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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좋은 삶을 구성하는 것들

by 김민식pd 2026. 1. 19.

(오늘은 트레바리 독서모임의 발제문을 공유합니다.)

트레바리 <김민식 피디의 리딩 자기계발서 시즌 3, 마인드셋>. 드디어 3번째 책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행복을 위해 우리에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 책을 읽고 묻고 답하고 있어요. 자기계발서 중에는 마음먹기에 따라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는 책들이 있어요. 마음먹기가 쉽다면 우울증 환자는 왜 늘어가는 걸까요? 불행하고 싶어서 불행한 사람이 있나요?

첫 번째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삶의 의미만 찾으면, 심지어 아우슈비츠에서도 삶은 견딜만하다고 말합니다. ‘그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내 삶이 공허하고 내 기분이 우울한 것이었어!’ 과연 그런가요? 어쩌면 우리는 행복을 마음의 문제라고만 생각한 나머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두 번째 책 <행복의 기원>을 보면, 행복이란 결국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위를 할 때마다 맛볼 수 있는 인센티브라고요. 좋은 사람과 맛있는 걸 먹는 게 행복이랍니다. 아니, 그렇게 단순한 문제인데, 왜 사람들은 다들 외롭고 괴로운 거죠? 싱글만 외로운 게 아닙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며 사는 사람도 허무와 외로움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예요. 그건 왜 그렇죠?
 
이런 질문들을 안고 이제 우리는 세 번째 책으로 나아갑니다. <굿 라이프>에서 최인철 저자님은 이렇게 말해요.

‘어쩌면 우리는 행복을 순간의 쾌락 정도로만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감정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오해한 나머지 이미 충분히 즐겁고, 호기심이 충만하고, 삶의 고요함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행복하지 않다고 불안해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이 성공을 포기해야만 찾아오는 것이라고 오해한 나머지, 행복해지는 것을 주저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이 유전의 산물이기 때문에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냉소주의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생존과 번식만이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진화심리학의 논리 앞에서 쩔쩔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을 철저하게 마음의 문제라고만 생각한 나머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을 등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은 도덕이나 윤리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타인의 행복을 해치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품격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굿 라이프, 즉 좋은 삶으로서의 행복은 전에 두 권의 책에서 다룬 방법을 아우르고 거기에 하나를 더합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도 중요하고요. 좋은 사람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해요. 여기에 삶을 향한 품격 있는 자세와 태도를 더해보면 어떨까요? 순간의 행복과 삶 전체의 행복, 즐거움의 행복과 의미의 행복,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결론적으로 『굿 라이프』의 메시지는 균형과 확장이다.
재미와 의미, 순간과 삶, 유전과 환경, 성공과 행복, 현재와 미래, 자기 행복과 타인의 행복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에 대한 유연하고 확장된 인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과 맞닥뜨렸을 때의 영감과 경외감,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골똘한 관심도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행복에 이르는 길이 하나가 아님을 알게 된다.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무거운 의미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야구장에 가는 것과 같은 가벼운 의미도 의미임을 아는 것 역시 의식의 확장을 가져온다. 균형과 확장이 가져다주는 의식의 자유로움을 통해 우리 모두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어 피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단 하나의 옳은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직된 사고지요. 저는 어려서 아버지 때문에 무척 불행했어요. ‘네가 인생을 살면서 행복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한국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사람은 의사이니, 너는 의대를 가야 한다.’ 이게 아버지의 뜻이었어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니 문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저의 뜻은 가차 없이 뭉개졌지요. 행복을 위한 단 하나의 조건을 완수해야 한다고 믿는 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라 주위 사람을 억압하고 자신을 속박하는 굴레입니다. 

아들이 의대를 가지 못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아버지보다 어쩜 더 큰 문제는 원하는 문과를 가지 못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나 자신 아닐까요? 문과에 진학해서 하고 싶었던 건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그 두 가지 활동은 비록 공대생이지만 도서관을 다니며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 생각의 전환이 저의 20대를 바꾸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만 읽어도 참 행복했습니다. 스무 살에 결심했어요. ‘읽고 싶은 책만 읽어도 좋은 삶이다. 그러니 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책을 손에서 놓치는 말자.’ 물론 책보다 더 재미난 것도 있겠지요. 사람을 만나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TV를 보는 것. 하지만 제게는 항상 독서가 최우선입니다.

왜냐? 행복은 철저하게 일상적이기 때문이지요. 일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들로 삶을 채워가야 합니다. 독서, 글쓰기, 걷기, 이 3가지가 제가 좋아하는 담백한 즐거움입니다. 이 3가지 활동이 왜 내게는 행복을 가져오는 걸까?

