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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벼락치기 공부보다는 짬짬이 공부가 낫다.

by 김민식pd 2016. 7. 15.

댓글부대 2차 모집 2주차 공고입니다. 

벼락치기 공부보다는 짬짬이 공부가 낫다.

 

한때 하루 15시간씩 영어를 공부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대학 다닐 때 방학 때면 하루 종일 도서관에 앉아 영어만 공부했어요. 그런데 희한한 일은, 그 시절보다 방위병 시절에 영어가 더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퇴근하고 하루 3시간 밖에 영어 책을 볼 수 없는 방위병 시절에 공부가 더 잘되다니, 왜 그럴까요?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헨리 뢰디거 등 / 김아영 / 와이즈베리)라는 책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이 책은 쉽게 말해서 공부를 더 잘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줍니다. 인지심리학은 정신의 작용 방식을 이해하는 기초 과학으로 인지, 기억, 사고방식에 대해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루 10시간씩 앉아서 책을 반복해서 읽고 계속 암기하는 것이 성적을 올리는 길이라고 생각하지요. 학생들의 학습 태도를 관찰해보면 대부분 머릿속에 정보를 넣는 일(input)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기억력의 본질은 정보를 넣는 일’ (input)이 아니라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찾는 일’ (retrieval)의 반복에 있답니다.

방위병 시절, 저는 야간 근무를 하며 하루 12시간씩 전화 교환대 앞을 지켰습니다. 밤에는 전화가 거의 오지 않아요. 멍하니 앉아서 스위치보드를 보는 게 일이었지요. 근무 중에 책을 펼쳐놓고 공부할 수도 없었어요. 하도 심심해서 저는 짬짬이 출근 전에 외운 영어 문장을 암송했습니다. 기억 속의 회화문을 불러내는 겁니다. 때로는 손바닥으로 가린 조그만 종이쪽지에 영어 키워드를 적어뒀어요. 첫 단어를 보면 전체 문장을 떠올릴 수 있거든요. 매일 앉아서 허공을 보며, 하루 10문장씩 외우니 한 달에 300문장, 1년이면 3600개 문장을 외울 수 있었어요. 아니, 실제로는 더 많이 외웠어요. 뒤에 갈수록 더 잘 외워지더군요. 하도 잘 외워지는 게 신기해서 진도를 많이 나갔습니다. 책을 보니 그 시절 영어책 암기가 쉬웠던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벼락치기 공부는 단기 기억에는 용이할지 몰라도, (시험 전날 공부해서 성적 올리는 정도만 유효) 장기 기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답니다. (벼락치기가 수능에 안 통하는 이유, 범위가 너무 방대하고 말 그대로 수학 능력을 평가하기에 단기 기억 승부가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세 가지 비결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인출 연습.

어떤 책을 읽을 때 한 번에 여러 번 읽기보다 한 번 본 다음 셀프 쪽지 시험을 치는 것이지요. 장기 기억에도 유리하고, 모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공부가 효율적이 됩니다. 책을 보고 계속 읽으면 다 아는 것 같지만, 눈을 감고 문장을 외워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 문장이 뭔지 쉽게 알 수 있거든요. 그 문장만 집중해서 다시 외울 수 있습니다.

2.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하기.

깔끔한 벽을 유지하기 위해 페인트칠을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한 번에 아무리 많이 칠해두어도 시간이 가면 조금씩 바래집니다. 한꺼번에 여러 번 덧칠하는 것 보다, 한 번 칠한 후 시간이 지나고 색이 바래지려고 할 때, 그때마다 자꾸 덧칠을 합니다. 그러면 깨끗한 상태를 오래 보존할 수 있지요. 학습 내용을 기억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에 여러 번 되뇌는 것보다, 잊어버릴 때쯤 다시 외우고, 시간을 두고 자꾸 반복하는 것이 오래 오래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3. 교차 연습.

한 권만 계속 붙잡고 있기보다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보면서 공부하라고 권합니다. 새로운 정보는 이미 갖고 있는 선행 정보가 풍부할수록 더 잘 기억된답니다. 기억은 이전의 다양한 정보들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저장되고 인출되기 때문입니다. 선행 정보나 배경 지식을 풍부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랍니다. 책 뒤로 갈수록 더 잘 외워진 것은, 새로 외우는 문장들이 기존에 머릿속에 들어있는 표현과 연결되면서 맥락의 형성이 더 쉬워진 덕이지요.

 

이 내용은 KBS 다큐 '공부에 대한 공부'에서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인지과학자들이 밝혀낸 궁극의 공부법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참고해보셔도 좋습니다.

http://m.blog.naver.com/hatoos/220395402204

 

저는 몰랐지만, 방위병 생활이 영어 암송 학습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었던 겁니다. 학교 도서관에 앉아 벼락치기만 하는 것보다 일하는 짬짬이 인출 연습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군요. 이것은 30대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일하는 짬짬이 공부하고, 조금씩 틈날 때마다 간격을 두고 복습하며, 자신의 전문 분야나 그동안 배운 배경 지식이 선행 정보로 기능할 수 있기에 대학생 시절보다 더 뛰어난 학습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지요. 직장인의 영어 공부에는 이렇듯 희망이 있습니다.

 

*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신 1차 댓글부대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과 만난 후, 학습 효과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하고 있어요. 

책에 있는 영어 문장을 읽고, 바로 이어서 한글을 보면 쉽게 영어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게 외운 영어는 단기 기억에 의한 인출이기에, 장기 기억으로 가지 않습니다. 영어 암송 학습법의 핵심은 눈을 감고 책 한 권을 외운다는 것입니다.

매일 6개문장 ('영어 회화 100일의 기적' (문성현 저 / 넥서스)으로 공부할 경우)만 눈을 감고 외우는 겁니다. 그리고 걸어갈 때 그날 외운 6개 문장을 떠올려봅니다. 책을 보지 않고요. 이걸 매일 매일 반복합니다. 어제 외운 것에, 오늘 외운 것을 더해갑니다. 그러면 일주일에 42개 문장을, 100일이면 책 한 권을 다 외울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공부법인건 압니다. 하지만 어렵게 공부한 내용이 오래 갑니다.

이전에 올린 글 '효과적인 공부방법'에서 댓글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라는 책을 소개해주신, 야무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혼자서 책을 통해서 공부하다, 이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정보를 얻으며 저의 공부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2

  • 첨밀밀88 2016.09.30 20:36 신고

    인출연습...아주 좋은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 7일치 일어 7개과 달달달 외우는데요. 외워지면 어찌나 뿌듯한지. 그리구 일어 학원 안가고 추천해주신 책 그냥 마구잡이로 외우는데. 희한한건 문법 설명들....그냥 외우면 해결이 되드라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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