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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공생과 협력이 답이다

by 김민식pd 2016. 10. 4.

'명견만리', KBS 다큐 제작진이 방송을 토대로 만든 책인데요. 만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입니다. 제1권에서는 인구와 경제 문제등을 다루는데요. 앞으로 취업은 갈수록 힘들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오는 폭스콘의 사례가 인상적이었어요. 직원 수가 120만명에 이르고 연매출이 140조 원에 달하지만, 회사의 노동 실태는 열악합니다. 주당 6일, 하루 14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이 35만원도 안 된답니다. 몇년 전 폭스콘 노동자들의 연쇄 자살이 보도에 나온 적이 있었지요. 이처럼 노동자들이 가혹한 노동 환경을 못 견디자, 폭스콘은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하기 시작합니다. 중국 선전시의 한 공장에서는 로봇을 도입한 후, 생산 라인 하나당 직원 수가 8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공장 전체로 봤을 때 3000명이던 직원 중 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답니다. 인건비가 가장 싸다는 중국에서도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것,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일까요?

 

기업의 매출 증대가 노동자 복지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 경제 연구소에서 우리나라 2000대 기업의 성장률을 분석했더니, 이들 기업이 올린 총 매출액은 2000년 815조 원에서 2010년 1711조 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날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얼마나 늘었을까? 156만 명에서 161만 명으로, 겨우 5만 명 늘었을 뿐이다. 임금 역시 해마다 증가하는 생산성에 비해 얼마 오르지 않아 임금과 생산성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그 성과가 노동자에게 배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견만리 1권' 전자책 37%)

성장의 낙수효과는 허구이고, 고용 없는 성장이 이미 고착화하고 있어요. 저 통계도 2000년부터 10년간의 일이라는 겁니다. 2010년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자본과 노동의 격차가 더 심화되었는데 말이지요.

이제 기업의 이윤 독식 구조는 바뀌어야합니다. 지금 방식은 지속가능하지가 않아요. 노동자가 사라지고 로봇이 그 자리를 채운다면, 기업이 생산한 물자를 사 줄 수 있는 소비자도 사라집니다. 자본주의 체제의 공멸이 시작되는 거지요. 자본과 노동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해야 합니다.

기업은 앞으로 노동자를 자동화 기계나 정보화 기기,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나 로봇으로 대체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고가 용이하도록 제도를 바꿔야하지요. 이번에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이 바로 기업의 요구에 부응한 겁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노동자를 자본가 입맛대로 부리고 자를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노동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마저 없애는게 성과 연봉제의 도입입니다.

노동조합은 약한 노동자 개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든 조직입니다.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지키고,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지킵니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노력을 존중할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건강한 노동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본가를 꿈꾸고, 건물주를 꿈꾸며 살지만, 결국 우리는 노동자로, 세입자로 살아갑니다.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우리 자신의,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니까요.

 

 

'진화론적으로도 혼자서 살아남은 개체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승자독식이 이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공생과 협력이 더 큰 파이를 나눠 갖게 한다. (중략)

인간은 바로 그 '공존의 진화'의 증거다. 인간이 다른 개체와 달리 엄청난 문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공존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지난 역사를 보아도 그렇다. 독재와 독식의 시대가 번영을 가져다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혹여 그런 방향으로 역사가 진행되더라도 인간은 다시금 협력의 시대를 만듦으로써 위기를 돌파해왔다. 인간이 만들어낸 자본주의 역시 그렇다. 자본주의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진화시킴으로써 자신의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리고 이제 자본주의는 또 다른 생태계로 진화할 때가 되었다.'

('명견만리 제1권' 전자책 48%)

 

자본주의의 미래, 공생과 협력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자본의 독주를 멈출 수 있는 노동자들의 연대,

철도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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