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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일본으로 가는 육아 여행

by 김민식pd 2019. 3. 19.
2019 일본 여행 1일차 

지난 겨울 방학에 민서와 둘이서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민서는 늦둥이라 언니랑 나이 차가 있어요. 큰 아이는 이번에 고3 수험생이 되었고, 민서는 이제 초등학교 6학년 올라갑니다. 이럴 때 둘째가 손해를 좀 봅니다. 큰 딸 민지는 초등학교 시절 가족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요. 민지가 수험생이 되자 여행을 못 갑니다. 몇년 전 민서랑 저랑 둘이 발리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첫날밤부터 민서가 울었어요. 엄마 보고 싶다고. 아내는 공부하는 큰 딸 보느라고 남았거든요. 이후 몇 번, 민서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으나 엄마가 안 가면 싫다고... ㅠㅠ 그렇다고 고교생인 큰 딸만 두고 가족 여행을 갈 수도 없어 난감했지요. 
아이가 부모 뜻대로 안 될 때는 어떻게 할까요? 친구라는 행운 찬스를 기다립니다. 작년에 민서네 반에 일본에서 살다온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일본에 다녀올 때마다 귀엽고 예쁜 학용품을 가져와 자랑을 했나봐요. 민서가 무척 부러워했어요. 집에 와서 일본 이야기를 하기에 '이때다!' 싶어 얼른 물어봤지요. '민서야, 그럼 겨울 방학에 우리도 일본 갈까?' 좋다고 하더군요. 아, 벌써 아빠보다 친구의 영향을 더 받는 나이가 되었어요. 그래서 방학에 둘이 일본에 갔습니다.

김포 하네다 항공권을 끊었어요. 집에서 갈 때도 편하고, 도쿄 시내 들어갈 때도 빠르거든요. 김포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카드게임을 했어요.

'우노'를 하는 민서의 심각한 모습. '바비 인형 우노 카드 세트' ^^ 

하네다에 도착해서 모노레일을 타고 숙소로 가는 길에 어디서 부릉부릉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보니까...


거리에서 고카트를 타고 줄을 지어 달리는 어른들의 모습!

동물 인형 옷이나 슈퍼 히어로 코스튬을 입고 고카트로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민서가 신기해했어요. 

"민서야, 아빠는 일본에 여행 오는 걸 좋아해. 왜냐하면 이곳에는 아빠 같은 덕후들이 많거든. 무언가를 좋아하고, 남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아빠가 좋아하는 만화랑 게임도 일본에서 만든 게 많아."


숙소는 2년 전, 서머소닉 뮤직 페스티벌을 보러 왔을 때 묵었던 하마마츠초의 호텔로 잡았어요. 하네다 공항 가는 모노레일 종점 부근입니다. 근처에 JR 선 하마마츠초역도 있고, 다이몬 역도 있어요. 오다이바 모노레일역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요. 예전에 와 본 곳이라 여길 또 잡았어요. 아이나 노인을 모시고 여행 갈 때는 가급적 가 본 적이 있는 숙소로 갑니다. 여행 첫 날부터 캐리어 끌고 모르는 거리를 헤매면 힘들거든요. 평소에는 혼자 모험을 즐기지만, 따님을 모시고 온 여행에서는 함부로 모험하지 않아요. 최대한 편하게 모십니다.

짐을 숙소에 부린 후, 전철을 타고 도쿄역으로 갑니다.

도쿄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황궁이 있어요. 

히가시교엔을 보고, 일본식 정원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는데, 하필 그날은 일반 공개가 안 되네요. 아쉽지만 신주쿠로 발길을 옮깁니다.

일본은 가까워서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달랩니다.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청 45층 전망대에 올랐어요. 보통 전망대는 유료 시설인데, 이곳은 무료입니다.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아이와 끝말잇기도 하고 묵찌빠도 하며 놉니다. 

"여긴 줄이 왜 이리 길어?"

"응, 공짜라서 그래."

"으이그, 역시 아빠는 짠돌이."

"아빠가 그렇게 아낀 돈으로 너 맛있는 거 사주고 좋은 데 데리고 다니잖아."


신주쿠 야경을 보며 돌아다니다 숙소로 돌아옵니다. 보드게임 '루미큐브'를 하며 놀다 잠이 들어요. 첫날부터 무리하진 않습니다. 아빠 욕심에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 애가 힘들어 할 수도 있거든요. 


예전에 여행기를 올렸을 때, 여행할 땐 무거운 DSLR 카메라보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낫다고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그래서 작고 가벼운 캐논 EOS M100을 샀습니다. 연말에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응모했다가 백화점 상품권 5만원에 당첨되었어요. 짠돌이에게 이런 대박 행운이! ㅋㅋㅋ 아이랑 여행 할 때, 미러리스 카메라가 좋네요. 한 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 가방을 메어도 카메라가 작고 가벼워 부담이 없습니다. 아이랑 여행할 때는 짐이 가벼운게 중요하더라고요. 여차하면 아이를 안고 뛰어야 하니까요.

여행 갈 때 데이터로밍을 하지 않고 와이파이 환경에서 띄운 지도를 화면 캡처한다고 올렸더니, 어떤 분이 GPS 지도 정보는 휴대폰에 저장이 되니 와이파이 환경에서 가고 싶은 곳을 지도로 검색해두면 데이터가 없는 곳에서도 지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꿀팁을 주셨는데요. 가서 확인해보니 정말 되더군요. 데이터 로밍 없이 어디서든 지도를 볼 수 있어 편했어요. 두 분 다, 정말 고맙습니다! 서로서로 배우는 '공즐세' 학당!

일본 육아 여행기, 본격적인 이야기는 2일차부터 시작됩니다. 

짠돌이 아빠와 모험 소녀의 일본 대 탐험,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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