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독서를 즐긴 저는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게 꿈이었어요. 2012년 MBC 노조의 170일 파업 끝에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어요. 멘탈이 너덜너덜해졌죠. 이렇게 힘들 때는,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자. 6개월이면, 책을 한 권 쓸 수 있지 않을까. 망했을 때는 어떻게든 그 안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습니다. 정직 기간 동안 MBC 로비에서 노숙 시위하고, 삭발 농성하고, 단식 투쟁을 했는데요. 그 와중에도 틈만 나면 글을 썼어요.

그렇게 해서 낸 책, <공짜로 즐기는 세상>, 망했어요... ㅠㅠ 물론 2쇄까지 근근이 찍었으니, 아주 망한 건 아닌데...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없었어요. '징계를 받은 피디가 정직 기간에 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다!' 이런 전개를 내심 기대했거든요.

당시 그 책이 안 팔리는 걸 보고 안타까워하던 친구가 있어요. 입사 동기인 다큐 감독 김재환입니다. 제가 170일간 파업 투쟁하느라 고생하고, 책 역시 고전하는 걸 보고, 혼자 고민을 했나봐요. 어느날 저를 부릅니다. "형, 저 잠깐 봐요."

갔더니 <공짜로 즐기는 세상> 50권을 사서 책상에 쌓아두었더군요. 

"이렇게 좋은 책은 주위에 알려야해.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저자 싸인 좀 해줘요."


아........ 이런 친구였구나.....


7년의 세월이 흘렀어요. 얼마 전 김재환 감독의 새 영화 <칠곡 가시나들>이 멀티플렉스의 횡포에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요. '이렇게 좋은 영화는 주위에 알려야 합니다. 여러분이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러 와주세요.'

지난 금요일 저녁, 저 진짜 감동먹었어요. 영화관을 빼곡이 채운 90분의 모습을 보는 순간, 콧등이 시큰했어요. 티 안 내려고 명랑한 척 막춤도 추고 했지요. 소중한 금요일 저녁에 시간을 내어 달려와주신 블로그 독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날의 단체 관람 이벤트가 기사로 나왔어요. 


‘칠곡가시나들’ 멀티플렉스 횡포에 경종을 울리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885340.html

    

(기사를 보시려면 위 링크를 눌러주세요.)


그날 극장에 오신 어떤 분이 그러셨어요. 

"김민식 피디님 보러 왔다가 김재환 감독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네, 그날 오신 분들은 직접 확인하셨겠지만, 저는 감히 김재환 근처에도 못 가는 사람입니다. 진짜 멋진 사람이지요. 옆에서 기웃거리며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어요. 김재환 감독의 인터뷰도 소개합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885339.html


주말입니다. 근처에 롯데시네마나 예술영화관이 있다면, 찾아보실 수 있어요. 

<칠곡 가시나들>, 5월 가정의 달까지 쭉쭉 롱런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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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3.16 0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이 유독 영화가 잘되는 이유가, 한국사람들은 노는 방법을 몰라 삶에 재미가 없어서라네요. 그덕분에 돈 많이 벌었을텐데 아직도 배고파 하다니 좀 그렇네요.

    김재환 감독님 양심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두분 우정도 멋집니다~♡

  2. 2019.03.16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루치신 2019.03.16 0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영화의 감동이 남았네요
    훌륭한 영화를 많은분이 보셔야하는데요
    피디님 춤추는 모습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6월쯤 새책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4. 은하수 2019.03.16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날 달려 가고 싶은 맘에 금요일 아침부터 흥분되었었는데 PD님의 추천으로 이미 봤기 때문에 다른 분들 보시라고 양보했었던거 아시죠~?ㅋㅋㅋ
    아~그런데 PD님이 흥겨워 춤까지 추시고 김재환 감독님도 오셨었다구요?~ 눈 딱 감고 그냥 갈걸 그랬나~ㅋㅋㅋ
    그래도 전 제가 잘했다 생각합니다. PD님은 댓글부대 정모때 뵈면 되니까요(좀 참죠 뭐..ㅋ)~영어 잘해가지구요!!!

