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일단 나가봅니다

by 김민식pd 2019. 5. 21.

#1 

3월에 쓴 일기

겨울 내내 봄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3번째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여유로운 주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하필 원고 마감한 주말에 미세먼지가 심했어요. 눈물을 머금고 극장 나들이로 일정을 바꿨어요. 다시 날을 잡아 자전거를 타고 나가려니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더군요. 살짝 고민하다, 작은 우산을 가방에 넣어 나갔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완벽을 바라지 않아요.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면 끝끝내 하지 못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길 소망합니다. '어학 연수 가면, 영어 공부할 거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못해요. 어학 연수에 가서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영어가 금세 늘지 않거든요. 오히려 한국에서 회화책을 외운 사람이 어학 연수에 가면 빨리 늘지요. 이미 머릿속에 들어있는 영어 문장이 있고, 그걸 어떻게든 써먹고 싶은 동기가 있으니까요. 진짜 공부할 생각이 있다면 바쁜 와중에도 짬날때마다 해야 합니다.

진짜 운동할 생각이 있다면, 집에서 플랭크나 스쿼트라도 해야지요. 저는 우울할 때는 그냥 음악 틀어놓고 거실에서 춤을 춥니다. 그것도 운동이고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춤을 꼭 나이트클럽에서만 추는 건 아니더라고요. 

자전거를 타겠다고 마음 먹은 날은, 일단 나갑니다. 비 예보가 있어도요. 비가 오면 그때는 다리밑에 자전거는 세워두고, 우산 펴고 걸어서 집에 올 거예요. 

그날은 다행히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았어요. 역시 인생은,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2 

지난 주말에 쓴 일기


토요일 오후에 집에서 책을 읽었어요.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만보기 기록은 8000보가 찍혀있어요. 요즘 매일 하루 만보씩 걷습니다. 샤오미 미밴드로 꾸준히 기록중인데요. 연속 23일을 기록중입니다. 나가서 남은 2000보를 채워야 합니다. 예전에 주말 낮에 8000보가 찍힌 걸 보고, '저녁에 동네 한바퀴 돌면 되겠네', 했다가 깜빡 잊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보니, 연속 기록이 '오늘부터 1일'... 이제는 오후 6시 전에 만보를 채웁니다.

어디를 걸을까, 가까운 양재천을 걷고 싶었어요. 딜레마가 있어요. 양재천까지 걸어서 왕복이 2천보에요. 이럴 때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까지 갑니다. 기왕 2천보를 걷는다면, 양재천을 따라 걸으려고요. 자전거를 끌고 나갔는데, 바람도 선선하니, 날씨가 너무 좋은 거예요. 내친 김에 자전거로 한강까지 갔어요.

한강 시민 공원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돌아왔고요. 오는 길에 양재천 초입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잠깐 걸어서 1만보를 채웠어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2000보만 걸으려다, 자전거로 15킬로를 달리는 삶, 제가 좋아하는 삶입니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끝까지 가보는 삶이요.

 

#3

샤오미 미밴드로 만보기를 쓰면서 바뀐 일상. 어지간하면 걷습니다. 버스로 갈아타고 3정거장이라면 전철에서 내려서 그냥 걷습니다. 만보기에 숫자가 올라가는 게, 마치 통장에 잔고가 느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오늘 나의 일상은, 10년 후의 민식이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10년 후, 저는 여전히 일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운동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60대 노인이 된 김민식이 그러겠지요. 10년 전에 매일 하루 만보를 걷는 습관을 만든 덕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그때 샤오미 어플에는 연속기록 3000일이라는 숫자가 찍혀있길 감히 소망해봅니다. ^^



반응형

'공짜로 즐기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U2'가 온다!  (17) 2019.06.05
동네 뒷산의 미친 사람  (13) 2019.05.27
박은옥 선생님께 부치는 편지  (23) 2019.05.19
이러다 죽는 걸까?  (10) 2019.04.21
샤오미 미밴드 3 사용후기  (24) 201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