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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연애 스쿨

그 여자는 무슨 죄야?

by 김민식pd 2013. 3. 25.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 책으로 나왔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글은 '연애 잘하는 법' 지상 특강이었어요. 살아오며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아내와 결혼한 일이라 생각하며 블로그에서도 자주 그런 이야기를 하지요. 아내의 미모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서랍니다. 연애 특강을 하면 핀잔 받기 일쑤거든요. '어떻게 저렇게 생긴 사람이 연애의 고수라고 자칭하는 거지?' 그럴때 전 아내의 셀카 사진을 들이댑니다. 능력자 인증샷인거죠. ㅋㅋ

 

MBC 입사하고 대학원 시절에 후배로 알게된 아내를 무척 오래도록 쫓아다녔습니다. 그때 아내가 물었어요.

"왜 하필 나야?"

"내 직업적 특성 때문이지. 방송사에 다니다보면 주위에 이쁜 여자들 정말 많거든? 피디가 별로 안 예쁜 여자랑 산다고 생각해봐. 하루 종일 예쁜 여자들이랑 일하는데, 집에 가고 싶겠어? 피디는 무조건 예쁜 여자랑 결혼해야 돼. 그래야 딴 생각안하고 연출에 전념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방송문화 창달에 이바지한다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그냥 넘어와라, 응?"

 

어떤 친구를 만났는데, 그런 말을 하더군요. "책을 보면, '난 비록 못생겼지만, 연애를 열심히 해서 예쁜 부인을 얻었다'고 말하시잖아요. 전 그 대목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럼 그 예쁜 부인은 무슨 죄야?" ㅋㅋㅋ

 

네, 정확히 우리 마님의 말씀과 일치하는군요. 집사람도 투덜거려요. 신혼 초에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코 앞에서 사랑스럽기 그지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저를 보고 깜딱 깜딱 놀라곤 했죠. 그러고는 깊은 한숨을 쉬었어요. 

"남은 평생, 매일 아침에 일어나 봐야하는 첫번째 얼굴이 이거야?"

 

 

(늦둥이 딸 민서 돌 사진이에요. 아내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딸의 얼굴을 먼저 들여다봅니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지요? ㅋㅋ) 

 

아내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연애란게 그런 겁니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무조건 위너지요. 연인 관계에서 더 좋아하면 지는 것 같지요? 물론 그것도 사실이에요. 사랑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더 아프고 더 괴로운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상처받기 싫어서 사랑하지 않으면? 그건 하수 중의 하수랍니다.

 

짝사랑을 하다 결혼에 성공하면, 원하는 걸 얻은 것이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사고거든요. 지나가던 트럭에 치인 거죠. '왜 하필 나야?' 하고 억울하다고 울어봐야 소용없어요. 때론 '왜 하필 너였을까?' 물어보지만 짝사랑에 이유가 어디 있나요? 소설 대부에 나오듯이 그건 그냥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듯이 꽝하고 터진 사고니까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도 항상 저는 실실 웃으며 일합니다. 누가 보면 '무슨 감독이 저렇게 비굴해?' 그럴 겁니다. 하지만 난 촬영장에서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습니다. 그냥 비굴하게 부탁을 하죠. 같이 일하는 스탭이나 배우들에게 빌면서 삽니다. 내가 못나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난 그 이유를 일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그런 사람이 있어요. 

'난 그렇게는 일 못하겠다! 그런 대접 받고 일하느니 차라리 관두고 말지.'

그런 얘기 들으면 참 안타까워요.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는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자존심 세워가며 하는 연애, 매력 없듯이, 걸핏하면 그만두겠다는 사람도 매력없어요. 그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실례이지만, 무엇보다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 평생을 바친다면 그건 자신의 인생에 대한 결례지요. 

 

아내가 나더러 못생겼다고 구박하면 저는 늘 싱글싱글 웃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인생에서 위너는 나야. 난 내가 원하는 걸 얻었거든.'

 

더 좋아하면 지는 게 연애같죠? 아니에요, 더 좋아하는 사람이 무조건 위너에요. 그러다 차이면 어떡하냐구요? 차여도 좋아요. 아픈 만큼 남는 게 또 연애거든요. 짝사랑에 아파 본 바보가 아플까봐 한번도 안 해본 바보보다 나아요. 뜨겁게 불타올라 본 적 없는 인생, 그거 자랑은 아니잖아요? 차여도 좋으니 겁먹지 말고 일단 들이대보세요. 상대가 나를 거절 할 수는 있어도, 내가 내 마음을 몰라주면 안돼잖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들이대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일단 들이대고 볼 일이죠.

 

공짜 연애 스쿨이 담긴 책, '공짜로 즐기는 세상' 전국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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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미소 2013.03.25 07:27

    먼저 굽히는 것! 그것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여유지요
    저도 제가 먼지 굽히고, 빌듯이 말합니다. 원래 명령조로 해야하는 건데
    저는 빌듯이 부탁합니다.
    그게 일할때는 편하드라구요
    그러고보니. 저도 제 일을 무지하게 사랑하나 봅니다 ㅋㅋㅋㅋㅋ
    답글

  • ㅋㅋ 2013.07.04 22:57

    이 포스팅 정말 공감가네요.
    한번도 불타올라본적 없는 인생 재미없죠 ~
    상처받을까봐 사랑안하는것도 정말 하수중의 하수구요
    피디님 말씀이 옳습니다!
    답글

  • rd 2014.05.02 12:33

    지나가는 트럭에 치인 거라니요 ㅋㅋㅋㅋ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