책을 보니 사람들이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는 의외의 행복 재료 3가지가 있어요.
영감, 감사, 경외감, 이 세 가지는 자기만의 경계를 벗어나게 하는 초월적 감정들인데요. 영감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탁월함을 경험하고, 감사를 통해 자기와 연결된 타인들과 자연 그리고 신을 인식하게 되며, 경외감을 통해 자기보다 더 거대한 존재들을 느끼게 된다고요. 

저는 책을 읽다가 영감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나 혼자서는 깨달을 수 없는 것을 독서를 통해 알게 되죠. 그렇게 얻은 영감을 글로 씁니다. 제게 글쓰기는 감사의 표현이에요. 내가 책에서 배운 것들, 여행지에서 느낀 것들, 고마운 순간순간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여행지에서 저는 경외감을 느낍니다. 발리 한달살이 중 스노클링을 할 때마다 수중 생태계라는 새로운 세상을 보고요, 열대 식물을 보고 열대 과일을 맛보며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뜹니다. 



심리학자 이선 맥머핸(Ethan McMahan)에 따르면 사람들은 행복의 본질을 다음 네 가지 차원에서 파악한다고요.
 
1)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
2) 부정적인 경험을 하지 않는 것
3) 타인의 웰빙에 기여하는 것
4) 자신이 성장하는 것
 
여기서 중요한 점. 2번을 너무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고통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없어야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행복감이 낮습니다. 고통의 완벽한 부재가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즉 고통을 경험하게 되면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마치 부부 싸움을 전혀 하지 않아야 행복한 결혼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막상 싸움이 발생했을 때 더 심한 충격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더 나아가 고통을 피하려는 이들은 즐거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더라도 불쾌하거나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예상된다면, 그런 일을 애초부터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어느 여행지가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가 주어지면, 고통 기피자들은 그 여행을 주저합니다. 결국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제한해 버리는 거지요.

완벽한 여행지는 없습니다. 스노클링을 좋아하지만, 멀미가 심해서 배 위에서 고생을 죽도록 했어요. 하지만 끝내 기억에 남는 건, 바닷속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아니, 그것만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영감, 감사, 경외감, 이 세 가지 체험은 긍정적인 정서에 집중할 때 가능합니다. 여행을 통해 제가 기른 자세가 있어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지요.

저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겁 없이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입니다. 영업사원, 통역사, 피디, 작가. 이직을 선택할 때마다 부정적 경험보다 새로운 진로가 열어줄 새로운 기회에 집중합니다. 인생에서 새로운 경로를 선택할 때 당연히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다 그래요. 음과 양이 있어요. 모든 관계가 그렇듯이. 하지만 나는 두려움이라는 브레이크보다 설렘이라는 액셀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인생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거든요. 행복은 비장한 전투에서 얻어내는 승리가 아닙니다. 행복은 우리 삶에 우연히 찾아와준 것들에 대한 발견이에요. 그런 발견을 나 자신에게 더 많이 허락할 수 있는 경험이 바로 여행이고 새로운 도전입니다.
 
<굿 라이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행복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열 가지 특징입니다. 이 특징을 하나 둘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합니다.
능숙함보다 그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감각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따릅니다.
의무와 책임보다 비전과 열망을 중심으로 삶을 설계합니다.

3.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우월감을 주는 관계보다 지지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관계를 선택합니다.

4.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습니다.
금전적 이득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5. 소유보다 경험에 투자합니다.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경험을 선택합니다.

6. 돈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듭니다.
경험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만들고, 그 대화를 통해 관계를 깊게 합니다.

7. 돈으로 시간을 삽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돈을 쓰며, 시간을 즐기기 위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8. 걷고, 명상하고, 여행합니다.
즐거움과 의미가 모두 큰 활동들을 삶의 중심에 둡니다.

9.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음미합니다.
작은 기쁨을 알아차리고 충분히 느끼는 마음의 습관을 지니고 삽니다.

10. 비움으로 자신을 채웁니다.
시간과 마음을 나눌수록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만날 때 다음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아요.

1. 2026년 새해가 밝았어요. 더 행복하기 위해 올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할 생각이신가요?

2. 위에서 말한 행복한 사람의 열 가지 특징 중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3. ‘자신의 일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삶, 즉 소명이 이끄는 삶이 굿 라이프다.’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이 일에서 발견한 삶의 소명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나 새해 벽두부터 행복에 대한 책 이야기를 마음껏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입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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