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메모 습관의 힘>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메모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또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고 저도 용기를 얻었지요. 그 책에 나오는 10개 장 중에는 '메모 독서'가 있는데요. 책을 읽고 핵심을 정리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대목이 가장 좋았는데 이번에 신정철 작가님이 '메모 독서'만 가지고 새로운 책을 내셨어요. <메모 독서법> (신정철 / 위즈덤하우스).

저자소개를 보면

'온라인 게임, 스윙 댄스, 사진, 와인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다가 최종적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에 정착했다. 책 읽기와 글쓰기야말로 가성비가 뛰어나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취미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애정하는 저자와 나와 닮은 점을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요. 저는 비디오 게임, 클럽 댄스, 홈 시어터, 와인 등을 즐기다 독서와 글쓰기에 최종 정착했거든요. 한때는 비디오 게임기를 제작 회사별로 다 사 모았어요. 플레이스테이션(소니), 위(닌텐도), 엑스박스(MS). 여동생이랑 둘이서 자취하던 20대, 저녁 먹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바로 밥상을 제끼고 클럽으로 달려갔어요. 춤 바람난 남매...^^ 홈 시어터가 유행할 땐, 거실에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수백장의 DVD를 수집하기도 했어요. 그랬던 제가 이제는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 삽니다. 나이 50이 되니 공부만큼 재미난 취미도 없어요. 내 삶의 의미를 남기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재미와 의미, 둘 다 얻는 취미가 바로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책 읽기를 즐기는 건 아니죠.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책값이 비싸서 책을 사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고, 일하느라 너무 바빠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돈을 쓰고 시간을 냅니다. 맛있는 음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책의 효과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책을 읽어봤자 삶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독서의 효과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는 동기가 생기지 않은 것이죠."

(위의 책 35쪽)

책을 읽다 이마를 쳤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독서의 효용을 실감했어요. 영어 소설을 미친듯이 읽은 덕에 통역대학원에 들어갔고, 다독하는 습관 덕에 방송사 시험에 합격했고, 나이 50에 작가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것도 독서라는 취미 덕분이거든요. 

신정철 작가는 사람들이 독서의 효용을 못 느끼는 이유가, 1, 기억하지 못하고, 2, 생각하지 않고, 3, 글을 쓰지 않고, 4, 행동하지 않고, 5, 무언가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그냥 눈으로 읽고 넘어가면 남는 게 없고, 남는 게 없으니 변화도 없는 거죠. 

메모 독서를 통해 위의 5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1. 오래 기억한다 (메모를 하니까) 2. 생각하는 독서를 한다 (나의 느낌도 메모를 하니까) 3. 글을 쓰게 된다 (메모에 살을 붙이면 글이 나오니까) 4. 행동을 이끈다 (목표와 계획을 적으니까) 5. 창조적인 일을 한다 (메모 독서를 통해 책 속 정보와 내 생각이 쌓이고, 축적된 생각의 재료는 아이디어로 이어지니까.)

책을 읽고 리뷰는 쓰고 싶은데, 막상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이시라면, 일곱가지를 순차적으로 적어보면 어떨까요?


독서 노트에 쓰면 좋은 일곱 가지

1. 독서 노트를 쓴 날짜, 책 제목, 저자

2. 중요 문장 (필사) (핵심 문장을 찾는다. 나와 관계 있는 문장을 적는다. 표현이 멋진 문장을 적는다.)

3. 필사한 문장에 대한 내 생각

4. 책을 읽으며 떠오른 질문

5. 책의 핵심 내용 요약정리

6. 책을 읽고 깨달은 것, 얻은 것

7. 실천 항목 (내 삶에 적용하면 좋은 항목)

(83에서 87쪽까지, 요약)


독서와 글쓰기, 둘 다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떤 일이든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빈도를 늘려야 합니다. 가볍고 술술 읽히는 책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체험해야 합니다. 어렵고 가독성도 떨어지는 인문 고전을 억지로 읽는 것보다는 에세이나 실용서 위주로 읽으며 위로나 효용을 느껴보셔도 좋아요. 

