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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아이 어른을 위한 오다이바 여행

by 김민식pd 2019. 3. 22.
2019 일본 여행 2일차

오늘은 민서랑 오다이바에 가는 날입니다. '유리카모메'라는 오다이바 모노레일을 탑니다. 자동운전이라 운전석이 따로 없어요. 맨 앞칸에정면 풍경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오다이바에는 일본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에 나온 레인보우 브릿지가 있지요.

오다이바 해변공원역에 내려 바닷가로 향합니다. 1월 중순, 겨울 방학 중에 떠난 여행인데, 동경은 생각보다 따뜻요. 모래놀이를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 저 뒤로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는 군요. 

패들 보드를 타는 이도 있어요. 1월에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니, 그만큼 날이 좋다는 뜻이겠지요.

오다이바에는 쇼핑몰이 많은데요. 그중 우리가 가는 곳은 조이폴리스라는 대형 오락실과 레고랜드가 있는 DECKS 건물입니다. '저팬 와이파이 커넥트 앱'을 깔면 무료 와이파이 연결이 됩니다. 마님에게 민서가 바닷가에서 노는 사진을 보냅니다. 데이터 로밍 안해도 아쉽지가 않아요. 역시 짠돌이는 돈 내고 하는 걸, 공짜로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숙소를 부킹닷컴으로 예약했는데요. 요즘 호텔 예약 사이트는 관광명소 입장권 판매도 같이 하나봐요. 아이랑 일본 여행을 간다고 했더니 메일로 레고랜드 할인 쿠폰을 보내줬어요. 원래 입장료가 2500엔인데 1500엔에 입장했어요. 

민서는 레고 마니아에요. 나중에 크면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에 가서 레고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덴마크어도 공부하고 막 그래요. 요즘은 어학 학습 어플이 잘 되어 있어 영어 앱 중에는 덴마크 회화를 가르쳐주는 것도 있더군요. 그런 민서를 위해 가장 먼저 간 곳이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인데요. 

레고로 자동차를 만들어 레이싱을 하는 빌드 앤 테스트 코너.

레고로 만든 도시에, 닌자고 3D 영화관에, 실내 롤러코스터까지 나름 다양한 놀이시설이 있었는데, 민서의 반응은 시무룩했어요. 규모가 너무 작아 기대에 못 미쳤나봐요. 

예전에 말레이시아 레고랜드를 갔던 적이 있어요. 

이건 6년 전 민지고요.

6년 전 조카 한얼이와 민지, 민서. 

말레이시아 레고랜드는 야외 테마 파크라서 규모가 큰데, 오다이바에 있는 건 실내 시설이라 좀 작아요. 어린 아이들이 많아 민서는 유치하다고 느꼈어요. 어쨌든 실내니, 혼자 마음껏 돌아다니게 놔둡니다. 그동안 저는 전자책을 읽으며 놀지요.

놀고 난 후, 아쿠아시티에 있는 디즈니스토어로 갔어요. 여기서 디즈니랜드 티켓을 미리 삽니다. 


메뉴 선정이나 놀이 기구 선정에 있어 주로 아이의 의견에 따릅니다. 
"점심은 뭐먹을까?" 물어보니 민서가 장난삼아 "라면!" 하더군요. "그래, 그럼 라면 먹으러가자."하고 손을 잡고 끄니까, 갑자기 아이 눈이 휘둥그레~ 

"라면 먹었다고 하면, 엄마한테 죽어!" 

"괜찮아." 

씩 웃고는 호기롭게 아이 손을 잡고 라면국기관으로 갑니다. 

네, 이곳은 오다이바의 명물, 라멘국기관, 다양한 라면 가게가 한 층을 가득 채운 곳입니다. 라면 가게가 많은데요, 일단 줄이 긴 가게에 가서 우리도 줄을 섰어요.

돈코츠 라멘. 한입 먹은 민서... 

"이거 라면 맞아?" 

"응, 이게 원래 오리지널 일본식 라면이야."  

속은 듯한 표정의 민서. 

"역시 라면은 편의점 라면이 최곤데..."

오다이바의 명물, 다이버시티를 찾아갑니다. 실물 크기의 건담이 있는 곳이에요. 혼자 흐뭇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고 있으니 민서가 묻습니다.
"아빤 아직도 로봇이 좋아?"
"그럼!"

후지 TV 사옥에 갑니다. 96년 MBC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일본 연수를 와서 방문했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가 신입사원 전체가 해외 연수를 간 유일한 기수인가 그래요. 다음해에 IMF가 터졌거든요. 



후지 TV 사옥에는 일반인을 위한 견학 코스가 잘 되어 있어요. TV 프로그램 굿즈 기념품샵도 좋구요. 저는 드래곤볼 피겨 선물 셋트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렸어요. '이걸 살까, 말까?' 민서가 또 놀려요.

"아빠 드래곤볼 좋아해?"

"응... 완전 좋아해..."

"6학년 남자애들도 이젠 유치하다고 안 보는 건데...?"

"걔들이 드래곤볼의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래."

심각한 저의 표정에 민서는 '우웩'합니다. 이럴 땐 진지하게 한마디하지요.

"민서야, 아빠가 민서 레고 갖고 노는 거 가지고 뭐라고 안 그러지? 뭔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할 수 있어야해."

"그래도 아빠 나이에 드래곤볼은 좀 너무했어."

초등학생 딸의 말이 뼈를 때립니다. ㅋㅋㅋ

오다이바의 쇼핑몰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도요타의 자동차 테마 파크인 메가 웹. 자동차 매니아라면 한번 찾아볼만 합니다. 저는 공짜라서 찾아갔고요. ^^ 레고랜드, 후지 TV, 디즈니스토어 등,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곳이 많아 들른 오다이바, 어른인 저도 재밌게 놀다 갑니다.  

 실물 크기의 건담을 본 것만으로도! ^^

오다이바 해변공원의 바다는 파도가 없어 잔잔해요. 민서가 "여기 바다 맞아? 호수 아냐?" 하고 묻더군요. 바다라고 말해줬는데 안 믿기나봐요. 갑자기 주저앉아 바닷물을 손가락에 찍어 맛보더니 "우웩, 짜! 바다 맞네." 합니다.

어른의 말을 무조건 믿는게 아니라 스스로 확인하는 것. 이게 성장 과정이지요.

이제 내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 디즈니랜드 나들이 갑니다. 

민서보다 왜 제가 더 신날까요?

다음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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