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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이스탄불 트램 여행

by 김민식pd 2019. 2. 26.
2018 터키 여행 12일차 (마지막 편입니다.)

이스탄불에서 5일간 머물렀어요. 볼 게 많은 도시라 지루할 새가 없네요. 초반 3일은 꼭 봐야 할 곳을 중심으로 보구요. 마지막 2일은 한가한 여행자로 삽니다. 유람선을 타고 인근 섬을 돌아보거나 전철을 타고 도시를 돌아보지요. 마지막 날 여행 컨셉은 이스탄불 트램 여행입니다. 트램을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갑니다. 

트램은 지상을 달리기에 도시 구경을 할 수 있고요. 버스와 달리 독서도 즐길 수 있어요. 이스탄불에도 관광객을 위한 1일 투어 버스가 있어요. 관광 버스를 타면 외국인만 봐요. 저는 현지 대중교통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그곳 사람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요. (가격이 저렴하다는 건 덤이고요. ^^) 

종점인 카바타스 역에서 탔어요. 종점에서 타면 앉아서 갈 수 있죠. 경전철이니 바깥 풍경을 보는 게 지루하면 책을 읽어도 되고요. 

바깥 풍경을 보다 커다란 쇼핑몰이 보이더군요. 근처 역이름을 기억해둡니다. 종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렀어요.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쇼핑몰입니다. 여느 쇼핑몰과 비슷해요. 프랜차이즈들이 많아 세계적인 규격화가 이루어지는 곳이죠.

이스탄불 대학 정문입니다. 대학가라 그런지 20대 아가씨들이 눈에 띕니다. 지정학적으로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라 그런지 이국적인 외모의 매혹적인 미녀가 많습니다. 얼굴을 검은 히잡으로 감춘 무슬림 여성도 많아요.

모스크에서는 남녀 분리가 엄격합니다. 종교는 인간의 본능을 통제하려 합니다. 인간이 성욕을 절제하기 힘들거라 생각하기에 아예 분리하고 감춥니다. 욕망의 추구는 끝이 없거든요. 절제에 답이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돼지 고기를 금하고, 성교를 금하고, 약물을 금하지요. 

제가 평소 술 담배 커피를 안한다고 하면, 교회에 다니느냐고 묻는 분도 있어요. 저는 신앙인이라기보다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 공부 끝에 내린 결론이에요. 인간은 유혹 앞에 약한 존재더라고요. 욕구를 채우는 것에는 끝이 없어요. 결국 중독으로 가더군요. 절제하며 사는 삶에 낙이 있습니다. 


트램을 타고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다보니, 이스탄불의 다양한 표정을 봅니다. 탁심이라는 상업지구를 지나 관광객으로 가득한 슐탄메흐메드 관광지를 거쳐 대기업 사옥이 가득한 신도심을 지나 반대편 종점에 이릅니다. 종점은 거주구역입니다. 대형 마트와 학교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보여요. 여기 아파트는 디자인과 색상이 각양각색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신축, 개축, 증축한 도시라 그래요. 서울 강남의 경우 논밭을 갈아 순식간에 아파트 단지로 만들었어요. 그러니 외양이 다 비슷비슷하죠. 

여행 마지막 날이니 다시 그랜드 바자에 들러 아이들 줄 기념품을 삽니다. 

이제 슐탄 메흐메트 광장으로 갑니다.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에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혼자 다니는 자유 여행은 이게 좋아요. 한번 보고 마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곳은 몇번이고 다시 갈 수 있어요.

아야 소피아 가는 길에 있는 히포드롬, 로마 시대 전차 경주장으로 관객 10만명을 수용한 광장인데요. 지금은 오벨리스크들만 남았습니다.

광장 한쪽에는 독일 분수, 저먼 파운틴이 있습니다.

다시 종점으로 가서 이제 탁심 인근 바닷가를 산책합니다. 

이곳은 돌마바흐체 궁전입니다.

입장료 90리라라는 안내에 내부 관람은 바로 포기합니다. 여기서 영화를 6편 볼 돈인데!

바다 전망이 좋은 야외 카페도 있는데요.  외부에 메뉴가 없는걸 보니 비쌀 것 같아요. 가격 경쟁력에 자신이 있는 가게라면 앞에 메뉴를 걸어놓거든요. 일단 앉아서 주문을 하라는 거죠. 앉고 난 다음에는 가격을 보고 나가기가 쉽지 않으니까. 이럴 때 저는 바로 포기합니다.


외관은 공짜니 그냥 주위를 빙 돌아 산책을 즐깁니다. 세상에는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이를 테면 공원 같은 곳? 지도를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 있네요. 그곳으로 산책을 갑니다. 궁전이고 카페고 필요없어요. 저는 공원을 좋아합니다. 공원이라는 말 자체가 '공공의 정원' 모두를 위한 정원 아닌가요?
공공재가 공짜라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데요. 모든 걸 돈주고 사는 습관, 그게 자본주의가 우리를 길들이는 가장 무서운 중독입니다. 공부도, 경험도, 공짜가 더 좋아요. 공짜로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돈 내고 하지 말아요. 

바닷가 정원의 벤치에 앉아 바다 전망을 즐깁니다. 

큰 돈 들이지않고 즐긴 터키 여행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다음엔 늦둥이와 함께 떠난 2019 일본 육아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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