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제 출장 왔다. 행복한 영화 축제의 바다로 풍덩! 간만에 영화 얘기, 하나.
어제 부산 와서 처음 본 영화는 'I am'이다. 제목, 참 심심하다.
이 영화에 끌린 이유는 감독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영화의 거장이다. 톰 섀디악 감독은 '에이스 벤추라'를 만들며, 무명 코미디언 짐 캐리를 영화계 최고 스타로 등극시킨다. 많은 이들은 짐 캐리의 출세작이 '마스크'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난 '에이스 벤추라'라고 주장한다.
이후 톰 섀디악 감독은, '너티 프로페서', '라이어 라이어', ' 브루스 올마이티' 등 재미난 코미디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그러다, 이 감독, 어느 순간 사라진다.
알고 보니, 몇 해 전, 자전거로 산을 타다 큰 사고를 겪는다. 심각한 뇌진탕에 활동 장애까지 겹쳐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다 한 순간, 마음을 고쳐먹고, '기왕에 죽을거 마지막 순례여행을 떠나자'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세계를 돌며 석학과 우리 시대 지성을 만난다. 데스몬드 투투 주교, 하워드 진, 노암 촘스키를 만나 카메라를 들고 묻는다. "What is wrong with the world?" 세상은 무엇이 잘못 되었고, 우린 무엇을 해야하나?
그가 만난 이들이 들려주는 얘기.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사람에게 누군가 따뜻한 차와 먹을 것을 준다면, 그는 당장 행복해 질것이다.
차 한 잔과 빵 하나에 행복해진다면, 그럼 차 100잔과 빵 100개를 가진 사람은 100배 행복해지는가?
아니다. 생존에 필요한 수준 이상부터는 단순한 탐욕이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그 단순한 진리를 우린 잊고 산다
우린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원하며 경쟁에 찌들어간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가 소비지향의 문화로 빠져드는 이유는, 미국 문화의 영향이다.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이 소유하려는 미국 문화 때문에 세상이 병드는 것이다.
그럼, 그러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What is wrong with the world?" -세상에 무엇이 잘못되었나?-에 감독은,
"I am." -내 탓이오.- 라고 답한다. (심심한 영화 제목에, 이런 심오한 뜻이!)
내가 변해야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바뀔 수 있다.
나의 무분별한 소비 습관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돈을 더 벌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스트레스 받으며, 스스로를 죽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섀디악은 수천에이커의 비버리힐즈 저택을 팔고 작은 이동식 주택으로 이사한다.
인생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많은 돈, 큰 집, 비싼 차가 아니란 걸 깨달았기에...
그리고 그는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다.
자전거 사고로 다쳐 죽을 뻔했지만, 그의 새출발은 다시 자전거로 시작된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노래 가사로 영화는 시작한다.
What is wrong with the world, mama? (노래 'Where is the love?'의 첫 가사.)
영화는 존 레논이 옳다고 말하며 끝난다.
All you need is love.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것은 필요 없다.
이것만 깨닫는다면 당신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영화 예고편을 보시려면, www.iamthedoc.com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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