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방명록에 '고민남'께서 질문을 올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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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디님.
작년에 피디님의 책을 읽고 블로그를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감동받은 것은 공짜연애스쿨인데요.
들이대라. 상처받지 마라. 올인하라
이것을 읽고 와 이분은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각 시절이 십년은 전이셨을 텐데, 지금 유행하는 헌팅을 그때 그렇게 하셨다니...
저 역시 모태솔로 탈출하고자 헌팅에 몰입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백명에게 들이댄 끝에 이쁜 여자친구를 얻었지요 ^^
그런데 저는 그때 여자친구에게 올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이정도 여자를 얻었으니 다음에 더 예쁜여자를 얻을 수 있겠군 ㅎㅎㅎ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에 빠졌던 거죠. 그녀는 찌질한 저를 만나주는 천사였는데 ㅠㅠ
그 친구와 헤어지고 3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고 있습니다 흑흑;;;
아무리 긍정적인 저였지만 까이고 까이니 비참한 생각이 들수 밖에 없습니다...
번식에 성공하지 못하는 수컷이란 정말 슬픈 것이지요 ㅠㅠ
(아 참, 저는 이쁜 여자를 좋아합니다... 눈을 못 낮추겠어요 ㅠㅠ)
그런데 피디님은 연애 비법을 깨우치고 나셔서 10년동안 10번의 연애를 하셨다니 정말 존경합니다!
저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외모를 가꾸고 있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구요!
그런데 저의 가장 큰 고민은 '말빨' 입니다.
피디님은 본인이 재밌다고 생각해서 말이 많다고 블로그에 적어놓으셨습니다.
블로그 글들을 보면 정말 유머스럽고 위트넘치고 지적이십니다.
제가 지금 방명록에 글을 적는 이유는 피디님께
"이성과 말을 어떻게 해야 재밌게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많이 읽고 개그맨들 따라하면 되는건가요?
정말 박학다식해 보이면서 유머러스하게 얘기하여 여성을 재미에 퐁당 빠뜨리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저랑 있으면 너무 재미있어서 그녀가 저에게 빠지게 만들고 싶습니다.
혹시 시간 되시면 공짜 연애스쿨에 방법을 좀 알려주시면 안되실까요?
정말 연애를 간절히 하고 싶은 청년이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ㅠ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쏠로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바쁘시겠지만 혹시 시간 나실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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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네, 수컷으로 살아온 제 삶을 이렇게 긍정해주시는 글을 만나니 정말 반갑고 뿌듯하군요.

 

네, 저는 20년전에 이미 들이대는 삶을 실천하고 살았지요.

이렇게 못생긴 내가 연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답은 하나더군요.

타율이 낮은 타자가 안타를 치는 비결은, 타석에 더 자주 들어서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들이댔습니다. 그러다 얻어걸린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다면 그때부터는 주루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괜히 다음 타석 고민하고, 다른 투수랑도 한번 해볼까? 그러면 바로 견제구에 걸려 비명횡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상대에게 올인해야지요. 아웃되기 전까지는.

 

그런데 사실 이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아무리 둘러봐도 주식으로 돈을 번 개인 투자자는 못 봤어요. 왜 그럴까? 소소하게 버는 사람도 분명 있거든요? 돈을 벌었을 때 그 돈 가지고 빠져나오면 되는데, 그게 안 되지요. 이만큼 벌었으니 조금만 더 하면 더 크게 먹을거야. 그래서 결국에는 다 털린 후에야 나오게 되는 게 주식입니다. 

 

결국 언제 멈출 것인가, 그게 참 어려워요. 좀 잘 되면 더 잘 해보고 싶은 게 사람의 욕심인지라. 연애가 조금 되기 시작할 때, 그때가 무서워요. 어라, 이게 되네? 하고 신나기 시작할 때. 저도 실은 그 조절이 안되어 여럿 놓치고 후회도 했지요. ^^

그래도 걱정말아요. Dum spiro spero. 살아 숨쉬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아직 남은 경기가 있으니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요.

 

타율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어깨에 힘을 좀 빼는 겁니다. 잘 해보려고 마음 먹을 수록 더 어려운게 연애랍니다. 의욕만 앞서다보면 상대가 겁먹고 빼는 경우가 있거든요. 대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나게 웃겨줘야지, 하고 막 떠들다보면 상대가 질릴 수도 있어요. 어깨 힘빼고 내가 말을 하기보다, 상대의 말을 받아준다는 느낌으로. 남녀간의 대화는 탁구 같아요. 노리고 강스매싱을 하면 오히려 랠리는 끝나버려요. 그냥 상대가 치는 공을 적절한 리액션으로 네트 너머 넘긴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임하세요.

 

연애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성에 대한 우리의 평가기제가 심하게 왜곡된 탓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글-진화심리학으로 배우는 연애비법-에서 다시 설명할게요.) 욕심을 조금 덜고, 마음 편하게 임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비결입니다.

 

비공개로 올린 님의 질문글을 이렇게 올린 이유, 재미있어요. 혼자 읽고 말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님은 이미 연애 고수로서 모든 걸 갖추었어요. 재미있는 글빨, 더 잘 하겠다는 노력 의지, 그리고 이렇게 낯선 사람 블로그에 와서 질문을 던질 정도로 강렬한 들이대기 정신, 이제 남은 것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파이팅!

 

홍대 벽화거리에서 만난 낙서 사연들...

 

 

 

여기도 사랑하고 싶다는 남녀의 열망으로 가득하더군요.

모든 사랑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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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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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07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고민남 2015.09.11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저번에 글을 올려주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올려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한번도 뵌 적 없는 분과 이렇게 소통을 하니 너무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역시 남자들이 친해지기 위해서 "여자" 얘기 만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사실 생명체가 살아가는 이유가 생존과 번식 아니겠습니까?

    제가 생존은 잘 하고 있나봐요, 번식에 목숨거는거 보니 ^^

    저에게 용기를 떠다 주시는 조언 감사합니다!

    계속 들이대겠습니다. ㅎㅎ 대박 날때꺼졍 ㅎㅎ 상처도 받지 않을 거구요 ㅎㅎ

    PD님은 저의 희망이십니다.

    제가 PD님보다는 조금 더 잘생긴 것 같으니, 저도 예쁜 여성분과 결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Dum spiro spero.

    희망이 없으면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언젠가 만날 거라는 희망 ㅎㅎ

    가난한 모든 청춘들에게 연애가 허락 될때까지

    블로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