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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

대접받을 생각을 버려라

by 김민식pd 2011. 11. 1.

PD공채를 앞두고, 막바지 몰아치기 특강하느라 한동안 바빴다.
간만에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이야기 하나.
 
세상을 제대로 즐기려면, 대접받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난 외모도 별로지만, 평소 차림새도 허술하다. 명품으로 휘감고 사는 PD들 많은데, 나는 천성이 짠돌이라 죽어도 그런 행세 못한다. 

몇년전 촬영을 할 때 일이다. 보통 촬영장에 밴이 오면, 연기자는 안에서 대기하고, 코디나 매니저가 나와, 무슨 씬을 촬영하는지 물어본 후, 의상과 소품을 준비시켜서 나온다. 우리 촬영장에 처음 나온 코디였다. 두리번거리다 나한테 와서는 지금 몇 씬 찍느냐고 물어보길래 알려줬다. 이것저것 물어본 코디의 마지막 질문. "근데, 여기 감독님은 누구세요?" 

보통 이런 식이다. 촬영현장에서 난 주로 FD나 스탭으로 오해받는다. 하긴 어떤 배우는 나를 보고, '요즘은 드라마 스탭도 외국인 노동자를 쓰나보지?' 했단다. 뭐, 대충 이런 식이다. 

남들 시선 의식하면, 꾸미기도 하고 허세도 떨어야하는데 난 그런거 딱 질색이다. 왜 남들 보라고 돈 쓰나? 난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서만 돈을 쓴다. 직장 생활 20년이지만, 명절에 회사 상사에게 선물 한번 한 적 없다. 정말 예뻐하는 딸이 둘이지만, 돌잔치도 해 본 적 없다. 남에게 대접하기도 싫고, 대접받기도 싫다. 

 
(둘째딸 민서 돌사진. 난 돌잔치도 싫고, 꾸밈비도 싫다. 겉치레를 위해 왜 몇천만원씩 쓰나? 돌잔치 안해도 내 딸은 충분히 이쁘고, 충분히 사랑스럽다. 굳이 돈들여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말이다.)

난 남들 시선, 남들 의견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내 마음만 챙긴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욕을 좀 먹는다? 그럼 그만둔다. 왜? 나는 소중하니까. 프리랜서하고 살면 되지, 뭐. 더 재미난 직업을 찾고싶다? 그럼 일단 지원한다. 왜? 떨어져도 괜찮으니까. 지원하는 건 내 마음이고, 떨어뜨리는건 그들의 마음이다. 난 남들 마음은 신경쓰지 않는다. 무언가 하고 싶은 내 마음만 챙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한다. 무슨 일이 하고 싶어도 실패할까봐 아예 시도도 안한다. 즉 남들이 거절할까봐, 지레 겁먹고 자기 자신을 거절하는거다. 남이 나를 거절할 수는 있어도 나까지 나를 거절하면 쓰나!

정말로 스스로를 대접하려면, 남들 의견 신경쓰지 말고 들이대며 살아라. 떨어져도 상처받지 말고. 그건 그들의 의견일 뿐이다. 그런 일로 기죽기에 난 너무 소중하다. 남 눈치 안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면, 정말 열심히 살 수 있다. 열정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일에서 보람을 찾아 진정으로 행복해진다. 

다른 사람 대접, 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마라. 그대 자신을 대접하라. 왜? 당신은 소중하니까!  
Follow your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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