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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드라마 피디의 3가지 품성 (전편)

by 김민식pd 2014. 4. 18.

드디어 나왔다!!!

한국PD연합회가 PD 지망생들을 위해 엮은 최신 PD매뉴얼북 
<피디란 무엇인가>

 


(이하 잠시 책 소개~^^)

 

한국PD연합회는 《피디란 무엇인가》를 통해 PD 지망생들에게 PD가 되는 길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현재 《개그콘서트》 《아빠! 어디가?》 《PD수첩》 《아마존의 눈물》 《뉴스타파》 《불만제로》 《런닝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42명의 PD들이 PD 지망생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PD를 준비하는 방법과 PD 시험에 대한 정보를 강화했다. 서류 전형에 필요한 스펙 관리 요령, 필기 시험에서 현직 PD들이 제출했던 실제 자기소개서와 작문 등을 제시하여 현재 자신의 준비방법과 비교하여 점검하게 한다. 더불어 42명의 선배 PD들의 현장 연출 노하우,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힘, 새로운 것을 향한 거침없는 도전 등 PD의 현장 이야기와 진지한 철학을 만날 수 있다. 그 순간 PD라는 직업은 더욱 특별하게 와 닿고 꿈의 실현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한국PD연합회가 기획하고 현직 PD 42인이 쓰다 

우리 시대의 ‘Hot’한 직업으로 떠오른 PD. PD를 꿈꾸는 젊은이들은 많은데, 정작 그 준비 방법을 실질적으로 제시하는 책은 드물다. 이에 한국PD연합회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며 시청자, 청취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42명의 현직 PD들을 저자로 하여 PD 지망생들에게 꼭 필요한 PD의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현직 PD들의 시크릿 노트 대공개 

42명의 PD들은 실제 PD 시험을 치를 때 제출했던 실제 답안을 공개하여 시험을 코앞에 둔 PD 지망생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작문?논술, 상식?실무 지식 기출 문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여러 PD들의 실제 답안을 공개함으로써, 그들의 기발한 생각을 엿보는 것과 동시에 PD 지망생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게 한다. 
더불어 현직 PD들이 채점자의 시각으로 ‘서류 전형조차도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단순한 나열식 스펙보다 자신의 남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는 가장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전형으로 자기만족을 위한 글쓰기가 아닌 채점자의 입장에 비추어 글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면접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 당당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지망생들이 어려워하는 다면심층평가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하게 풀어 소개하고 있다.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경험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미리 경험해 보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PD, 진짜 매력을 발견하다 

PD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은 ‘자유롭다! 화려하다! 역동적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겉모습에 쏠려 PD를 준비하겠다고 나선 PD 지망생들에게 이들 선배 PD들은 단호하게 ‘당장 그만두라’ 충고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할 뿐, 또는 그와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 PD는 무엇보다 진심이 필요하다. 육체적, 정신적 노동 정도가 만만치 않으므로 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세상과 사람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간절한 진심이 있어야 한다. 그 진심을 가질 때 비로소 진짜 빛나는 PD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42명 PD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PD 지망생들이 그 진심을 스스로 품게 되기를 바란다. 
진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42명의 선배 PD들과 PD 지망생들의 소중한 만남의 자리에 함께하기를. 

 

(김민식 주:

부끄럽게도 피디 연합회의 원고 청탁에 '드라마 피디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위 책에 글을 실었습니다. 제가 쓰는 글은 가능하면 모두 공짜로 공유한다는 블로그의 취지에 따라 출판사의 양해를 구하여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다른 피디들의 글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드라마 피디의 3가지 품성 (전편) 

 

드라마 피디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내가 이 학교에서 전교 꼴찌라고 칩시다. 그걸 아무도 모르면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그걸 주위 친구들이 좀 안다, 인생이 약간 괴로워지겠죠? 심지어 전교생이 다 알고, 동네 사람들도 안다. 그래서 내가 지나가면 동네 슈퍼 아저씨가 , 저기 문화 중학교 전교 꼴찌 지나간다!’ 하면 정말 힘들겠죠? 드라마 피디는요, 시청률 꼴찌를 하면 온 국민이 다 알아요. ‘모모 드라마 피디, 신작 쫄딱 망해.’ 이렇게 인터넷 뉴스에도 뜬다니까요.”

 

드라마 피디의 삶이 괴로운 이유는 즐거운 이유와 동전의 양면이다. 일이 잘되면 내가 만든 무언가로 온 국민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지만, 일이 안되면 그 실패의 결과가 널리 알려진다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단점이다. 그렇다면 드라마 연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늦둥이 아빠다. 나이 마흔에 둘째를 얻었는데, 말인 즉 정년퇴직 때까지 일을 해도 아이가 대학을 못 간다. 고민이다. 오래도록 현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출을 더 잘해야 할 것인데, 어떻게 나를 개발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안고 살다 우연히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서 우리 아이, 미래형 인재로 키우라는 강연을 보았다.

