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주인이 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장소에서 하는 게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이게 참 쉽지 않다. 난 영화가 보고 싶어서 극장에 갔는데 친구가 불쑥 말을 걸어오고, 강의 시간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공부 잘 하고 있냐고 물어오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회사 동료가 불쑥 이불을 들추고 말을 걸기도 한다. 요즘 세상에 친절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외로우면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사람, 돈 필요하면 돈 빌려주겠다는 사람, 정말 많다. 이 모두가 핸드폰을 통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누가 요즘 세상에 인심이 험하대? 수십명이 들어오는 카톡 집단 대화방이라도 하나 만들어봐라, 하루 24시간 외로울 틈이 없다.

 

요즘 시대 핸드폰 화면은 어찌나 크고, 화면 밝기는 어찌나 대단한지, 영화관에서 누가 문자라도 보내랴 하면 옆에 앉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친구들간에 우애는 얼마나 대단한지 코 앞에 친구를 두고도 서로 문자로 안부를 묻는다. 걸핏하면 대화의 맥이 끊기고 강의 시간에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진동 알람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아무리 둘 다 과학의 산물이라 해도 침대와 휴대폰의 만남은 별로다. 자다가 핸드폰이 울려 보니, 낮에 올린 사진에 페이스북 친구가 좋아요를 눌렀을 뿐이다. 밤 잠 없는 친구 하나가 카톡방에 있다면 휴대폰은 밤새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저녁 9시가 넘으면 휴대폰을 비행기 탑승 모드로 전환해둔다. 달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비결은 거기 있다. 비행기 탑승 모드!

 

영화 볼 때, 비행기 탑승 모드로 바꾸니 몰입에 방해받을 일이 없어 좋았다. 강의 시간에도 탑승 모드! MBC 아카데미에서 만나는 강사진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들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님이 오셔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강의 하시는데, 감히 핸드폰 들여다볼 여유가 어디 있나? 예전에 교보 빌딩에 붙어있던 문구.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이 온다는 뜻이다.' 강의에 들어갈 때마다 숙연하다. 오늘은 어떤 사람의 인생을 만나게 될까?

 

MBC 아카데미에 들어서면서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듣기 싫은 강의를 매일 억지로 듣는다고 생각하면 나를 신천교육대에 귀양보낸 그들의 꼼수는 성공이다. 하지만 매일 매일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다면 이것은 내 인생에 다시 없는 소중한 공부의 기회다. 이 귀한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나는 수업 시간이면 휴대폰을 비행기에 태워 귀양 보낸다. 휴대폰에 방해받지 않고 수업 시간 내내 열중할 수 있다면 내 삶의 주인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나다.

 

삶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비행기 탑승 모드를 애용한다.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가끔은 휴대폰을 비행기에 태워 귀양보내시길~

 

 

오늘의 짤방은 '공짜로 즐기는 세상'.

책 한 권 샀을 뿐인데,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니!

ㅋㅋㅋ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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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십리주먹 2013.02.15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세상에 주인은 아무도 없어요
    다 노예에요. 돈의 노예
    그게 아니면 사랑의 노예 ㅋㅋㅋㅋㅋㅋ





  2. 두두아빠 2013.02.15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죽으나 사나 진동모드인데 비행기 탑승모드 활용은 생각못했네요 캄사함다 ㅎ
    저도 이상하게 침대에서 머리닿는 순간 기절하는 편인데 옆에서 아기가 울어도 쿨하게 자는 아빠인데 이상하게 댓글 알림 진동에는 깨요;; 오늘부터 비행기 한번씩 타보겠습니다 ^^

  3. 김수라 2013.02.15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수다떠는 것을 보거나 수다를 떨면
    온 몸에 에너지가 빠져서
    일부러 스맛폰 안해요
    아무리 잼나고 심각한 대화라 해도
    말로 한 것은 오래 안 남더라구요
    다 부질없죠

  4. 에듀파워 2013.02.15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행가 탑승모드가 그런 기능이구나... 핸드폰이 내 삶을 맥락없이 톡톡 끊지 않도록~~

  5. ▷lAngmA◁ 2013.02.16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대폰은 모든 것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해줬지만..
    정작 곰곰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네요....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좋았는데..ㅠㅠ

  6. 신천교육대 훈련병 현씨..ㅎ 2013.02.17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하루에 한 번 PD님의 글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힘을 얻고 갑니다..
    저도 예전 신천교육대ㅎ 에서 항상 PD님의 수업을 듣고 오늘은 어떤 인생을
    배워갈까 기대했었는데...ㅎ그리워지네요..
    지금은 예전 PD님이 하신 말씀대로 보조작가는 무작정 다 던지고 봐야한다..ㅎㅎ
    라는 말대로 무작정 던지고 있습니다ㅎㅎ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악착같이 버티고 있네요ㅎㅎ
    감독님의 글이 남은 기간을 버티게 한다는 활력소라는 걸 기억해 주시고..
    앞으로도 항상 찾아뵐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