글쓰기를 연습하려면 책 리뷰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리뷰 쓰기는 독서도 도와줍니다. 저의 경우, 리뷰를 쓴 책은 기억에 남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은 잘 남지 않아요. 리뷰 쓰기, 쉽지 않지요.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중요한 건 쉽고 간단한 목표를 세우는 겁니다. 리뷰 한 편을 쓰기 힘들다면, 메모만 하세요. <메모 독서법>에 따라 간단한 메모를 하는 습관부터 기릅니다. 나중에 시간이나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메모에 살을 붙여 글을 완성합니다. 마음이 동하지 않을 땐 그냥 메모로 남겨둬도 됩니다. 급할 땐, 메모만 봐도 필요한 문장을 찾을 수 있고요. 메모만 해도 남습니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건, 결국 새로 만든 습관입니다. 책을 읽으며 메모하는 습관, <메모 독서법>으로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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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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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a0 2019.03.21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메모 습관의 힘'을 읽고
    메모에 관심을 가지고, 습관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인데요.
    '메모 독서법'도 읽어봐야겠네요.^^

  2. 아리아리짱 2019.03.21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그냥 눈으로 읽고 넘어가면 남는게 없고, 남는게 없으니 변화도 없다.'

    저도 올해 부터는 독서 노트를 적으며 책을 읽으니 독서 효용이 배가 됨을 몸소 느낍니다.
    블로그 글쓰기의 1개월 차인 저에게
    책 리뷰 쓰기의 7가지 순차적 방법은 정말 '꿀팁'입니다.
    <공즐세>의 영원한 싸부님이셔요!

  3. 꿈트리숲 2019.03.21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좋은 걸 말로 다 할 수 없고 직접 느껴봐야
    하는데. . . 이런 심정일까요? 저자와 피디님
    마음이요.
    저도 그렇습니다. 이 좋은 걸 제가 경험해보니
    두루두루 독서의 효과를 전파하고 있어요.
    신기하게 저도 오늘 독서관련 글을 발행했어요.^^

    책을 읽고 글을 쓰니 남는게 많고, 그리고 더
    실천하게 됩니다. 남들에게 말한 것이 거짓말이
    되지 않게 하려고요.
    독서의 힘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글쓰기의 효과는
    열번 말해도 입아프지 않네요.ㅎㅎ
    <메모 독서법> 꼭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4. 오달자 2019.03.21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와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
    빈도 늘이기! 정답입니다.
    제가 요즘 의도적 책읽기 프로젝트에 돌입한지 2주째 됩니다.
    "어른의독서" 라는 책을 쓴 작가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의도적 책읽기를 결심했다면 일단 100 일동안 35 권의 책을 읽어보라구요.
    그래서 100 일 후의 저의 변화 또한 기대해봅니다
    .
    "메모독서법"
    꼭 읽어 봐야겠어요 ^^

  5. WONI쌤 2019.03.21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보고, 효과도 알지만, 지속하기 힘들단게 단점.... 아 의지력 문젠가...10권쯤부터 포기 ㅜㅜ

  6. 하하하 2019.03.21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제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을 정확하게 아시고 이러한 가르침을 주시는지요?
    닥치는 대로 읽기만 하다가 책리뷰 글을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 지 이제 딱 한 달이 되었습니다. 써보니 제가 그동안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읽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핵심단어나 페이지, 짤막한 느낌을 빈 종이에 낙서처럼 적기 시작했는데, 오늘 글을 읽고나니 제대로 독서노트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곱 가지로 요약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7. 브릭 2019.03.21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 읽고 매번 잊어버리는게 아쉽고 아까워서 포스트잇 플래그 붙여둔 패이지를 에버노트에 메보해둡니다. 그러다가 블로그 리뷰쓰기도 시작했구요. 별다른 생활의 변화는 없지만 스스로 만족하고 충만한 느낌이 들더군요.
    저랑 비슷한 독서법에 대한 책이 나왔다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피디님 글이나 말씀하신 거에서 힌트를 얻은 적도 많았는데 이 책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8. 조안(助安) 2019.03.21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의 효과에 푹 빠져있는 일인입니다.
    얼마전 김민식 PD님 책(매일 아침 써봤니?)도 넘 잘 봤습니다.
    메모의 중요성~~간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9.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03.21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으면 그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사람은 나와 비슷한 부류라서 편하고요