    SNS랑 안친했던 제가 <칠곡 가시나들> 영화평점에 글도 남기고 제 블로그에 딸과 함께 영화 봤던 소감도 올렸어요~
    그리고 블로그 쓰기는 다양한 주제로 매일 이어지고 있어요~ 요새 영어회화 외우랴 블로그 글쓰랴 아주 바쁩니다ㅋㅋ
    오늘 PD님이 공유해주신 기사 내용도 올려야겠어요!
    부모님께도 이 영화 보여드릴거랍니다.
    아~ 근데 엄마가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며칠 우실것 같네요ㅜㅜ
    엄마~! 외할머니~!ㅜㅜ

  5. 오달자 2019.03.16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금요일 피디님과의 칠곡 가시나들 함께 본 감흥은 아직 가시질 않습니다!
    두 분의 우정에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오늘 같이 날씨가 우중충할 때는 영화관이 딱이죠~~ ㅎ
    내 고향 칠곡 어머님들의 귀여운 모습 또 보러 가야겠어요~~~
    오늘은 가족들과 다함께요~~ ^^

  6. 책들려주는해밀 2019.03.16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칠곡가시나들 울 시부모님 모시고가서 함께 봐야겠네요
    김민식 피디님 인복이 많은 분이네요
    김재환감독님두요....^^
    ...........


    상영관을 찾아봤더니 너무 적네요.. ㅠㅠ
    제가 사는 안산에서는 상영하는 곳이 없군요.

  7. salmyusi 2019.03.16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홍보덕에 보고왔습니다.~

  8. 샘이깊은물 2019.03.16 1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좋은 영화 한 편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감독님 덕분에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도, 영화 배급에 관련된 불편한 진실도, 공영 방송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의 용기가 너무 빛났어요. 연대의 힘을 실감하며 조금이나마 동참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감사드려요!! 오월까지 쭉 쭈우우욱 달려보아요~~~!:D

  9. 아리아리짱 2019.03.16 1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할매들 처럼 동심의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를 쓰는 ' 알아가는 즐거움, 깨우치는 즐거움'으로 노년의 삶을 즐겁게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칠곡 가시나들> 5월8일까지 롱런으로 가~즈아!

  10. H_A_N_S 2019.03.16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력있는 분끼리 친하신가 봅니다ㅋㅋ 찾아보니 롯데시네마 서너 곳에 빼곤 CGV 메가박스는 찾아볼 수도 없네요. 시간 내서 한 번 봐야겠네요.

  11. 섭섭이짱 2019.03.16 2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주 장하고 싶은게 있으면
    말 보다는 행동을 하는 김민식 피디와 김재환 감독
    엔 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GV 토크에서 두분의 우정과 영화에 대한 얘기 듣고 뭉클했더라는....
    칠 곡 가시나들 영화 전국 방방
    곡 곡 남녀노소가 봐야 할 영화라 생각합니다.
    가 정의달 5월까지 롱런 가는걸로~~~~
    시 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을 다큐멘터리 영화
    나 는 이제부터 김재환 감독 팬이 되기로 ^^
    들 리시나요 이 함성소리.......꺄~~~~~아악

    김재환 감독님 힘내세요.. 파이팅~~~~~

  12. 꿈트리숲 2019.03.18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섭섭이짱님의 9행시 잘 봤어요.
    센스가 짱입니다요.^^

    다큐멘터리 영화라 추천하면서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반신반의 했는데, 의외로
    꼭 봐야겠다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사그라들지언정 절대 꺼지지만 않는다면
    장기 흥행 보장될 겁니다.
    피디님의 진심이 그날 단체관람한 모든 분들께
    잘 전해져서 널리널리 퍼지고 있거든요.

    민들레 홀씨는 연약하고 힘이 없지만 어딘가
    터를 잡으면 어떤 꽃보다도 생명력이 강하다는 걸
    꼭 보여줄거라 기대합니다.
    김민식 피디님, 김재환 감독님, 그리고 칠곡가시나들
    주연배우 분들 모두모두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13. 마이신 2019.03.18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칠곡가시나들 잘 만나고 왔습니다.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네요.
    그리고 두 분의 뜨거운 우정도 참 보기 좋았고
    한편으로는 부럽고 그랬습니다.
    저도 주변분들에게 열심히 홍보 중인데
    칠곡가시나들 9회말 만루홈런같은 일이 일어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