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월에 쓴 일기

겨울 내내 봄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3번째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여유로운 주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하필 원고 마감한 주말에 미세먼지가 심했어요. 눈물을 머금고 극장 나들이로 일정을 바꿨어요. 다시 날을 잡아 자전거를 타고 나가려니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더군요. 살짝 고민하다, 작은 우산을 가방에 넣어 나갔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완벽을 바라지 않아요.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면 끝끝내 하지 못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길 소망합니다. '어학 연수 가면, 영어 공부할 거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못해요. 어학 연수에 가서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영어가 금세 늘지 않거든요. 오히려 한국에서 회화책을 외운 사람이 어학 연수에 가면 빨리 늘지요. 이미 머릿속에 들어있는 영어 문장이 있고, 그걸 어떻게든 써먹고 싶은 동기가 있으니까요. 진짜 공부할 생각이 있다면 바쁜 와중에도 짬날때마다 해야 합니다.

진짜 운동할 생각이 있다면, 집에서 플랭크나 스쿼트라도 해야지요. 저는 우울할 때는 그냥 음악 틀어놓고 거실에서 춤을 춥니다. 그것도 운동이고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춤을 꼭 나이트클럽에서만 추는 건 아니더라고요. 

자전거를 타겠다고 마음 먹은 날은, 일단 나갑니다. 비 예보가 있어도요. 비가 오면 그때는 다리밑에 자전거는 세워두고, 우산 펴고 걸어서 집에 올 거예요. 

그날은 다행히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았어요. 역시 인생은,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2 

지난 주말에 쓴 일기


토요일 오후에 집에서 책을 읽었어요.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만보기 기록은 8000보가 찍혀있어요. 요즘 매일 하루 만보씩 걷습니다. 샤오미 미밴드로 꾸준히 기록중인데요. 연속 23일을 기록중입니다. 나가서 남은 2000보를 채워야 합니다. 예전에 주말 낮에 8000보가 찍힌 걸 보고, '저녁에 동네 한바퀴 돌면 되겠네', 했다가 깜빡 잊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보니, 연속 기록이 '오늘부터 1일'... 이제는 오후 6시 전에 만보를 채웁니다.

어디를 걸을까, 가까운 양재천을 걷고 싶었어요. 딜레마가 있어요. 양재천까지 걸어서 왕복이 2천보에요. 이럴 때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까지 갑니다. 기왕 2천보를 걷는다면, 양재천을 따라 걸으려고요. 자전거를 끌고 나갔는데, 바람도 선선하니, 날씨가 너무 좋은 거예요. 내친 김에 자전거로 한강까지 갔어요.

한강 시민 공원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돌아왔고요. 오는 길에 양재천 초입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잠깐 걸어서 1만보를 채웠어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2000보만 걸으려다, 자전거로 15킬로를 달리는 삶, 제가 좋아하는 삶입니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끝까지 가보는 삶이요.

 

#3

샤오미 미밴드로 만보기를 쓰면서 바뀐 일상. 어지간하면 걷습니다. 버스로 갈아타고 3정거장이라면 전철에서 내려서 그냥 걷습니다. 만보기에 숫자가 올라가는 게, 마치 통장에 잔고가 느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오늘 나의 일상은, 10년 후의 민식이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10년 후, 저는 여전히 일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운동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60대 노인이 된 김민식이 그러겠지요. 10년 전에 매일 하루 만보를 걷는 습관을 만든 덕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그때 샤오미 어플에는 연속기록 3000일이라는 숫자가 찍혀있길 감히 소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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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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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5.21 0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일상 얘기를 해주시니 반가운데요.
    역시 일상을 이렇게 건강하게 사시니 강연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거였네요.

    걷다 쉬다 타다 읽다...
    김민식 피디 멋지다
    만보 걷기 연속 기록 3000일 달성 가자 ^^


    #내모든습관은여행에서만들어졌다
    #저자와의만남신청시작
    #신간나온후첫강연
    #0613(목)_저녁07:30_홍대팟빵홀
    #신청은대형인터넷서점들에서모두
    #피디님보고싶으신분들
    #무조건신청하러고고고

    #언제어디서나편히게읽을수있게
    #전자책도바로출간

    • 김민식pd 2019.05.21 0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몇년째 이어지는 섭섭이님의 꾸준한 응원은, 정말 감동입니다!

    • 섭섭이짱 2019.05.21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3000 일 댓글 다는 그날까지 ~~~

    • 아리아리짱 2019.05.21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섭섭이 짱님은 제가 봐도 감동입니당!^^

    • 오달자 2019.05.21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쟈요~~
      섭섭이님 짱입니다요! ㅎㅅ

    • 뽀로로 2019.05.21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님 덕분에 김민식님 부천 강의 다녀왔어요. 감사합니다~

    • 은하수 2019.05.21 1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지난번에 섭섭이짱님이 PD님 일정 알려주셔서 오늘 구로구청 강의 잘 듣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PD님은 본 강의고 질의응답시간이고 간에 어쩜 그렇게 말씀을 감히 상상한 이상으로 잘하시는지 감탄만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닮고 싶어라ㅎㅎ
      오늘도 다~~ 귀한 말씀이었지만 특히 '불행은 내탓'을 해야지 남탓만 해서는 자기발전이 없다는 말씀이 뼈를 때렸습니다.
      PD님은 상상 그 이상으로 멋지신 분입니다!!

