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독서모임에서 행복에 관한 책들을 이어서 읽고 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최인철 저자님의 <굿 라이프>입니다. 예전에도 읽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독서 모임을 진행하려고 다시 읽다가 이 대목에 갑자기 탁 꽂혔어요.
행복 심리학을 연구하는 최인철 교수님 팀이 세운 가설이 있어요. ‘유전자 결정론을 신봉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해지려는 의지가 약하다?’ 과연 그럴까요?
성격이 유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성격과 가치관이 삶의 행복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고요. 행복과 유전의 관계에 대해 사람들은 서로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개인이 지닌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실제 행복 수준과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저자의 연구팀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어요. 특히 유전자 결정론을 신봉하는 분들일수록 행복해지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하였습니다.
유전자 결정론을 믿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들께 열두 개의 문장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어느 정도로 동의하시는지를 여쭈었습니다. 동의 수준이 높을수록 유전자 결정론을 강하게 믿고 계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시된 문장 가운데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우리의 행복은 대체로 유전자에 의해 미리 결정된다.
• 한 개인의 행복 수준은 평생 동안 크게 변하지 않는다.
분석 결과, 개인 간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어요. 어떤 이들은 행복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신봉하는 반면, 다른 이는 노력이나 환경에 의해 행복이 좌우된다고 강하게 믿었다고요.
이 연구의 더 중요한 목적은, 유전자 결정론을 강하게 믿을수록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려는 데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는 데 있습니다. 기존의 심리학 연구를 통해 행복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열한 가지 활동을 참가자들께 제시하고, 각 활동을 실천할 의사가 어느 정도인지를 여쭈었습니다.
<행복을 위한 11가지 활동>
명상하기
운동하기
친절 베풀기
자신에게 중요한 목표를 추구하기
감사 표현하기
낙관적인 마음 갖기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기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기
스트레스를 이기는 효과적인 전략을 사용하기
타인과 비교하지 않기
분석 결과, 유전자 결정론을 믿는 정도와 열한 가지 행복 증진 활동에 참여하려는 의사 사이에 부정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어요. 한국인 참가자들(r = -0.47)뿐만 아니라 미국인 참가자들(r = -0.29)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행복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용없다고 느낀다는 거죠.

제 인생은 스무살 이전과 이후로 갈립니다. 어려서 저는 집에서 늘 맞고 살았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했어요. 고교 시절 왕따라는 사실이 내 평생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닐까 무서워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고향인 울산을 떠나 인서울 대학으로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허구헌날 때리시는 아버지로부터 달아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내신 등급은 10등급 중 5등급이지만 학력고사(요즘으로 치면 수능) 점수로는 2등을 했어요. 불과 6개월 전 1학기 중간고사로는 반에서 50명 중 20등이었는데 말이지요.
어라, 공부를 하니까 성적이 올라가네? 이 맛을 한번 봤고요. 군대에 들어가서는 영어를 각 잡고 공부합니다. 2년 동안 회화책 한 권을 외우니 전국 대학생 영어 토론대회에서 2등을 하더라고요. 불과 2년전에는 영어 성적이 D + 였는데 말이지요. 그후로 저는 결정론을 믿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통역대학원 입시 준비를 위해 퇴사하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말렸어요. 거기는 영문과 전공자나 유학생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저는 그런 거 안 믿어요.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에요. MBC PD 공채에 지원할 때도 비슷한 말을 들었어요. 거기는 명문대 신방과 학생도 지원하면 떨어지는 곳이라고. 너같은 공대 광산학과는 못 간다고. 글쎄요, 받아줄지 아닐지는 원서를 쓰기 전에는 모를 일이지요.
결정론자가 세상에는 너무 많아요. 행복이 유전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뿐 아니에요. 타고난 환경이 모든 걸 좌우한다고 믿는 사람도 많아요. 제가 유튜브에 나가서 동기 부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꼭 그런 분들이 와서 악플을 답니다.
“영어책을 외우라고? 영어는 어려서 조기유학가면 누구나 잘 할 수 있거든?”
“매일 아침 블로그를 하라고?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거든?”“월급의 절반을 모으라고? 그건 당신이 고액 연봉자니까 하는 소리지.”
영어는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은 직업상 영어가 필요한 일이 생겨도 공부하지 않아요. 그 결과 영어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일만 지원하게 되어 커리어에 한계가 생기지요.
작가는 타고난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 된다고 믿는 사람은 글쓰기 연습조차 안 합니다. 결국 자기소개서라든지, 제안서 등 글을 쓰는 게 스트레스가 되고, 그런 일을 피하려 하지요.
부자는 타고난 환경이 만든다고 믿는 사람은 아끼고 모으려는 노력조차 포기합니다. 그냥 버는 대로 쓰면서 살고, 돈을 모을 기회를 날려버리지요.
영어를 잘하고 싶고, 글을 잘 쓰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아예 없다면 그렇게 살아도 됩니다. 하지만 그런 욕망이 있다면, 적어도 결정론을 믿지는 마세요. 인생에 결정적인 건 하나도 없어요.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하느랴로 남은 삶은 바뀝니다. 인생은 그런 것입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저는 끊임없이 책을 읽습니다. 책에 나오는 삶의 지혜를 찾아봅니다. 좋은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이 알려주는 살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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