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 중 읽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2016-206 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단편집인데요, 저는 그 중 '종이 위의 욕조'라는 이야기에 끌렸어요. 큐레이터가 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전시회를 가끔 가지만 잘 즐기지 못합니다. 역시 저는 이야기 중심의 사람인지 소설이나 영화만한 재미가 없어요. 그런데 책을 읽으니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네요. 작품 배치나 동선 연출을 통해 그림과 그림을 연결해 전체 전시의 맥락을 만들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야기로 표현하는 일. 소설은 이렇게 다른 이의 삶을 대리체험하는 재미를 주면서 경험과 공감의 폭을 확장시켜줍니다.

여행 중 읽을 책을 준비할때 꼭 단편집을 한 권 끼워넣습니다. 장편 소설, 이를테면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을 집었다가는 여기가 오키나와 나하 거리인지 LA 뒷골목인지 현실 감각을 잃을 수도 있어요. 단편은 아무리 몰입해도 금방 끝나거든요. 이야기 한 편이 끝나고 보면, 유이레일 전철이 들어오고 또 주문한 오키나와 소바가 나오고 그럽니다.

한국에서 지낼 때, 지루한 일상에서 도피를 원할땐 장편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일상을 탈출한 여행중에는 단편이 좋아요.

 

2016-207 나인 드래곤 (마이클 코넬리 / 알에이치 코리아)

그럼에도 '해리 보쉬가 없는 여행은 휴가가 아니다!'라고 감히 외칩니다. ^^ 숙소에서 새벽에 일어나 동이 트길 기다리며 저는 아껴둔 해리 보쉬를 읽습니다. 요즘 읽는 탐정 시리즈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은퇴했던 보쉬가 형사로 복귀해서 하는 말. 퇴직한 후, 왠지 한쪽다리를 절면서 걷더라는... 늘 오른쪽 허리춤에 권총을 소지하고 다닌 탓에 권총을 차지 않았는데도 묘하게 몸의 균형이 틀어져서 걸음걸이가 어색하다고...

늘 일만 하면, 퇴직 후 여유로운 삶이 불편해집니다. 저는 그런 퇴직자 선배들을 좀 봤어요.  노는 걸 힘들어하는 일 중독자들... 저는 현업에 있을 때 장기 휴가를 자주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일 이외에 무엇을 할 때 내가 즐거운가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추리 소설 매니아입니다. 이건 평생 가는 취미일 것 같아요. 마이클 코넬리같은 든든한 길동무가 있다면 퇴직 후도 두렵지 않아요.

(여행의 든든한 길동무, 교보문고 전자책 리더기, 샘입니다.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최고의 문구를 뒤에 붙여뒀어요. ^^)

2016-208 명견만리 1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KBS 명견만리 제작진 / 인플루엔셜)

프로듀서로서 저는 독서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읽고 싶습니다. 대중들이 현재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무엇일까? 화제의 책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올 한 해 저의 독서 리스트를 보면, 인구 문제, 노후 대비, 청년 일자리 대책, 로봇 시대의 노동과 직업 등입니다. '노후 파산' '2020 인구절벽이 온다' '로봇의 시대, 인간의 일'같은 책들이 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지요.

'명견만리'는 그 모든 책들의 총정리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를 이슈별로 모아 요약정리해줍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 우리가 가져야 할 통찰'

이제 우리는 인류 역사상 처음 맞이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어요. 변화가 너무나 빨라 과연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 상상도 가지 않아요. 이럴 때는 전문가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KBS 다큐팀은 많은 자료를 읽고 답사를 하고 전문가 인터뷰를 거쳐 우리가 가야할 길을 일러줍니다. 백세시대, 은퇴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도요.

'사회적으로도 은퇴를 주류에서 밀려나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평생직장'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시대와 인생 주기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응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자책 12%)

책에는 은행 임원이었던 이가 자신이 근무하던 은행 지하실에서 보일러를 수리하고,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택시를 모는 이들의 사연이 소개됩니다. '대출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얻은 금융전문가지만 퇴직하고 보니 평생 배운 일은 소용이 없더라는... 그래서 다시 보일러 수리 기술을 배우고,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외국 손님을 모시는 택시를 몰게 됩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과거 자신이 누리던 직위나 수입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눈높이를 낮추고,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긍정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략)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나이 든 이들이 초라해 보이는 직업을 갖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런 태도로 길어진 인생을 살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세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먼저 자부심을 가져야, 다른 세대도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전자책 13%)

지금의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가 어려울 때 어린 시절을 겪고, 고도 성장기에 성인 시절을 보내고, 저성장 시대에 노후 생활을 하게된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세대입니다. 젊어서 힘든 시절을 살다보니, 그들은 하고 싶은 일, 즐거운 일보다 해야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살았어요. 이제 제2의 인생에서는 돈보다 성취감과 행복이 더 중요한 재산입니다.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 보람있는 일을 찾는 노력이

최고의 노후대비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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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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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6.10.02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연휴는 잘 보내시고 계신지요?
    오키나와에서도 책은 계속 읽으셨군요. 여행가서 조용히 책 읽는건 또 다른 재미죠. 명견만리는 TV 에서 보던 프로인데 책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서점가면 내용을 함 봐야겠네요.

    PD님이 써주시는 추리소설 서평을 보다보면 추리소설을 함 읽어보고 싶은데,,, 종류도 많고해서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그 동안 PD님이 읽어보신 추리소설중 입문자에 알맞는 책이나 작가를 추천 좀 해실 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추리소설의 재미에 빠져보고 싶어서요. ^^

    • 김민식pd 2016.10.02 2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계 3대 추리소설 - [Y의 비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환상의 여인]
      은 어떨까요?
      입문용으로 좋을 듯 ^^

    • 섭섭이 2016.10.02 2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이렇게 빨리 답변을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우선 3권으로 추리소설 세계에 빠져볼께요.

  2. 나에게돈을던져라 2016.10.02 2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내일 교보문고가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3. 첨밀밀88 2016.10.04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자책도 이용을 하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