    뭐든 안하는것보단 하는게 낫다를 절실히 알아가는 중이기에
    저 위의 3,4,5,6,7 해봐야겠습니당~~

  10. 은하수 2019.03.21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책 찾아 읽고 싶어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요약해서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그 말이 딱 맞는것 같아요. 그렇게 좋은 걸 알면 왜 안하겠어요. 효용을 잘 못느끼니 이핑계 저핑계..

    매일 책을 읽으시는 PD님 따라
    e-book이든 종이책이든 틈틈히 읽고 있습니다.
    책 읽은 후 블로그에도 남기는 습관을 가지려구요.
    책의 한부분이라도 좋은 부분을 기록에 남기면 나중엔 와~ 그 차이가 엄청날것 같아요.
    매일 읽고 쓰도록 먼저 몸소 실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 다정다감 2019.03.21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 부터는 책도 많이 보고 글도 쓰려고 작정하고, 1월부터 1주일에 2권이상은 읽었습니다.
    문제는 읽고나서 하루이틀만 지나도 내용이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헛 읽은거죠.
    그래서 재독을 하며 요약해서 글로 남겨보니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아요.
    오늘부터는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소개해 주신 7가지 형식에 맞춰 써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12. 비터팬 2019.03.21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학생 때에는 책 읽으며 핵심 구절, 와닿는 구절 등을 메모하는 일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그것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작가님 덕분에 새삼 예전의 취미를 떠올려보게 되었고, 영어 공부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기 위해 잘 읽히는 영문 에세이를 하나 골라서 메모하며 읽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듣기나 영화보기는 취미가 별로 없다보니 지속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ㅠ ㅠ

  13. 샘이깊은물 2019.03.21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고 떠오르는 단상이나 마음이 머물렀던 구절을 두서 없이 메모해두곤 하는데요. 메모를 좀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책 소개 감사드려요. 이 책을 계기로 메모 습관을 체계화 해볼래요. 메모 습관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리뷰를 쓰고 싶을 때가 올지도 모르겠네요. :)

  14. 섭섭이짱 2019.03.22 0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책 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위해
    읽 기를 제대로 하기 위해
    기 록하며 읽기.... 좋은 방법 같아요.
    의 식적으로 메모를 해야 읽고나서도 남는거 같더라고요
    효 과적인 독서법을 고민만하다가 매번
    용 두사미처럼 끝났는데.. 이제 메모하며 독서해봐야겠어요.

    p.s ) 신정철 작가의 독서법에 대한 다른 좋은 글 모음도 있네요. 관심있는 분들은 이글도 같이 보시길

    https://brunch.co.kr/@mindwatching#articles



  15. 황금돼지 2019.03.22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 노트에 쓰면 좋은 일곱 가지 !!
    정말 유용한 가이드라인 이네요.
    저는 예전에 책을 보면서 왠지 아까워서 ㅋ 책에 밑줄도 안긋고 깨끗하게 봤었는데요..
    나중에 지나고보니 기억에 남는게 없어서 요새는 밑줄도 긋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오래 간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작한 블로그에 책 리뷰도 올리고 싶은데 정말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 ^^;;

  16. Natanael 2019.03.22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을 읽으며 느낀게 읽고 난 후 몇달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고 그래서 공책에다 독후감을 썼지만 그걸로 끝 그러다가 제가 자주 하는 블로그에 기록을 남겼더니 가끔이라도 보게 되는거 같더라구요! 적어주신 일곱가이중 몇개는 이미 제가 하고 있는 거라 반가웠고 나머지 것도 실천해 볼게요!!^^

  17. 사철나무 2019.03.22 1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리뷰 쓰기도 시간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좋은 신문기사에 댓글 쓰는 것부터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