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기능을 끄고 찍는 순간,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육안으로보면 그냥 캄캄한 지하실이에요.
입이 딱 벌어집니다. 로마 시대에 만든 저수 시설입니다. 세상에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시설을 지하에 만들 생각을 다 했을까요? 로마인들의 물에 대한 집착은 놀라워요. 로마 여행 가서 가장 놀란 건 물을 나르기 위해 만든 수도교였어요. 산에서 물을 도시로 나르기 위해 만든 거대한 지상 수로.
로마 제국의 수도교 (위키 피디아 자료 사진)
생각해보면 문명이 발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물입니다.
위키 백과의 소개에 따르면...
예레바탄 사라이(터키어: Yerebatan Sarayı)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동로마 제국 시대의 지하 저수지로, 그 뜻은 ‘땅에 가라앉은 궁전’이다. 바실리카 시스턴(Basilica Cistern)이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하 궁전은 현존하는 동로마 제국의 저수지 가운데서도 이곳이 가장 최대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이스탄불 역사지구의 한 축으로서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으며,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아야 소피아로부터 맞은편 방향으로 디반 욜루의 맨 위쪽 부근에 위치해 있다. 지하 궁전은 1987년에 수백 년 동안 쌓인 진흙과 폐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면서 복원되었다. 본래 황실 수도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에 공사를 시작하여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인 532년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지하 궁전의 위치는 본래 황궁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었지만 오스만 제국 시대에 폐쇄되었다.
오늘날 이곳은 대성당처럼 336개의 둥근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천장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빛을 발산하는 지하실 형태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아직도 어느 정도의 물이 담겨 있는데, 이 위로 세워진 다리는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이다. 대단히 인상적이기 때문에 영화 세트로 쓰이기도 하고, 이스탄불 예술 비엔날레 기간 동안에는 시청각 시설로 쓰이기도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눈을 꼭 감고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데요. 어쩌면 그렇게 견디는 시간도 인생의 일부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으스스한 지하세계를 나와 밝은 지상으로 향합니다. 왁자지껄 밝고 활기찬 곳으로...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입니다. 동대문시장같은 곳인데요.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 시절, 카라반의 종착지였어요. 학교에서 물건 내다파는 바자회 한다고 할 때, 바자의 어원이 이슬람어로 시장을 뜻하는 바자랍니다.
1461년에 세워진 시장이랍니다. 이스탄불에서는 시간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해요.
돌아다니며 아이쇼핑하는 맛이 있어요. 카펫이며, 기념품이며, 골동품이 많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헌책방 골목입니다. 역시 책벌레는 책냄새를 잘 맡아요.
M2라는 전철 노선을 타고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를 찾아갑니다.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보면 바다 건너 모스크가 보여요. 말인즉 이 모스크에서 보면 전망이 좋다는 뜻이겠지요.
자원봉사자가 회당에 대해 영어로 설명을 해줘요. 터키 여행 와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어요. 대단한 문명을 일군 사람들이에요. 이런 문명은 전쟁과 폭력보다 평화와 화합 속에 이뤄집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유대인이나 크리스천을 포용하기도 했고요. 우리가 이슬람하면 폭력을 연상하는 건 미국 영화 탓이 크죠.
이스탄불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모스크가 많아요. '박세리 효과'가 아닐까요? 아야 소피아를 보며 자란 사람들이니 커다란 건축물을 짓는 것도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누군가 해내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 보고 꿈을 키우는 이들이 생겨나요. 그게 지금 LPGA를 한국 선수들이 장악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에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런 이들이 세상을 바꾸니까요.
노는 것도 삶의 일부거든요. 노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 여긴다면 노는 걸 경원시하고, 놀 때 죄책감이 생기지요. 유배 시절 마음먹었어요. '저들은 내게 일을 주지 않는 것을 형벌이라 여기겠지만, 나는 이것을 상으로 받아들이리라.' 덕분에 놀 때 죄책감없이 즐겁게 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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