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인생의 모든 것을 연애에 걸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의 연애 전략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였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미리 조건을 정하는 사람이 있다. 종교는 뭐, 키는 얼마 이상, 월소득은 얼마 이상... 이거, 배부른 흥정이다. 세상에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데, 거기에 심지어 제한까지 두나? 난 맘에 들면, 다 만났다. 

학교 후배를 만났는데, '그래서 오빠는 종교가 뭐에요?'라고 물어보면, 난 항상 이렇게 답했다. 
'너는 뭔데?'

만약 상대가 기독교라고 하면, 이렇게 답한다. '나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님 말씀이 참 좋아서, 열심히 다녔는데, 요즘은 자주 못가네? 너 다니는 교회 목사님 말씀은 어때? 같이 가볼까?'
만약 상대가 카톨릭이라고 하면? '우리 어머니가 명동 성당에서 세례 받으셨잖아. 세례명 마리아셔. 내 로망이 뭔지 아니? 성당에서 결혼식 하는 거야.'   
만약 상대가 불자라고 하면, 간단하다. '우리 할머니가 절에 가서 3000배해서, 우리 아버지 낳으셨잖아. 우리집은 대대로 불교야.' 라고 답한다.

사실 뒤져보면,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에 교회 안 가 본 사람 없고, 친척 중에 성당 다니는 사람 한 둘은 있고, 3대 정도 올라가면 선조 중에 불자 아닌 사람 없다.
 
무슨 종교가 그렇게 줏대가 없냐고? 뭐, 줏대가 없기보다 그만큼 절박했다는 얘기겠지... 연애가...
좋게 해석하자. 인류애, 박애정신, 뭐 이런거다. 절대, 바람끼 아니다! ^^

'좋은 사람 있는데, 소개팅 시켜줄까?' 하고 물었을 때, '전 종교가 같은 사람만 만나요.'라고 하면, 이렇게 말해준다. '네가 만나봐서, 정말 좋은 사람이면, 그 사람이 믿는 종교가 뭔지, 한번 알아보고 싶지 않을까? 아님 그 좋은 사람을 네가 믿는 신앙으로 인도할 수도 있는거고, 응?'

종교를 맞춰가는 과정, 너무 힘들지 않냐고? 연애 하면서 그 정도 공도 못 들이나? 사람 하나 얻는 일인데 말이다.
 
난 모든 종교의 가르침을 다 공부했다. 89년, 신병 훈련소 시절에는 영어 성경을 완독했다. 왜? 책도 읽고 영어도 공부하고 싶은데, 신병 훈련소에서 읽어도 혼나지 않는 유일한 책이 성경책이었다. 고로 영어 성경 완독했다. 94년, 통대 입시를 준비하는데, 한자 시험이 자신없었다. 그래서 김용옥 선생이 강의하시는 도올서당을 다니며, 논어를 통독했다. 졸업 시험이 논어를 한문으로 통째 쓰는 것이었다.  96년에는 주일마다 소망 교회 곽선희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성경을 공부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인생사는 교훈을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회를 다녔다. (절대 압구정 소망교회에 예쁜 여신도가 많다는 소문에 간 건 아니다.) 그러다 98년 지금의 집사람과 교제를 시작했는데, 장모님이 독실한 불자셨다. 요즘은? 장모님과 큰 스님들의 책을 공유하며 불경을 공부한다. ^^
 
내가 생각하는 종교 생활의 정의는 단순하다. 신앙 생활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스승님을 모시는 일이다. 수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에 의해 계승된 가르침, 종교는 우리 인류가 가진 최고의 문화 유산이다.

우리에겐 늘 멘토가 필요하다. 종교 지도자의 역할은 사회의 멘토다. 옛 성현의 가르침을 우리 시대의 언어로 풀어내는 역할 말이다. 요즘 법륜 스님이 진행하시는 '청춘 콘서트'나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은, 그런 점에서 우리 시대 최고의 배움터이다. 

법륜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벗'이라는 방송사 PD나 작가, 배우들의 모임이 있다. '길벗'에서는 10월 25일 저녁 7시, 여의도 사학연금회관(5,9호선 여의도역 1번출구)에서 법륜 스님을 모시고, 평소 방송 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여쭙고 스님의 답을 듣는 시간을 가진다.

'희망 세상 만들기' 강연의 일환으로 준비된 일반 공개 행사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오시기 바란다. 6시 30분에서 40분 사이, 강연장 입구에 나도 수줍게 서 있을테니, 혹시 오시는 분이 있으면, 아는 척 해주시길...^^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공짜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누구나 멘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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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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