니까) 5. 창조적인 일을 한다 (메모 독서를 통해 책 속 정보와 내 생각이 쌓이고, 축적된 생각의 재료는 아이디어로 이어지니까.)

책을 읽고 리뷰는 쓰고 싶은데, 막상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이시라면, 일곱가지를 순차적으로 적어보면 어떨까요?


독서 노트에 쓰면 좋은 일곱 가지

1. 독서 노트를 쓴 날짜, 책 제목, 저자

2. 중요 문장 (필사) (핵심 문장을 찾는다. 나와 관계 있는 문장을 적는다. 표현이 멋진 문장을 적는다.)

3. 필사한 문장에 대한 내 생각

4. 책을 읽으며 떠오른 질문

5. 책의 핵심 내용 요약정리

6. 책을 읽고 깨달은 것, 얻은 것

7. 실천 항목 (내 삶에 적용하면 좋은 항목)

(83에서 87쪽까지, 요약)


독서와 글쓰기, 둘 다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떤 일이든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빈도를 늘려야 합니다. 가볍고 술술 읽히는 책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체험해야 합니다. 어렵고 가독성도 떨어지는 인문 고전을 억지로 읽는 것보다는 에세이나 실용서 위주로 읽으며 위로나 효용을 느껴보셔도 좋아요. 

글쓰기를 연습하려면 책 리뷰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리뷰 쓰기는 독서도 도와줍니다. 저의 경우, 리뷰를 쓴 책은 기억에 남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은 잘 남지 않아요. 리뷰 쓰기, 쉽지 않지요.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중요한 건 쉽고 간단한 목표를 세우는 겁니다. 리뷰 한 편을 쓰기 힘들다면, 메모만 하세요. <메모 독서법>에 따라 간단한 메모를 하는 습관부터 기릅니다. 나중에 시간이나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메모에 살을 붙여 글을 완성합니다. 마음이 동하지 않을 땐 그냥 메모로 남겨둬도 됩니다. 급할 땐, 메모만 봐도 필요한 문장을 찾을 수 있고요. 메모만 해도 남습니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건, 결국 새로 만든 습관입니다. 책을 읽으며 메모하는 습관, <메모 독서법>으로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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