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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정신분석 전문의인 김혜남 선생님의 책 를 읽었습니다. 를 쓰신 분이지요. 정신과에서 상담을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저자에게 병마가 닥칩니다. 2001년, 몸이 굳어가는 파킨슨 병 진단을 받습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에 병원문을 닫는데요. 그 많던 지인이 하나 둘 사라지고 주위에 사람이 없더랍니다. 찾아오던 환자도, 함께 일하는 동료도 점점 멀어집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자신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지요. 그 순간 뼛속 깊이 외로움을 느낍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은 아무 걱정 없이 살 줄 알았거든요.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고통을 저자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나는 18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밤에 일어나 화장실.. 2018. 10. 10.
충주호를 달리다 2018 자전거 전국일주 3일차 추석 연휴를 맞아 자전거 전국일주를 합니다. 연휴 전날인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아침 7시 버스를 타고 충주로 갑니다. 버스 터미널에서는 자전거가 조신하게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며칠씩 자전거를 지방 버스 터미널에 묶어 놓고도 마음 편한 이유? 20년된 낡은 자전거라 그렇습니다. 저는 어떤 취미를 할 때, 돈 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지난 여름엔 하도 더워서 바깥에서 운동하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실내에서 운동을 하려고 동네 문화센터에서 탁구를 했는데요. 코치님이 첫 수업하던 날, 제 라켓을 보더니 "이런 건 공이 잘 안 나갑니다. 25만원짜리로 새로 사세요."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에 갑자기 탁구에 흥미가 확 떨어졌어요. 취미삼아 하는 운동에 장비가 그렇게 중요한가.. 2018. 10. 8.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예전에 을 만들던 시절, 가끔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행인으로 나온 적도 있고요,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손님이나 필리핀 현지인 악사로 나온 적도 있어요. 조인성 박경림 결혼식의 사진사로 출연하기도 했고요. 을 만들 때 저의 연출관은 '놀 듯이 즐겁게 만들자'였어요. 시트콤 피디는 모니터 뒤에 앉아 근엄한 표정으로 웃기는가 안 웃기는가 검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들과 함께 현장에서 노는 사람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종종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했는데요. 그때마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님, NG! NG에요!"라며 심하게 즐거워 했지요. 아내는 그 시절, TV에 나와 촐랑거리는 제 모습을 보고 일침을 놨어요."제발, 조인성이랑 한 화면에 잡히는 건 피하자. 응? 자학 개그도 그건 너무 심하잖아?" .. 2018. 10. 5.
자전거로 도 경계를 넘다 자전거 전국일주 2일차 여행기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경강선 여주역으로 갑니다. 새로운 전철노선이 생기면서 행동반경이 늘어나는 게 신기합니다. 여주까지 전철이 가는 지 몰랐어요. 나이 들면 전국을 다니며 전철 여행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여주역 자전거 정거장에서 묶어놓은 자전거를 찾아 다시 길을 떠납니다.그냥 시골길입니다. 여주만 벗어나도 한강 주위에 건물이 보이지 않아요. 서울에서 한강변 남북으로 빼곡한 아파트 풍경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강에 섬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강천섬이라고 커다란 공원입니다. 캠핑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서울의 섬은 다 도시에 포획되어 있지요. 뚝섬이나 여의도처럼. 서울을 벗어나면 온전히 자연의 풍광을 가진 섬이 보입니다. 자전거를 타다 지치면 이런 한강변.. 2018.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