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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가 추천한 책, 도대체 왜?

by 김민식pd 2012. 10. 31.

'그는 항상 바빴다. 일하느라, 노느라. 그러나 항상 즐거웠다. 어느덧 40대가 되고 흰머리가 자랐지만, 시간의 속도를 앞질러 살아온 이 소년은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눈과 활기찬 목소리로 또 뭔가를 하자고 한다. 어쩌면 그와 함께 놀면서, 나 역시 신나게 나라는 직업을 만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김태호 피디가 졸저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위해 써준 추천사다. 우리 시대 최고의 예능 피디에게 이런 상찬을 들을 수 있는건 내가 10년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박수홍의 러브하우스'를 만들 때, 그가 내 조연출로 일한 덕분이다. 조연출 기간 4년 중 1년은 내 조연출이었으니까, 나는 김태호라는 예능 대가를 키우는데 일익을 담당한 걸까?

 

고백하자면, 나는 김태호의 예능감을 키우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가 내 조연출로 왔을 때 이미 그는 피디로서의 자신의 세계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었다. 나는 시트콤 조연출을 오래 하느라 일밤 같은 메이저 예능 프로에서 편집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편집 감각이 떨어져 일밤에서 일하며 무척 헤매고 있었다. 그런 내게 구세주처럼 나타난게 김태호였다. 

 

김태호와 일하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찍을 때 심심해서 '이게 과연 재미있을까?' 했던 것도 그가 밤을 새워 뚝딱 편집해서 내놓으면 재밌어졌다. 그는 그림과 그림을 이어붙이고 거기에 자막을 넣어 현장에 없던 재미를 편집실에서 만들어내는 피디였다. 그가 편집한 걸 몇 번 본 후로 나는 태호의 작업에 더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그냥 통으로 맡겼다. 그랬더니 선배가 뭐라 하더라. "넌 왜 조연출 태호한테 일을 맡겨놓고 놀러다니냐?" 그때 이렇게 생각했다. '조연출이 연출보다 뛰어날 때는 조연출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연출의 역할입니다.'

 

버라이어티 쇼는 내가 젬병이지만, 청춘 시트콤 연출만은 자신 있었다. (이래뵈도 '뉴논스톱'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도 받았다.) 그래서 언젠가 태호랑 시트콤을 공동 연출하는 게 꿈이었다. 일밤에서 신세 진 걸 시트콤으로 갚아야지, 했는데... 미처 그러기도 전에 김태호는 연출 1년차 때 무한도전을 빵 터뜨려버린다. 

 

시트콤 연출의 기본은 캐릭터 연출이다.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 그는 무한도전에서 이미 캐릭터를 다루는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젠장... 내가 가르쳐줄 게 없구나... 심지어 '무한상사'로 시트콤 만드는 데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주는구나.

 

이런 후배를 만나면 선배는 좌절한다. 그럴때 길은 하나다. 그 잘난 후배에게 묻어가는 거다. 비굴하게 책 추천사도 막 부탁하고 그러면서 후배의 후광에 묻어가는거다. ㅋㅋ 

 

오늘 블로그 제목은 낚시에 신경 많이 썼다. 자신의 책을 선전하면서 저런 제목을 뽑기가 조금 민망하기는 하지만... 춥고 배고픈 작가니까, 좀 이해해주시라. 웬 엄살이냐고? MBC 로비에서 삭발 단식 철야농성중이다. 삭발하고 나니 머리가 시리고, 단식 농성중이라 많이 허기지다. 상태가 안좋으니 이해하시길. 춥고 배고픈 작가의 신간, 많이들 사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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