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언제 바뀔까요?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생산자로 나아가는 순간, 변합니다. 시트콤을 즐겨보던 내가 어느날 피디가 되어 시트콤을 만드는 건 정말 행복한 변화였어요. 내가 만든 시트콤에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사람은 수동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능동적인 일을 할 때 더 즐겁습니다. 40대가 되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며, 퇴직 후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할 때 문득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평생 책을 읽는 사람으로 살았어요. 은퇴 후에는 책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도 좋겠지요. 시청자가 피디가 되는 과정에서 방송사 공채 시험이라는 장벽이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율을 뚫어야 생산자가 됩니다. 독자가 저자가 되는 과정에는 그런 높은 진입장벽은 없습니다. 개인의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글은 쓸 수 있으니까요.
저는 책을 쓰는 저자가 되고 삶이 확 바뀌었습니다. 요즘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책을 써보라고 권합니다. 피디보다 저는 작가로 사는 게 더 즐겁습니다. 피디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작가가 대본을 쓰고, 배우가 연기를 하고, 촬영감독이 카메라로 찍어야 무언가 만들어집니다. 책은 그렇지 않아요. 내가 기획한 내용으로 내가 살아온 삶을 재료로 혼자서 완성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이 좋은 책쓰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마침 최고의 글쓰기 선생님이 책을 써보라고 권하는 책을 내셨어요.

<강원국의 책쓰기 수업>을 보면 강원국 작가님은 저자로 사는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하십니다.
'나는 말하고 쓰면서 두 가지 기쁨을 알게 됐다. 그 하나는 나를 드러내는 즐거움이다. 말하고 쓰면서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감을 느낀다. 나를 표현하고 인정받고 싶은 갈증을 해소한다. 가끔은 내 말과 글이 영향력을 가지면서 자아실현 욕구가 충족된다.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른 하나는 남을 돕는 기쁨이다. 내 말을 듣거나 내 글을 읽고 도움이 됐다는 사람을 만나면 하늘을 날 것 같다. 내 존재의 의미,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관계 욕구가 충족되고 연대와 협력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경제적 자유가 주는 최고의 즐거움이 이거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돈을 받지 않고도 할 수 있고요. 돈을 벌기 위해 굳이 하기 싫은 일을 할 필요가 사라집니다. 이제 저는 일보다, 여가 활동과 공부에 더 진심입니다. 100세 시대에는 기나긴 노후에 잘 노는 사람이 잘 삽니다. 그런데 그냥 놀기만 하면 또 재미가 없어요. 공부도 겸해야 합니다. 저는 매년 하나씩 새로운 주제를 선택해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요, 그 결과물로써 매년 한 권의 책을 냅니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공부가 필요합니다. 강원국 선생님은 배움의 길을 이렇게 설명해주십니다.
'배우는 방식은 여럿이다. 우선, 가이드가 있다. 큰 방향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두 번째가 코칭이다. 한 수 알려주듯,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하나씩 가르쳐주는 것이다. ‘레슨’이라고도 한다. 세 번째가 티칭이다.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하고 계신 방식이다. 네 번째, 컨설팅이다. 배움을 청해 오면, 답을 해주는 가르침이다. 끝으로, 멘토링이다. 이 단계에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배우는 사람이 멘토를 본받고 좇으면서 깨우침을 얻는다. 사실 멘토링은 따라 하기다. 닮아가면서 배우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멘토링 방법은 바로 독서다. 책 쓰기도 멘토링으로 배우는 게 효과적이다. 비용도 들지 않는다. 본받고 싶은 벤치마킹 모델을 찾아, 그의 글을 반복해서 읽거나 필사해 보는 것이다. 감동적인 문장을 암송해보면 더 좋다.'
제게는 독서가 최고의 공부였습니다.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 통역사, 예능피디, 드라마 피디, 작가, 교수 등 매번 다른 직업에 도전할 때마다 저는 일과 관련한 책을 꼬리를 물고 읽으며 배웠어요. 그 덕분에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었지요. 노후에 작가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저는 도서관에 가서 작법서를 읽었어요. 강원국 작가님의 책도 꼬리를 물고 읽었지요. <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우리나라 출판계 글쓰기 일타강사답게 이번 책에도 글 잘 쓰는 요령이 계속 나오는데요. 총정리해둔 글이 있습니다.
'나는 글쓰기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그냥 쓰지 말고 말해보고 쓰세요.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한 번에 다 쓰려고 하지 말고 나눠서 여러 번에 걸쳐 쓰세요. ◆정답을 쓰려고 하지 말고 오답을 쓰지 마세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잘 못 쓴 걸 줄이세요. ◆모르는 것 말고 잘 아는 걸 쓰세요. ◆써야 하는 것 말고 쓰고 싶은 걸 쓰세요. 평소에 쓰고 싶은 걸 써 놨다가 써먹으면 되잖아요. ◆정리해서 쓰지 말고 쓰면서 정리하세요. ◆특별한 것 말고 평범한 걸 쓰세요. 특출난 것 말고 나만의 특별한 것으로요. ◆길게 쓰기 어려우면 짧게 여러 개를 써서 연결하세요. ◆창조하지 말고 모방하세요. 다른 사람의 글 속에 내가 쓸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있어요. ◆장문 말고 단문으로 쓰세요. ◆화려하게 말고 담백하게 쓰세요. ◆첫 문장부터 쓰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것으로 아무 데서나 시작하세요. ◆분량을 딱 맞춰 쓰려고 하지 말고 많이 써서 줄이세요.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대충 쓴 후 잘 고치세요. ◆혼자 쓰지 말고 함께 쓰세요. 쓰기 전에 주변 사람에게 물어 아이디어도 얻고 의견도 받아 수정하세요.'
제가 <매일 아침 써봤니?>에서 제가 강조한 건 초고와 수정고를 쓸 때 마음의 자세입니다. '초고를 쓸 때는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마음껏, 수정을 할 때는 독자의 눈으로 꼼꼼하게.' 처음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글이 잘 나오지 않아요. 초고를 쓸 때는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쏟아냅니다. 그런 다음 시간을 두고 글을 좀 묵힙니다. 블로그 글이 그래요. 비공개 상태로 쓰고요. 며칠이 지나 다시 살펴보면서 수정을 합니다. 글은 처음부터 잘 쓰는 것보다 자꾸 수정하며 조금씩 더 좋아지는 게 중요합니다.
100세 시대, 여러분 모두가 책을 쓰는 즐거움을 맛보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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