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에 안 나가는 찌질한 중년 덕후의 고백
내 나이 마흔 다섯,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동창회에서 친구들을 만나는데, 나는 동창회에 나가지 않는다. 모임에 가면, 첫째 억지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싫고, 둘째 주식이나 부동산, 승진 얘기가 재미없고, 셋째 잘 모르는 사이인데 말을 놓는게 불편하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얘기하면, '종교 때문이냐?' 고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죽을 병에 걸렸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그냥 술을 따른다. 술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 먹기만 하면 나도 술은 꽤 하는 편이다.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개인의 선택을 인정해주지 않는 문화가 불편할 뿐이다. 가장 불편한 것은 동창회 주소록을 보고 걸려오는 전화다. 받으면 다짜고짜 말을 놓는다. 그리고 자신을 기억하느냐고 묻는다. 난 고등학교 때 왕따였다. 학교 친구들이 ..
2012.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