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연애 상담 시간입니다.
Q : 오랜 세월 연애를 하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양가 집안 상견례를 했습니다. 그런데 양쪽 집 분위기가 좋지 않아 상견례 후 혼담이 깨어졌습니다. 여자 친구와도 몇번 다투다 헤어지게 되었고요. 저는 여자 친구와 다시 만나서 잘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비밀 보장을 위해 내용은 각색했습니다.)
끙.....
이런 경우, 제일 난감합니다.
연애 문제에서 답을 하기 가장 힘든 영역이거든요.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대시를 못하고 있다, 하면
그냥 한번 들이대보세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요, 하고
옛날 여자 친구가 자꾸 떠올라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하면
자꾸 그러시면 지금 옆에 있는 사람도 곧 옛날 여자 친구가 되고, 그러면 그 분께는 더 미안해집니다. 연애는 무조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하면 됩니다.
연애의 문제는 2차 방정식이라 풀이가 쉬워요. 내 마음과 니 마음만 맞으면 되거든요.
하지만 결혼의 문제는 다릅니다. 고차원 방정식이에요. 여러 변수와 상수가 작용을 합니다. 특히 부모님들의 문제는... 끙, 어려워요...
어떤 사람이 결혼 전 여자 친구의 어머니를 만났는데, 어머니 눈치가 내심 탁탁치 않아 보이더랍니다. 남자의 가정 형편이 썩 유복한 편은 아닌데, 여자 친구는 '좀 없으면 어떠냐. 둘이 열심히 벌면 되지' 한답니다. 그런데 어머니 생각은 달라요. 왜 그럴까요? 어머니가 딸을 더 잘 아시는 거예요. 어려서 부유하게 자라 검소한 환경을 잘 견디지 못할 거라는 걸 어머니는 아시는 겁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무서운게 여기 있어요. 나는 그 사람을 1년 만났는데, 부모님은 30년 가까이 키워온 거예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요. 언젠가 그걸 깨달으면 '아, 이래서 그때 반대하셨구나...' 하게 됩니다. 그 깨달음이 헤어짐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그게 결혼 후가 되면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갈등의 요인이 있다면, 차라리 상견례에서 드러난 게 나을지 몰라요. 100세 시대의 결혼은 신중해야 하거든요.
예전에는 수명이 60이라 결혼 반대하는 부모도 명절만 몇번 잘 견디면 되었어요. 지금은 기대 수명이 90이라 나이 60이 될 때까지 불행을 견뎌야합니다. 게다가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육아에 양가 어른의 도움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예전처럼 사랑의 도피로 부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에요.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았다면, 바로 여자 친구에게 달려가 용서를 구하고, '내가 잘 할 게!' 하지는 마세요. 상대방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게도 시간을 좀 주셔야합니다. 생각할 시간을요. 어른들의 반대를 무조건 꺾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더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벌과 나비가 도와주는 꽃들의 연애가 부럽습니다. 부모님들이 좀 더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연애고 취직이고 육아고 다 너무너무 힘들어요. 여기에 부모님들이 내거는 결혼 조건까지 맞추기는 더 힘들거든요.
집이 없으면 어떻고, 직장이 불안하면 어때요, 8,90년대처럼 정규직이 흔한 것도 아니고, 집 한 칸 뚝딱 마련하기가 쉬운 시대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부모님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물질적으로 도와달라는 얘기는 아니고요. 부모님들이 기대치만 조금 낮춰주셔도 훨씬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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