( http://youtu.be/Bz515rjFRFI )

스타 수능 강사 출신 교육 전문가인 이범 선생은 미래형 인재의 3대 요건으로 창의성, 역량, 협업 정신을 꼽더라. 그 강의를 듣고 무릎을 쳤다. ‘저것은 드라마 피디로 성공하기 위한 3대 품성이 아닌가!’

 

미래형 인재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란다. 사실 창의성은 콘텐츠 창작자에게도 필수 품성이다. 예전에는 피디를 뽑을 때, 어학 실력을 중요시했는데, 그것은 문화 산업의 발전 초기단계에는 모방이 최고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영어 잘하는 피디를 뽑아서 외국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비슷한 장르를 만들어 내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송 콘텐츠의 한류 시대다. 우리가 만드는 것이 세계 시장에 수출되는 요즘, 어설프게 베껴서 수출했다가는 나라 망신이다. 모방을 잘하는 어학 실력보다 새로운 걸 만드는 창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 적성에 맞지 않는 공대를 다니며 괴롭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차에 이웃 학교에 놀러갔다가 자전거 전국일주 할 사람 모집이라는 공고를 봤다. ‘와우, 하고 싶다, 전국일주?’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그건 건국대학교 사이클 부 신입회원 모집 광고였다. 나는 한양대생이고.

 

고민 끝에 나는 건국대 사이클 부의 문을 두드렸다.

저기요. 신입회원 뽑는다고 해서 왔는데요.”

난리가 났다.

, 어서 들어와요, 들어와!”

문간에 서서 쭈뼛거렸다.

근데요, 문제가 좀 있는데요...........”

선배 하나가 벌떡 일어났다.

괜찮아요, 괜찮아. 자전거, 없어도 돼요. 동아리에 있는 거 빌려줘요.”

그게 아니라요.”

괜찮아, 괜찮아. 자전거, 탈 줄 몰라도 돼요. 운동장에서 기초부터 배워요.”

, 그게 아니라.......... 제가 한양대생인데요.”

순간 동아리방에 흐르는 적막.

여기 건국대 동아리인데요?”

압니다. 그런데, 자전거 전국 일주, 저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무슨 생각에 그런 용기를 냈는지 모르겠다. 아마 잠깐 미쳤었나보다. 그런데 신기한건 건대 동아리에서 나를 회원으로 받아줬다는 거다. 어느 선배가 그랬다.

, 한양대생이라고 건국대 사이클 부 들지 말라는 법은 없지.” 그때 알았다. 안된다고 미리 포기할 일은 없구나. 되는지 안 되는지는 일단 물어보고 볼 일이구나.

 

10년 후, MBC PD 공채에 지원할 때 누가 그랬다.

넌 공대 나오고, 영업사원으로 일했는데, 방송사에서 피디로 뽑아주겠니? 전공도 아니고, 경험도 없는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뽑아줄지 아닐지는 지원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지.’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내 머릿속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 아이디어는 누구나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용기가 부족해서다. ‘이게 과연 재미있을까?’ ‘사람들이 이걸 볼까?’ 하는 자기검열의 덫에 빠져 많은 아이디어가 현실로 나오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창의성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은 용기를 더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몇 년 전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2012년 한 해 동안은 거의 매일 아침마다 글을 올렸다. 글을 쓸 때, ‘이게 재미있을까?’ ‘사람들이 이걸 보러 올까?’ 이런 고민은 하지 않는다. 그냥 무조건 쓴다. 매일 하나의 글감을 떠올리고 제목을 뽑고 편집을 하는 것도 창의성을 단련하는 훈련이라 생각했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속으로 삭히기만 한다고 절대 좋아지지 않더라. 매일 매일 꾸준히 훈련하는 것이최고다.

 

잘 나가는 대박 피디가 아닌지라 시청률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많다. 나름 재미있다고 밤을 새워 만든 작품이 외면 받을 때는 죽을 만치 괴롭다. 괴로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사랑하라. 마치 한 번도 실연당하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출하라 마치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하고 마음을 다진다. 그리고 새 드라마를 맡아 다시 밤을 새워 촬영에 나간다. ‘이번에도 망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접는다. 대박 날지 쪽박 찰 지는 만들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니까. 상처 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세상에 내 보이는 것, 그것이 드라마 피디가 사는 법이 아닐까?

 

(후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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