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짠돌이 육아 일기

어떤 일을 할 것인가?

by 김민식pd 2016. 11. 14.

인공지능의 시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쓴 <빅 퀘스천>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이라는 책이 있어요. 물리학, 생물학, 뇌과학 등 과학 지식을 씨줄 삼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현대의 SF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를 날줄 삼아, 종횡무진 질문을 쏟아냅니다. 좋은 스승은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김대식 교수는 이 책의 끝에서 두 개의 질문을 던집니다.

'마음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는가'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될 것인가'

인공지능의 시대가 오는 것은 피할 수 없대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순간은 필연적으로 오고, 어느 순간에는 우리의 운명을 기계에 맡겨야 한답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기계에게 자비심을 심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SF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지요. ‘기계가 각성을 하면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더 우월한 존재가 열등한 존재를 어떻게 대할까?’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 기계에게 자비심을 심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간이 인간에게, 서로에게, 자비심을 보이면 된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빅데이터로 제공되는 인간의 행동과 습성을 학습하면서 성장할 테니까요. 결국 인간에게 없는 것을 기계에게 요구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니까, 자비심의 용도는 인류 최후의 생존수단이지요.

김대식 교수님이 쓴 또 다른 책, <인간 대 기계> (김대식 / 동아시아)의 뒷 표지를 보면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살짝 겁나지요?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인간처럼 학습하는 알고리즘, 즉 딥러닝의 등장입니다. 인공지능의 시대,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요?

 

'현재 거의 유일하게 딥러닝이 제대로 못하는 작업이 스토리텔링입니다. 뇌는 경험을 가지고 재해석해서 이야기를 만드는데 아직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은 그것을 잘 못합니다.'

 

(<인간 대 기계> 172)

 

인공지능의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가 창작자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월세 받아 사는 건물주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월세는 다른 사람의 소득을 가져오는 일입니다. 노동의 보람은, 불로소득이 아니라 내 손으로 일을 한 대가를 버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월급쟁이 노릇도 크게 권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월급은 나의 시간, 혹은 나의 존엄성을 팔아서 버는 돈인데, 앞으로는 그런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창작자들이 받는 인세는 어떨까요? 인세란 나의 재능과 열정을 바쳐 다른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대가입니다. 인세를 벌며 살 수 있다면, 남에게 스트레스 줄 일도 없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직업 아닐까요?

강한 인공지능이 출현하면 상당수의 직업이 사라지겠지만, 컴퓨터가 창작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소설을 번역하는 일은 자동번역기가 한다고 해도 소설을 창작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으로 남을 테니까요. 딥러닝의 시대,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 곧 경쟁력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