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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팔뚝질을 멈출 수 없습니다! (오늘은 한 MBC 후배가 쓴 100일 결의문을 올립니다.) 몰랐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싸워야 할 때 싸우는 게 ‘상식’을 가진 자의 책무라고 생각했을 뿐, 그 ‘상식’을 지켜내는 일이 이렇게 지난한 싸움이 될지, 솔직히 미처 가늠하지 못했습니다. 100일 전입니다. 민주의 터에 감돌던 늦겨울 차가운 공기를 서로의 온기로 데워야했던 그 날. 그 뒤로 석 달하고도 열흘이 지났습니다. 불같이 타오르는 연인들마저 서로의 사랑이 굳건함을 확인하고 축하받는 기간, 결코 짧지 않은 그 기간을 수백 명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그렇게 달려왔습니다.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언론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할 사람으로서 ‘먹고 사는’ 문제를 어찌 부차적인 일로 치부할 수 있었겠습니까. 왜 조바심이 안 났겠.. 2012. 5. 9.
MBC100일 파업 기념, '어벤저스' 출동! 영화 어벤저스를 보면서, 감독이 정말 부러웠다. 와! 아이언맨이랑 토르랑 헐크랑 다 나오네! 캐스팅 완전 대박! 나같은 덕후에게 어벤저스의 압권은 마지막 합동 전투 장면이 아니다. 히어로들이 서로 서로 싸우는 장면이다. 아이언맨과 헐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토르랑 캡틴 아메리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영화광이 상상만 하던 장면이 눈 앞에서 펼쳐진다. 와우! 실사판 '어벤저스' 개봉박두다. 100일 파업으로 위기에 처한 MBC를 구하기 위해 슈퍼 히어로급 간판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단언컨대 연출 인생 최고의 초호화 캐스팅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감독들 중에서 최고의 흥행 보증 수표는? 아시다시피, 나는 아니다. ^^ 바로 '뉴 하트'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을 연속으로 연출한 MBC 박홍균 피디.. 2012. 5. 8.
딴따라가 무슨 파업이야 딴따라가 무슨 파업이야? 물으신다면... 딴따라는 광대라고, 체질상 반골이라고 답하련다. 세상을 삐딱하게 볼 줄 알아야 진짜 딴따라다. 쪽팔리는 걸 보고 쪽팔린다! 하고 소리칠 줄 알아야 진짜 딴따라다. 부조리를 보고도 눈 감고 희죽희죽 웃기만 하면, 그게 광대냐? 그냥 미친거지. 공정보도를 위한 파업이라면 기자들만 파업하고, 공정보도와 상관없는 예능 프로그램은 돌려놓으라고 말하신다면... 여러분의 즐거움을 위해, 예능 피디가 자신의 양심을 버려야하는지 묻고 싶다. 피디란 자고로 세상과 교감하는 자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고통에 둔감한 자가 어떻게 세상과의 교감을 논할소냐? 공익을 위해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물으신다면, 내게 가장 중요한 공익은 언론 자유라고 답하련다. 언론이 죽으면, 세상의 아픔을.. 2012. 5. 6.
연출은 차선과의 끝없는 타협이다 어제는 트위터로 한 고등학생이 질문을 했다. 내가 연출한 'MBC 프리덤'같은 립덥 영상을 찍고 싶어서 학교에서 출연자 모집 공고를 냈는데, 출연하겠다는 친구들이 없어 고민이라고...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내 뜻대로 되면 그게 사람이냐, 신이지. 연출은 착각쟁이다. 자신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게 다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나 취미삼아 영상을 만들거나 학교에서 영상 제작 동아리로 일할 경우, 더더욱 그렇지 않다. '네가 뭔데?' 이런 얘기 듣기 딱 좋다. 내 머리 속에 아무리 죽이는 그림이 있어도, 주위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면 연출을 할 수 없다. 연출의 기본은 설득이다. 내 머리 속에 있는 이야기를 글로 옮겨줄 작가를 설득하고, 내 머리 속에 있는 그림을 .. 2012.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