    • 김민식pd 2019.05.22 0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덕분에 달달한 딸기 음료도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블로그에서 댓글로 만나서 반가운 인연은, 강연 현장에서 직접 만나도 반갑더군요. 어제 정말 고마웠습니다!

    • 은하수 2019.05.22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커피는 잘 안드시니 제 취향으로;;^^
      2시간 동안 삶을 뒤흔들고 바꾸는 말씀을 들었는데 제가 감사드립니다.
      제 주변(?)에 이렇게 멋진 사고를 가지고 삶을 사시는 분이 계셔 영광이구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 아리아리짱 2019.05.21 0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바쁜 와중에 짬짬이'
    '우울 할 땐 춤을 춰!'
    '가볍게 시작 하지만 끝까지 가보는 삶'

    저도 걷기 적금 통장 개설 했구요. 미 밴드 창착 했습니당.^^
    피디님 뒤를 따라 오늘도 뚜벅 뚜벅!

  3. 세라피나장 2019.05.21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들으며
    출근준비
    어제 도착한
    새책
    89페이지 읽다
    행복하게 잠이 들었네요
    덕분에
    노안 핌계접고
    책장 넘기면서
    역쉬

    포항
    속초 구가
    동해안 7번 국도

    이번 여름
    움직여 볼려고
    자전거 아니라
    자동차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힘으로

    퇴직 10년
    견디어 봅니다

  4. 솔나비 2019.05.21 0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년 후 민식이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매일매일을 10년 후 저에게 보내는 선물인 하루하루를 만들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5. 꿈트리숲 2019.05.21 0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저 오늘 김민식 작가님의 세번째 책인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독서 후기를 썼는데요.
    가볍게 시작해서 끝까지 가시는 분이라고
    제가 썼었어요. 소오름!! ㅋㅋ

    전 책을 읽고 작가님의 세가지 습관을
    뽑아봤습니다.
    짠돌이 습관, 긍정, 그리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요.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했나 모르겠어요.ㅎㅎ
    오늘 후기쓰고 저자와의 만남도 신청했어요.
    너무 자주 본다고 놀라진 않으시겠죠~~
    3000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작가님을 따라서 저도 제 자신을 3000만큼 사랑해보려고요.^^

  6. 아솔 2019.05.21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걷기 좋아하는데 요즘 미세먼지때문에 걷는게 건강에 더 해롭진 않나 불안하더라구요~
    피디님 글을 읽으니 간만에 걷고 싶어지네요~

  7. 루시아 2019.05.21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나의 일상은,
    10년 후의 민식이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이 글이 저에게 딱 꽂혔습니다. 어쩜 이리도 표현을 잘하시는지...^^
    오늘 나의 일상을 귀하게 보람되게 보내겠습니다.
    저도 피디님처럼 10년후의 나에게 `선물`을 보내고 싶습니다.

  8. 보리랑 2019.05.21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0대 노인이라니요??? 요즘은 70 정도까지는 중년입니다!!! 통장 잔고 늘어나는거 축하드립니당~
    10년후를 준비하는 설계도 멋집니다.

  9. 하이사랑 2019.05.21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십니다. 어제와 오늘 날시가 너무 좋네요.. 많이 걷고 많이 통장 잔고를 늘려가시는 모습 본받겠습니다.

  10. 봄처녀 2019.05.21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같은 날씨 참 걷기 좋은데 생각만큼 걷게 안되요 ㅠㅠ 아침에 애 학교 데려다주고 차가지고 출근하니 저녁에 차를 두고 올 수도 없고^^:: 뭔가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저자와의 만남 가고프다~~

  11. 오달자 2019.05.21 2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샤오미 미밴드 사야겠어요~~
    핸드폰 어플은 좀 번거롭더라구요~^
    10 년뒤의 제 자신을 위해 걷기 통장을 만땅 채워놔야겠어요~
    10 년뒤~~ 그나마 50대라는거에 위안을 삼아야할까요~~^^
    언제 어디서든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삶을 사시는 피디님~~
    즤 집 영감 한번만 개조 시켜 주시면 앙대요? ㅋㅋ

  12. aqua81 2019.05.24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나가봅니다
    제목을 보고, 이끌려 글을 읽습니다

    월욜부터 저는 눈뜨지마자 운동복을 입고 출근 전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자 저도 일단 나가봅니다

    아침 운동이란 저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점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지만 그래도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어나 나갑니다

    아침에 나가보니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길이라는건 내가 정하기 나름이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아침에 눈뜨면 나가자는 것에 큰 목표는 세우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부지런한 삶을 만들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의 주제를 만들어 주셔서 저의 생각도 한번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피디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