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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공짜 연애 스쿨

여잔데 도끼병이 있어요

by 김민식pd 2015. 11. 22.
보통 주말에 학교는 쉽니다. 그래서 공짜 영어 스쿨도 쉬려고 했는데, 방명록에 질문을 올려주신 분이 계시네요. 오늘은 간만에 공짜 연애 스쿨, 질의 응답 시간입니다.

Q:
안녕하세요 피디님. 상담이 필요해서 왔어요.
저는 여자인데 도끼병이 있어요.
상대방이 저에게 관심이 있다고 믿고 상상해요.

정작 상대방을 만나면 집중을 못해요.
상대방이 하는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못 보고
제 마음대로 왜곡하고 오해하고 그래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를 못하지요.
제가 뭔가를 기대할 만큼 예쁘거나 인기가 많거나 하진 않거든요?
저 진짜 왜 이러는 걸까요?

A:
질문 감사드립니다. 영어 공부에만 빠져있다가 간만에 연애 이야기하려니 신선하니 즐겁군요. ^^

먼저, 도끼병. 이건 병이 아닙니다. 당연한거지요. 모든 사람은 이성에 대한 판타지가 있어요. 그걸 소비로 연결하며 먹고 사는게 저같은 드라마 피디고요. TV 속 조인성이 공효진을 보고 웃는데 괜히 나보고 그런 양 좋아서 가슴이 뛰고 얼굴이 벌개지는데요, 뭐. 현실에 있는 남자를 보고 설레고 좋아하는 거, 지극히 정상입니다.

어린 시절, 자주 들은 이야기. 여우같은 마누라랑은 살아도, 곰같은 마누라랑은 못 산다. 네, 여우야말로 도끼병 환자지요. 세상 모든 남자 앞에서 혼자 좋아서 팔짝팔짝 설레발치면서 온갖 남자의 눈을 어지럽히거든요. 오는 여자 마다하는 남자, 없습니다. 여자가 꼬리치면 모든 남자는 일단 혹합니다. 웃어주는 여자만큼 좋은 여자도 없거든요. 반면 반응이 없는 여자, 곰같은 여자는 연애가 진행되기 힘듭니다. 이래도 무반응, 저래도 무반응. 남자가 들이대다가 혼자 지쳐 나가 떨어지는 게 바로 곰같은 여자한테 걸렸을 때입니다.

그럼 도끼병인데, 왜 잘 안 되는 거냐? 남자라는 불쌍한 짐승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오는 여자, 안 막는게 남자라고 했지요? 손아귀에 잡힌 여자에게는 금방 싫증을 내는 것도 남자입니다. 남자 연예인의 스캔들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아, 본성에 너무 충실했구나. 남자가 예쁜 여자 좋아하는 것 같지요? 남자는 예쁜 여자보다, 새로운 여자를 좋아합니다. 마누라가 아무리 예뻐도 바람을 피우는 게 남자에요. 그게 유전자에 새겨진 슬픈 본성이에요. 수컷은 더 많은 상대와 관계해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남기려 하고, 암컷은 아이를 함께 양육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지속적인 파트너를 찾으려고 하지요.

이래서 밀당이 나오는 겁니다. 남자에게 마냥 잘해주시면 남자가 흥미를 잃습니다. 몇번 반응을 보였는데도 남자가 심드렁하면, 작전상 후퇴를 합니다. 2주 정도 심드렁하니 있으면 몸이 단 남자가 연락을 해옵니다. 그때 슬슬 낚시를 거두어주세요. 오랜 시간 연락이 없는데도 남자가 올 생각을 않으면 그냥 포기하는게 나아요.

관심 없다는 여자, 끝까지 쫓아가서 성공하는 남자는 많이 봤어도, 관심 없다는 남자, 끝까지 쫓아가서 잘 되는 여자는 별로 못 봤어요. 그런 경우, 남자가 바람 필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아, 이 여자가 날 죽어라 좋아하는구나. 그럼 얘는 일단 킵해두고 새로운 여자를 찾아보자. 이러거든요. 잘 생긴 남자는 인물값 합니다. 물론 못 생긴 남자는 꼴값을 하지요. 못생겨도 바람은 피워요.
그래도 남자가 저 좋아서 죽자사자 쫓아다녔다면, 바람은 좀 덜 피웁니다. 긴장이 살아있거든요. 책임감도 들고. 그래서 조금 더 오래 붙어있습니다. (차마 영원히, 라고는 못 쓰겠네요.....)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면, 일단 님의 그 마음에 충실해서 한번 반응해보세요. 그런 다음에는 남자를 위해 밀당을 시전해주셔야합니다. 죽은 토끼 잡는 것보다 들판에 팔팔하니 뛰어다니는 토끼를 잡아야 사냥꾼의 야성 본능이 충족되거든요.

연애는 확률입니다. 타율이 낮을 때 안타를 치는 방법은 타석에 더 자주 들어서는 겁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예전에 쓴 글 하나.
여배우 A양의 잔혹한 밀당 전략
http://free2world.tistory.com/543
참고하시길.

이과수 폭포입니다. 저 멋진 풍광을 두고 사람들이 다 엉뚱한 방향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어서 봤더니...

이렇게 예쁜 새 한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었어요. 입에는 씨앗 하나 물고서.

저렇게 부리가 크고 화려하면 생존에 유리하지는 않아요. 포식자의 눈에 더 쉽게 띄일 테니까요. 네, 진화에는 생존경쟁을 통한 선택도 있지만, 성선택도 있어요. 생존에 불리해도 이성의 선택에 유리한 형질이 유전되지요. 수컷 공작새의 크고 화려한 꼬리깃털이 그래요. 생존에는 절대 불리하지만 암컷의 눈길을 끌고, 자신의 강한 유전자를 과시하는 용도로는 최고거든요.

새들은 저렇게 사랑에 목숨을 겁니다. 죽을 각오로 이성의 눈길을 끄는 거지요. 비록 사냥꾼의 눈에 띄어 더 쉽게 죽을 수도 있지만 암컷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목숨 한번 걸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매나 독수리에게 잡아먹힐 염려도 없는 인간이, 너무 겁먹고 살 필요는 없지요. 저는 도끼병을 가진 님을 응원합니다. 20대에는 무조건 연애를 즐기며 살아야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요.

모쪼록 님의 연애 전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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